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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국가들은 전체 인구 6억 4,000만 명 중 인구의 절반 이상이 35세 이하인 젊은 지역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말레이시아의 장노년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 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총인구의 7%로, 2044년에는 그 두 배인 14% 이상이 되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낭주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장노년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출산율이 낮은 중국계 인구가 많다는 점과 저렴한 물가, 풍부한 사회 인프라 등이 그 배경으로 거론된다. 페낭주는 2021년 인터네셔널리빙닷컴에서 은퇴 후 살기 좋은 섬 3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영어가 통용되는 지역이자 말레이시아 대표적인 의료관광지라는 점에서 해외 은퇴자들의 유입 또한 많다.

페낭 주정부는 늘어나는 장노년층을 지원하고자 향후 12년간 도시개발 전략의 토대가 될 페낭2030비전을 통해 디지털 역량 강화, 사회 참여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이 글에서는 페낭2030비전에서 제시하는 장노년 친화 사업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말레이시아의 장노년 친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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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5년마다 장노년 인구가 2% 증가할 전망이며 2040년 60세 이상 비중은 전체 인구의 19.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기준으로 페낭주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14.9%로 전국에서 페락주 다음으로 높다.

 

말레이시아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장노년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1992년부터 10월 1일을 ‘국가장노년의 날(National Day of Older Persons)’로 지정해 기념하고 포괄적인 정책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인 장노년 정책을 살펴보면 1995년 시행한 장노년을 위한 국가정책(National Policy for Elderly)이 있다.

 

1995년 여성가족공동체개발부가 2005년까지 말레이시아 장노년이 존엄한 삶과 자존감을 지킬 수 있도록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정책을 제시했으며, 2011년부터는 내무부에서 장노년 친화 환경을 구축해 개인, 가족, 공동체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정책을 뒷받침하는 개념은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활동적 노화(acting aging)이며, 6가지 정책 전략(인식 증진과 권리 옹호, 평생학습, 안전, 거버넌스와 책임감, 세대 간 통합, 연구와 개발)에 따라 추진되었다.

 

페낭2030비전(Penang 2030 Vision)이란?


말레이시아 정부부처가 다각적으로 장노년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페낭 주정부도 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한 정책을 도시개발 전략의 일환으로 제시하고 있다. 2018년 가족 중심, 그린, 스마트 도시개발을 목표로 12년간 도시개발 전략의 토대로서 발표된 페낭2030비전이 그것이다. 페낭2030비전은 장기적으로 추구 하는 4개의 주제(Theme)와 16개의 전략적 이니셔티브(Strategic Initiative)를 설정했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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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노년 관련 페낭2030비전 정책의 핵심은 복지 및 돌봄체계 강화, 공동체 참여, 삶의 질 증진이다. 페낭 주정부는 2030년까지 장노년층의 건강한 삶을 위한 400개 사회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며, 2022년 10월 30일 ‘장노년의 모임 프로그램(Seniors Day Out Program)’을 개최해 공동체 및 사회 발전에 공이 큰 5명에게 활동적 노화상(Active Aging Award)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활동적인 노화를 장려하는 의미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에어로빅, 말레이시아 전통춤, 노래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었다.

 

활동적 노화(active aging)를 위한 디지털 교육


2030년까지 매년 활동적 노화 참여 장노년 1,000명 달성을 위해 페낭 주정부는 디지털 클리닉(Digital Clinic)을 운영하는 안녕 디지털(#Dah Digital)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클리닉은 페낭2030비전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주정부가 장노년층의 디지털 문해력을 높이고자 운영하는 기관이다. 스마트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장노년을 대상으로 일상에 필요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익히는 수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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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클리닉은 안녕 디지털 캠페인으로 313개의 수업을 개설해 총 1,892명이 수강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 가운데 영세중소기업 800곳이 20개 수업을 등록했다. 페낭 주정부는 2020년부터 장노년을 포함한 32명의 디지털 코치와 250명의 디지털 프로모터를 양성하여 재래시장, 소상공인, 노점상을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디지털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밖에도 페낭주는 2020년 로즈 자선 단체와 세계 평화를 위한 중국인연맹이 설립한 페낭 장년 디지털 센터(Penang Senior Digital Resource Centre)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센터는 장노년층의 일상생활 자립과 일자리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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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함의


페낭 주정부는 페낭2030비전을 통해 가족 중심, 그린, 스마트 도시 개발이라는 목표 하에서 장노년층의 공동체 참여와 삶의 질 증진을 위해 다양한 행정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강 증진을 위한 장노년의 모임 프로그램과 사회성 증진을 위한 봉사활동 사업이 있으며, 앞서 설명한 다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밖에도 온열질환에 취약한 장노년층을 위한 대비책의 일환으로 친환경 정책과 연계해 전기자 충전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스마트 도시를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정부 관계자 조나단 씨와의 이메일 인터뷰에 따르면 페낭주는 장노년층의 정서적 안정, 건강한 생활, 그리고 모든 세대가 교류하는 가족 중심 사회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페낭 주정부는 다양한 비정부단체, 페낭청년개발위원회, 페낭여성개발위원회 등의 기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장노년층의 공동체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스마트 도시, 가족 중심 사회를 추구하는 페낭주의 행보가 국내 장노년 정책을 다각화하는 데 새로운 사례를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Jung, Y. P., & Ying, C. X. A. (2022). Sustainable Active Ageing Policy for Penang. Penang Institute

•Penang2030. (2018). The Penang State Gover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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