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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일자리의 지속가능성

 

사회공헌은 공동체적 삶에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써 시민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갖추어야 할 능력 등으로 설명되는 시민성에 근거하며2,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거나, 경제적 생산활동만큼 사회적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공헌은 1990년 처음으로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한 프로보노(Pro Bono)활동을 통해 구체화 되었으며, 점차 법률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어 개인이나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 지식 및 기술을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등을 위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사회공헌과 일자리의 합성어인 사회공헌일자리는 사업 및 학자마다 정의하는 바가 다르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합의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무게를 둔 활동으로 이해되어져 왔다. 현재 정책적 시각에서 사회공헌일자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활동 영역을 개발하고 사회참여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일자리 연계 목적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특징이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사회공헌일자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활동 및 참여를 이어가며, 프로보노 활동에서 나아가 제2의 일자리 연계 또는 지속적인 사회참여 목적을 담고 있는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50+보람일자리사업은 새로운 경력형성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활동, 취업, 창업 등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진출하는 디딤돌 역할 즉, 지속가능성 역할을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서울시, 2022). 그러나 아직까지 50+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의 참여 이후에 대한 모니터링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많은 참여자들이 반복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역할이 명확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자는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고, 2021년도 보람일자리 참여자 실태분석과 심층인터뷰를 통해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의 지속가능성 강화방안을 탐색하고 정책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외 사회공헌일자리 실태

 

이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노인세대 진입을 경험하고 초고령사회에 이른 주요 서구국가의 경우 중장년층의 사회참여는 주요한 정책의제로 다루어져 왔으며,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어왔다. 2012년 EU(Europe Union)는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를 중심으로 ‘유럽의 활동적 노화의 해(2012 to be the European Year of Active Ageing)’를 정하여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세대들과 소통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였다3.

 

국가별로 주요 정책들을 살펴보면 독일은 대표적으로 연방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제도인 27+가 있고, 영국은 Volunteer Center UK, 미국은 FGP, SCP 등이 있다. 제도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대상자를 모든 연령 대상으로 하거나 최저연령은 있으나 상한 연령을 두고 있지 않으며, 활동에 대한 현금, 현물, 바우처 및 사회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공헌활동의 참여조건으로 전문성은 필수사항이 아니었으며, 주로 교육훈련을 통해서 활동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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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일자리 정책으로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신중년 사회공헌지원사업이 있다. ‘고용정책기본법’과 ‘고용상 연령 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 시행되고 있는 신 중년 사회공헌지원사업은 2011년에 도입되었으며, 2017년 베이비붐 세대에 초점을 두고 ‘신중년’ 개념을 제도화하였고, 2019년부터 사회봉사 유형인 신중년 ‘사회공헌사업’과 소득보조형 사업인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사업’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사회공헌형의 참여대상은 만50세~70세 미만이며, 자격조건으로 3년 이상의 경력, 자격증 소지, 교육 이수 등을 요구하고, 활동 조건은 연 480시간이다. 경력형은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신중년 사회공헌사업은 ‘재정분권 추진방안(2018)’에 의거 2022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전환사업으로 전환되어,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서울시는 ‘장년층 인생이모작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2015년부터 보람일자리사업을 추진해 왔다. 보람일자리사업은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서울시 50+세대에게 사회공헌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속적인 사회참여 기회와 활력 있고 안정된 인생후반기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참여대상은 만50세~67세 서울시민이며, 차상위계층의 경우 만 40세 이상부터 지원이 가능하다. 보람일자리사업은 연령 및 거주요건 이외의 자격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활동조건은 월 57시간 이내로 시간당 9,211원을 지급하여 월 최대 525천원을 수령할 수 있고, 교육, 상해보험 등을 지원해주며, 일부 사업의 경우 특성에 따라 별도 활동비 단가를 적용하고 4대 보험을 적용하기도 한다. 2015년 6개 사업 442명으로 시작된 보람일자리사업은 2021년 기준 총 28개 사업 3,770명으로 성장하여 명실상부 서울시를 대표하는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로 자리매김하였다.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 실태분석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2021년 보람일자리사업에 참여한 2,132명을 분석하였다. 데이터는 사업참여 신청, 참여자 선발, 참여자 교육, 참여자 모니터링 과정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웹데이터와 ‘2021년 서울특별시 50+보람일자리사업 실적 및 정산보고 운영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데이터 통합 작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구성된 항목은 성별, 연령, 거주지역, 학력, 참여유형, 지 속적인 사회참여 여부, 직업력, 사회공헌활동 참여 경험, 직업분류, 직업구분, 자격증 개수, 직무교육 참여 경험, OA능력(문서, 파워포인트, 엑셀, 검색활용) 등이다.

 

분석결과 보람일자리사업은 주로 60대 이상의 여성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참여자가 주를 이루었고 동북권과 서남권 참여자가 많았으며, 사회서비스와 50+센터 공동사업 참여비율이 높았다. 보람사업일자리 참여 이후 취업, 창업, 활동 등 지속적인 사회참여에 성공한 비율은 5%로 나타났다. 사회참여 전 주요 경력은 경력이 없거나 직업을 1개 가졌던 참여자가 다수였으며, 근무경력은 평균 약 15년 정도로, 사무종사자면서 실무자였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사회공헌참여 경험은 없다고 응답하는 비중이 높았고, 사회공헌참여 경험자들은 평균 약 7년 간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OA기능은 약 1/3이상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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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 심층인터뷰

 

지속적인 사회참여 성공자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는 2021년도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 중 지속적인 사회참여자 8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서울시50+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 중 지속적인 사회참여에 성공한 경험을 가진 인터뷰 참가자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경험하는 은퇴 이후의 사회단절, 할 일 없음 등으로 두려움과 막막함을 경험하였으며, 본인의 경력과 연륜을 존중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보람일자리사업 참여는 봉사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새로운 활동으로 연계되는 긍정적인 경험이었으며, 수행기관을 통해서 또는 참가자들 간 네트워크를 통해서 일자리를 얻기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한편 인터뷰 참여자들은 보람일자리의 높은 경쟁률과 기존 참여자들의 좋은 경력으로 신규 참여자들의 기회가 제한되고 사업별로 선호도가 달라 본인이 원하는 사회공헌일자리로 연결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또한 참여자들의 욕구에 맞게 단순 봉사활동과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을 구분하고 프로그램을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주었다. 나아가 수행기관에 대한 교육과 근무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서 참여 자들의 활동 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정책 제언

 

본 연구자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인 서울시50+보람일자리사업의 지속가능성 강화 방안을 다음과 같이 단기과제와 중장기과제로 구분하여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단기과제로 취업, 창업 등 일자리에 대한 욕구를 지닌 보람일자리 참여자들에 대한 서울형전직지원 서비스 연계 확대를 제안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교육, 상담, 사후관리, 일·활동 연계, 성공적 전직으로 이어지는 통합서비스를 구축하여 서울형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1년 보람일자리사업은 참여자를 대상으로 서울형전직지원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한 바 있다. 사회공헌일자리를 통해서 해소하지 못한 보람일자리 참여자들의 일자리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고 좀 더 체계적인 연계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로 교육과정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참여자의 소양교육 뿐만 아니라 사업 필수교육 또한 온 라인으로 제공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수행기관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셋째로 참여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의 고도화이다. 보람일자리 참여자에 대한 정보는 웹데이터로 형성되어 있으나 단계마다 분절적이고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이로 인해 참여자에 대한 관리가 제한적이며, 사업 운영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향후 참여자에 대한 효율적 관리와 원활한 사업운영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여 진다.

 

중장기과제로는 첫째, 보람일자리를 사회공헌형과 일자리형으로 구분하여 참여자의 목적에 맞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사회공헌형과 일자리형으로 구분하여 참여자 대상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전문교육기관 및 재단 내 교육프로그램과 연계하면 좀 더 전문적 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일자리형의 경우 재단 내·외부 취업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일자리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취업, 창업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세부사업 선정 프로세스 개편이다. 보람일자리 세부사업별로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영역별로 대상인원을 선발한 이후 교육과정 이수 후에 세부사업으로 배치하면 참여자들의 전문성과 참여 동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활동비 등 지원체계 개편이다. 현재 참가자에 대한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식 대신 참여자들에게 서울시 문화 프로그램 또는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거나 사회공헌활동 인증서를 수여하는 등 서울시민으로서 자부심과 소속감 그리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지원체계 개편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50+세대 사회공헌일자리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연구」 (서울시50플러스재단, 2022)의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하였음
2  최현(2006). ‘한국 시트즌십: 1987년 이후 시민권 제도의 변화와 시민의식’. 민주주의와 인권, 6(1). 
3  Jolanta,P.(2016). ‘Active Ageing Index at the local level’, European Com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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