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에는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까? 이렇게 막연히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농사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것인데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것에 마음이 끌린다. 이런 사람은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을까?

 

<프룬(서양 자두)>

 

다이어트와 피부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프룬(서양자두). 우리나라에서도 프룬을 재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본에서 프룬 재배를 하며 인생 2막을 보람있게 사는 퇴직자를 소개한다. 그는 프룬 재배에 관해서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으나 농사의 기초부터 배워 마침내 꿈을 이루고 있다.

"농업은 평생 할 수 있는 일.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연령은 관계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가와카미 프룬랜드의 가와카미 쥰 농장주인(68). 대형 건설사의 직원에서 프룬 농가로 변신한 것은 57세 때였다.

50대가 되면서, 퇴직 후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농업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너무 나이가 들면 농업을 시작하기가 힘들 것 같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기 퇴직을 결단했지만,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잘 몰랐다. 책을 읽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에 나가노 현에서 새로 농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상담을 해준다는 정보를 알고 요코하마에서 나가노까지 찾아갔다.

귀농해서 채소나 재배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상담 직원이 과수 농업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제공해준 자료를 보니까 나가노 현은 사과 생산이 최고일 뿐 아니라, 프룬 생산량도 일본에서 가장 많았다.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신규 귀농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제도가 있어 농업대학교에서 1~2년간 연수를 받으면 기술을 몸에 익힐 수 있다고 하였다. 귀농하려면 부부 2인이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부인 요코하마에서 떠나기 싫다 하여 일단 혼자 나가노로 이사 왔다. 1년간 기초 연수를 받으며 괭이와 낫의 사용 방법까지 배웠다. 그리고 이제 나이가 많아 농사를 짓지 않고 땅을 놀리고 있는 인근 농부로부터 토지를 빌려 2008년에 가와카미 프룬랜드를 개원하여 프룬 재배를 시작했다.

할 의욕만 있으면 어쨌든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건설회사에서 현역으로 근무할 때는 연구소에서 주로 지반 조사 일을 했는데 그 일이 농사에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라며 웃는다.

농장은 해발 800m~1000m의 고원지대에 있다. 이 지역은 비가 적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프룬 재배에 적합한 토지라 일본에서 프룬 재배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현지 농가의 지도를 받아 프룬 재배 노하우를 습득하였다. 수확한 프룬은 대학 시절의 친구나 인터넷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마을 직판장과 농협에 출하하기도 한다.

가장 바쁜 가을 수확기. 포장 및 발송 등의 작업으로 야단법석이다. 이때만은 요코하마에서 딸과 둘이 사는 아내도 달려와서 거들어 준다. 그 외에도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의 동료나 지역의 지인들이 와서 도와준다.

 

<프룬 수확>

 

처음에 세운 매출 목표는 부부 둘이서 살아가는데 충분한 연간 5000만 원의 수입. 귀농해서 5년 지났을 때까지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농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판매할 곳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재배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배우거나 해서 어떻게든 되지만, 판매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농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달았습다"라고 가와카미 씨는 말한다.

아직 매출 목표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연금이 있기 때문에 생활은 어렵지 않다. 집에서 먹을 몇 종류의 채소는 농약도 사용하지 않고 가꾸지도 않고 저절로 자라게 놔두고 필요할 때 식자재로 사용한다.

"프룬 농가로 변신한 것이 정말 좋다. 농업은 경제적,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사는 환경이 좋고 정신적으로 매우 좋습니다. 만원 전철을 타지 않아 좋다. 가끔 도쿄에 가는 일이 있지만, 빨리 나가노에 돌아가고 싶어집니다."라며 웃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하루빨리 최고의 프룬 농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과, 시골 생활에 난색을 보이는 아내를 어떻게든 설득하여 귀농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참고 사이트: http://www.kawakami.noen.biz/nouenshoukai.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