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01.png2023년 서울시는 중장년의 행복한 직업생활 지원을 위하여 <서울런4050> 정책을 수립·추진한다. 100세시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하여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않던 40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40대의 조기퇴직자 증가와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정책적으로 소외되었던 40대 구직자와 근로자에게 안정되고 보장된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한 서울시의 적극적 관심과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①직업역량 강화, ②일자리 확대, ③디지털역량 강화, 그리고 ④생애설계지원 확대의 4대 영역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40대 경력욕구에 맞춤하는 기본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5년간(2017-2022년) 세대별 고용지표에서 보여준 40대 취업자수·고용률 감소, 그리고 포스트-COVID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40대 일자리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생애 전반에서 40대는 일반적으로 X세대라 일컬어지는 연령대로 디지털 원시족이라 일컫는 MZ세대에 비하여 기술과 외부환경변화에 덜 민감하다. 하지만 내 집 마련, 자녀 사교육, 부모 부양 등 경제적 책무 부담이 높다. 40대는 경력의 정체성과 안정성을 만들어가는 주요 시기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가사와 육아로 잠시 미룬 경력을 재활성화하여 경력단절을 회복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40대는 학업·진학·취업에 열중했던 청년 시기와 달리 노동시장에서 다양한 직업적 경험과 스펙을 쌓았기에 자신의 특성에 맞지 않은 직무라면 과감히 직업전환을 시도함은 물론 창업·창직의 도전으로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단단한 디딤돌을 만드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직업심리학자 Super와 Hall은 40대 연령대를 경력탐색기를 거친 경력확립기 혹은 경력성장기이며, 50~60대는 경력성숙기와 은퇴기라 명명한다. 개인의 비전과 가치에 부합하는 경력을 확립·성장시킨 40대라면 혼란과 방황 없는 경력성숙기와 은퇴기를 맞이할 것이다. 40대 근로자 혹 구직자의 경력 고민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과연 이 직업을 계속 다닐 것인가?’, ‘그만둔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젊은 근로자를 선호하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용시장의 나이 차별에 직면하게 되는데 과연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100세 시대에 지금이라도 창업·창직을 시도해야 하는가?’ 등이다. 이러한 고민의 밑바탕에는 ‘조만간 나도 조직으로부터 비자발적 퇴직을 강요받을 수 있을 거야’, ‘40대 여자 구직자를 뽑아 줄 기업은 없을 것이고 나는 20~30대에 비하여 학습능력이 떨어져 경쟁에서 뒤쳐질 거야’, ‘나이 차별이 이제 피부로 와닿네’등의 부정적 고정관념이 지배할 수 있다. 하지만 능력 있는 근로자에게는 비자발적 퇴직보다 여러 경쟁회사로부터 더 높은 연봉의 스카웃 제안이 올 것이고, 직업능력을 갖추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구직자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곳이든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학습하는 자에게 신체적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되곤 한다. 40대가 고용시장과 자신에 대하여 잘못 인식하는 고정관념들은 결국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부적절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구직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위험 감수의 도전을 회피하고 새로운 시도 자체를 포기하여 주저앉아 걱정만 하다 어느새 비자발적 퇴직을 눈앞에 둘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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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서울시는 한 개인의 인생 전반을 바라보는 긴 호흡으로 40대의 심리·정서·환경적 요인들을 고려하며 다음의 정책적 전제조건들을 고려하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직업역량교육의 경우 팬데믹 시대와 확연히 달라진 교육훈련의 전달방식을 고려한다. 시공간 제약이 따르는 전통적 학습을 뛰어넘는 메타버스 플랫폼 시스템을 구축하여 개인 맞춤형 교육·훈련을 가능케 하며, ‘학습자-콘텐츠, 학습자-교수자, 학습자-학습자’간 상호작용 및 시각화 활성화 신기술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는 학습체계를 구축한다. 메타버스 교육훈련은 비대면으로 제공되지만 학습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하여 다양한 대면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기에 그 쓰임새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집체교육 혹은 기존의 이러닝에서 구현하지 못한 다양한 기능이 구현될 수 있기에 학습 몰입환경을 제공하고 학습자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다양한 학습활동(협력·융합·게임기반·문제중심 등)을 위한 각기 다른 교수학습법이 전달될 수 있기에 개인 특성별 맞춤 학습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교육·훈련이라는 새로운 시스템 안에 또래 연령대 집단이 자신의 경력을 유지·발전하고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을 위해 고민하는 다양한 문제를 다중참여 형식의 집단지성으로 풀어가도록 지원할 수 있다.콘텐츠는 수요자별 요구가 다를 수 있기에 공통의 핵심역량 영역과 선택할 수 있는 산업별(신기술) 영역으로 구분하여 설계할 수 있다.

둘째, 일자리 지원은 40대가 경험한 직무와 경력의 연장선에서 동일분야 재취업·창업·창직 혹은 새로운 분야 재취업·창업·창직으로 구분하되, 서울시가 제공하는 공적 일자리 지원보다는 민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민간기업의 적극적 협업을 고려한다. 이를 위하여 중소기업 혹은 대기업의 직무 요구 수요를 분석하여 서울시 메타버스 직업역량교육과 연계하고 일정 역량과 자격을 갖춘 근로자가 재취업 및 창업·창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민간기업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실천하여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관점을 강화한다.

셋째, 디지털 전환교육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인식과 활용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40대에게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직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생생한 경험과 체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최근 부상하는 챗GPT 활용 가능성을 스스로 체험하여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질문법을 학습하고, 챗GPT가 내놓는 결과물을 스스로 평가·수정·보완하는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교육은 ‘서울시 메타버스 교육·훈련’ 시스템 안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디자인할 수 있다.

넷째, 생애설계·노후준비는 40대부터 인식·탐색·준비·실천될 수 있도록 건강·경제·대인관계 등 경력은퇴기 이후를 위한 장기적 플랜이 수립되고 합리적 의사결정과 적절한 수정과 보완이 이루도록 지원한다. 자신의 은퇴를 미리 상상하며 하루 일과를 짜보고 이를 위해 40~50대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실천하며 좋은 습관을 갖는 다짐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4개 영역 공통적으로 경력상담(career counseling) 개입을 강화한다. 이는 개인마다의 특성에 맞춘 지원을 위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분야의 직업훈련이 필요한지, 일자리 전환 후 적응은 어떻게 하는지, 새롭게 습득한 디지털기술은 어디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전환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거쳐야 할 단계적 과업은 무엇인지, 그리고 40대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어떻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여 결국 성공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 체계가 확립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서울시만의 직업상담 기능이 존재하겠으나 지역 PES(Public Employment Service)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상호보완적 양질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서울시 메타버스 교육·훈련 시스템’ 안에 40대 또래 상담방을 개설하여 스스로가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실마리를 찾도록 지원한다.

결론적으로 <서울런4050>의 성공의 키워드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육·훈련 시스템 활용, 공공-민간의 긴밀한 협업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전문상담 혹은 또래상담 활성화를 통한 미래 불확실성과 두려움 극복, 그리고 도전과 재도전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적극 지원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서울시 정책입안자들의 의지와 신념이라 할 수 있다.


* 본 원고의 내용은 연구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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