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2HWA.png



나누며 공감하며 서로 위안을 얻는 봉사활동의 기쁨 

 

1.jpg
▲ 바라만 보아도 싱그러운 초록의 식물들이 자원봉사자들이 손길을 기다리는 중.

 

“식물은 맑은 공기를 생산하고 인간의 밥이 되어주고 집이나 가구가 되어주고 사람에게 안식과 평화를 준다.

삶의 토대가 되어주고 세상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한다.

식물은 동물과 세상의 생명이다.”

-차옥혜 시인의 말 중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때로는 누군가의 잔잔한 토닥임으로 힘을 얻기도 한다. 이제는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치닫는 세상이다 보니 그런 기대를 갖기보다는 삶 속에서 스스로 위로가 될 만한 매개체를 찾아 나가는 것을 쉽게 본다.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과의 행복한 동거가 유행처럼 번지는 중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넘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은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붙이는 ‘집사’라는 별칭이 식물을 키우는 이들에게도 적용되어 ‘식집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게다가 ‘펫플랜트’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경우에 따라 동물은 호불호가 있지만, 식물은 대체로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반려식물은 가격의 부담도 적고 일상생활에서 인테리어 역할은 물론이고 실내 공기 정화와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면에서 곁에 두기 쉬운 종류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식물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이른바 ‘식멍’이란 말까지 등장했으니 확실히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즈음이다.

 

2.jpg
▲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 봉사자들의 손길을 거쳐 사랑의 화분으로 탄생한다.

 

작은화분나눔단의 큰 나눔의 시간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계절 시월이다. 식물로 위안을 드리고자 마음을 모은 분들이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 모여들었다. 작은화분나눔단 봉사자들이 지역 내 소외된 어르신 및 취약계층에 화분과 따뜻한 손 편지를 전달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와 함께 협력하여 진행되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는 2020년부터 ‘작은화분나눔단’이라는 자원봉사단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도 식물을 사랑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 의지를 갖춘 50+세대들의 호응이 높다. 올해로 3회째 진행되는데 이번엔 나눔봉사단의 기부 물품과 정성껏 만들어진 작은 화분을 10월 28일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와 연계된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전달 예정이다. 

 

34.jpg
▲ 가을 분위기 물씬한 남부캠퍼스 길목엔 배움과 나눔의 발길이 이어지는 중이다. 

 

작은화분나눔단의 취지

남부캠퍼스 3층 큰배움실은 이미 준비 완료된 모습이다. 이날의 봉사활동을 위한 35명의 50+세대가 강의실을 채우고 3시간의 교육 및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먼저 50+의 정책 및 재단 소개 영상이 흐른다. 이어서 이날의 행사를 준비해온 남부캠퍼스 신민주 선임이 50+세대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참여 기회 제공을 위한 ‘50+자원봉사단’의 운영 및 작은화분나눔단 행사 취지를 소개했다.

 

5.jpg
▲ 50+ 아름다운 자원봉사자들의 기본적인 역할과 관리를 익히는 일은 중요하다.

 

자원봉사의 이해와 50+의 역할

곧바로 자원봉사에 대한 이해와 50+의 역할에 대한 교육이 이어졌다. 먼저 이날의 교육과 화분 제작에 앞서 모두 함께 온몸을 이완시키고 기분전환을 위한 박지성 체조가 즐거움을 더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유용한 자원봉사센터가 소개되었다. 알고 보면 주변에 내 작은 힘이 보탬이 될 만한 곳이 무수했다. 자원봉사의 이해와 50+의 역할, 그리고 1365 자원봉사 포털이 소개되었는데 자신이 봉사활동 했던 시간을 입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알아두는 것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정보였다. 이런 것들이 상호 지속적인 요청과 연결이 되고 전문성을 갖춘 프로그램의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자원봉사 문화 보급과 확산에 필요한 일들이었다.

 

6.jpg
▲ 원예사업의 사회적 정서적 영향력으로 이제는 반려식물로서 우리 생활 속에 함께 한다.

 

반려식물 2종과 가드닝 기초교육

화분을 만드는 시간이다. 사랑이 담긴 작은 화분이 받으시는 분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는 강의가 곁들여졌다. 원예가 사회적으로는 청소년 미혼모, 취약계층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과 자립을 위한 원예치료 프로그램, 플로리스트 교육,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에 따르는 사회적 일자리가 파생되는 걸 보면 원예사업이 사회적 미션과 다양한 사업내용까지 아우른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된다.

 

또한 어느 잘 나가는 IT 회사에서는 식물원 같은 사무실을 만든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인 사무실에서 생각해 낼 수 없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고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들이 회사에 나무를 심는 이유는 그런 연구와 고민 끝에 이루어진 결정이었다고 한다.

 

7.jpg
▲ 푸릇푸릇한 작은 화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따뜻한 손길들이 분주하다.

 

사랑의 작은 화분 만들기

식물의 모종과 재료들이 테이블 위에 가득 올려졌다. 배양토와 마사토, 동글동글한 조약돌과 소소한 장식품들, 화분에 꽂아줄 식물 이름표와 감사의 팻말이 준비되었다. 화분에 담길 이날의 식물 이름은 스킨답서스와 테이블야자 두 가지이다.

 

널찍하고 예쁜 화분에 마사토와 배양토를 적당량씩 넣고 식물을 담은 후 다시 흙으로 채워주는 일이다. 단순한 듯하지만 제대로 해내야만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다. 모두들 목하 꼼꼼히 화분 만들기 중이다. 내가 만든 화분이 어떤 분에게 마음의 위안을 줄까 생각하면서 정성을 다한다. 내 손길이 닿은 작은 화분이 부디 좋은 기운을 전달하길 바라면서 쓰다듬고 정돈을 한다.

 

8.jpg
▲ 진심을 담아 또박또박 사랑을 전하는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정성 담긴 메시지로 마음 전하기

화분 만들기가 끝나면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다. 정성스러운 메시지 카드 작성을 한다. 먼저 이 식물의 이름과 물을 주는 방법이나 특성들을 알리는 글을 적는다. 갑자기 강의실이 조용해지고 글자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나가는 모습들이 진지하다. 그 모습에서 이날의 화분을 받아든 이들이 사랑의 마음이 담긴 글을 보면서 심리적 위안을 받을 거란 생각이 든다.

 

910.jpg
▲ 두 손에 소중히 보듬은 작은 화분들이 주변의 이웃들에게 전해져 위안이 되어주기를.

 

봉사활동의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다

누구나 나이가 늘어가면서 위안이 필요한 상황이 생겨나는데 그것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내적 안정이 필요한 어른들에게 50+세대들이 전하는 작은 화분이 아마도 힘이 될 것이다. 함께 지내다 보면 식물이 말을 걸고 서로 바라봐 주며 토닥이며 상호작용을 할 것이다. 서로의 곁에서 지켜주는 반려의 관계, 분명 초록이 주는 위안이 있다. 식물들이 길게 줄기를 키워나가고 푸른 잎의 신선한 기운으로 때론 기분전환도 되었으면 좋겠다.

 

3시간 동안의 교육 및 봉사활동을 통해서 이 세상 누군가에게 기쁨을 전달했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자신에게 생겨난 기쁨 또한 컸을 거란 생각이다. 봉사활동이란 어렵게 도전하는 일이 아니다.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는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마음 놓고 문을 두드리면 내 손길이 필요한 일들이 기다린다. 봉사란 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며 함께 공감하고 위안을 얻는 일이다. 당연히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일임을 오늘 작은화분나눔단이 보여주었다.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newtree1401@naver.com)

 

 

이현숙.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