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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사진에 관심 있던 ‘50플러스 세대’들이 30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에서 열린 ‘50+ 커뮤니티 박람회’에서 스마트폰 사진 촬영 기법을 배우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5060 다채로운 커뮤니티의 場 지원…‘서울시 50플러스재단’

“HDR 기능을 쓰면 결과물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HDR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igh Dynamic Range)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 셔터를 누르면 ‘표준·밝음·어둠’ 상태로 찍힌 3장의 사진이 이상적인 1장의 결과물로 나오게 됩니다.” 

30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부캠퍼스 3층 더하기홀. 50∼60대 남녀 12명이 둘러앉아 각자의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를 연신 누르고 있었다. 강의 주제는 ‘스마트폰 사진 촬영 기법과 보정’. 전직 교수·육군 장군·공기업 직원과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이들의 학구열로 강의실은 뜨거웠다. 숭실대 평생교육학과 교수로 일하다 지난해 퇴직한 이부일(66) 씨는 “일평생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수였는데 ‘할아버지는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못 찍냐’는 손녀의 지적에 순간 자존감이 떨어졌다”며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려면 스마트폰 정도는 제대로 익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강의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주부 이경희(59) 씨는 “가족에게 배우게 되면 서로 스트레스만 받는데 이 자리에 와서 또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실습해보니 훨씬 이해가 잘 됐다”며 “친구와 여행을 자주 가는데 앞으로 사진 찍기는 내가 전담할 것”이라고 웃었다.

‘은퇴 후 어떻게 삶의 즐거움을 찾을 것인가’하는 문제는 ‘50플러스 세대’(50∼64세)의 오랜 고민이다. 직장에 다니느라 가족을 부양하느라 지금껏 꿈만 꿔왔던 ‘버킷 리스트’를 또래들과 함께 채워가고 싶지만 나이가 들어서 모르는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8월 29일∼9월 1일 ‘50플러스 커뮤니티 박람회’를 열었다. 올 상반기 동안 재단에서 활동한 60여 개의 커뮤니티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재단은 지난해부터 50플러스 세대의 자유로운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참가자를 상시 모집해 ‘커뮤니티플러스’라는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50플러스 세대라면 누구든 교육활동, 현장체험활동, 문화창작활동, 사회공헌활동 등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날 진행된 강의는 박람회의 체험교실 중 하나였다. 강사로 연단에 선 김영춘(64) 씨는 육군사관학교를 31기로 수료했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과 동기다. 육군 소장을 역임한 그는 전역 후 사진 커뮤니티 ‘빛사랑나눔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씨는 “학교 다닐 때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를 꾸렸는데 군 생활을 하면서 이곳저곳 근무지가 바뀌다 보니 좋아하던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며 “전역하고 나니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배우다 보니 어느덧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적극적인 참여”라며 “50플러스 세대는 오랜 주입식 교육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이 서툰 경우가 많은데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민주적 소양도 쌓여 사회적 관계망을 넓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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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아 서부캠퍼스 관장은 “50플러스 세대가 과거 학연·혈연·지연 등을 위주로 관계를 맺었던 것과 달리 커뮤니티는 ‘가치 중심적’으로 활동하게 되는 첫 시도”라며 “자신의 능력과 관심사에 기초해 단순한 친교 이상의 활동을 도모하다 보면 커뮤니티를 통해 인생 2막을 함께할 동료를 만나고 일상 활동의 즐거움과 더불어 은퇴 이후에도 소소한 성공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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