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일도 하고 사회 기여하는 일거양득 '보람일자리'

 

2020년까지 1만5천개 일자리 발굴…"세대 간 일자리 갈등 완충 역할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고령화 시대에 일은 생계뿐 아니라 활기차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도 계속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부분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트랙에서 밀려나면 할 일도, 목표도 잃는다. 경력도 풍부하고 아직 뛸 수 있지만 은퇴 후에는 절벽에서 뚝 떨어진 듯 상황이 달라진다.

서울시는 고령화시대를 살아야 하는 50+ 세대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퇴직 후 경험을 살리며 활동비도 약간 받고 사회에도 기여하는 '보람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설립된 서울50플러스재단을 통해 또래 50+ 세대의 인생 재설계를 돕는 컨설턴트나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사회복지 공무원을 돕는 사례관리 서포터 등을 만들었다. 경로당 환경조성이나 운영 등을 돕는 경로당 코디네이터, 고등학교 진로지도나 학교 안전관리를 돕는 등 경험을 살리는 일자리도 있다.

 

◇ 인생 2막에 할 일이 필요하다 =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평균 53세에 퇴직하는데 지난해 평균 기대 수명은 82.4세이니 퇴직 후 약 30년 이상을 살아야 한다.

여생이라고만 부르기엔 너무 긴 시간인 데다 현직과 비슷하게 몸과 정신 모두 건강하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인생 2막이 열리는 셈이다.

 

언제고 가장 큰 고민은 생계다. 먹고 살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해도 가진 돈을 까먹기만 하면 불안감이 먹구름처럼 인생을 어둡게 할 것이다. 또 여가활동만 하고 보내면 권태가 찾아오기 쉽다.

이 때문에 은퇴 전후의 50+세대(50∼64세 중장년층) 중에는 경제활동을 계속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서울시가 50+ 세대 인생이모작 실태 및 욕구를 조사한 데 따르면 남성 82.8%, 여성 34.3%가 현재 경제활동 중이다.

조사대상자 중 남성 53.1%, 여성 31.6%가 앞으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일하는 이유로는 응답자 20%가 생계 외에 자기계발과 즐거움 등을 꼽았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이성은 과장은 "능력과 의지, 경제력을 갖춘 50+ 세대는 퇴직 후 약간의 소득도 얻으며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보람일자리 50+모더레이터[서울50플러스재단 제공=연합뉴스]

보람일자리 50+모더레이터[서울50플러스재단 제공=연합뉴스]

 

◇ 사회 공헌하는 보람일자리 = 서울시는 지난해 보람일자리 사업을 시작했다. 50+ 세대가 능력과 경험을 살리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다.

서울시가 4월 설립한 서울50플러스재단에서 보람일자리사업을 주로 담당한다. 상반기에 642개 일자리를 만들었고 하반기에 850여개를 추가, 올 한 해 1천500여개를 만들 계획이다.

보람일자리에서는 월 57시간을 일하고 활동비로 약 42만 7천원을 받는다. 1시간에 1만원이 안되는 수준으로 퇴직 전 소득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저금리 시대임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여기에다가 사회에 공헌한다는 자부심이 큰 무형 소득이다. 또 소득 단절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면서 새로운 커리어로 전환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도 50+ 세대의 경험과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산을 잃지 않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50+ 세대가 안정되고 활기찬 인생 후반전을 보내며 사회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보람일자리는 50+세대의 역량을 활용하는 새로운 일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일자리를 두고 젊은 층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므로 향후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줄이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경희 서울50플러스재단 대표는 "서울시 보람일자리는 50+세대가 의미 있는 인생 후반기를 보낼 길을 열어준다"며 새로운 노년을 개척하는 50+세대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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