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생활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활동은 많다. 그러나 삶에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여가는 역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태초부터 우리와 함께했다고 본다. 뱃속에서부터 엄마의 노랫소리인 자장가를 듣거나 태교 음악을 들으면서 태어났으며, 세상에 나오는 순간 냅다 지르는 우렁찬 고함은 발성 연습의 시작이요. 노래의 첫 음이라고 본다. 가만 생각해보면 첫 언어인 옹알거리는 신생아의 ‘옹알이’도 음악처럼 고저장단의 리듬이 있다.

 

음악은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예술의 전당에서는 뮤지컬이나 콘서트 등 쉬지 않고 음악회가 열리고, 세종문화회관에서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지역구마다 상설 공연장에서는 작은 음악회나 가곡발표회가 수시로 열린다. 하물며 결혼식장에 간 하객들도 축가에 더 집중하고 손뼉을 치는 경우가 많다. 요즘 미스터트롯의 노래들은 어디서나 흘러나온다. 동네 슈퍼에서도 나오고, 음식점이나 꽃집에 들른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재방송을 틀어놓고 있었다. 조용히 있다 보면 잡념이 생기니, 우리가 걱정하는 것 8할이 쓸데없는 거라고 하지 않았나. 열심히 살아가면서 음악을 듣는 그분들이 행복해 보였다. 얼마 전에는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국민 감사 ‘미스터트롯 서울 콘서트’가 열렸다. 오랫동안 기다려오던 관객들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집중적으로 몰입하였다. 심리학자인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줄거움’이라는 저서에서 집중, 즉 몰입은 정신 건강에 좋다고 했다.

 

 

‘정신분석학자 산도르 페렌치는 세기말에 이미 환자들이 다른 날보다 일요일에 유달리 히스테리와 우울증 증세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것을 일러 ‘일요 신경증’이라고 불렀다. 그 후로 휴일과 휴가 시간에 심리상태가 오히려 악화된다는 사례보고가 잇따랐다. 한평생 직장을 자신의 전부로 알고 살아온 사람은 퇴직을 하고 나서 만성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사람이 어떤 목표 하나에 집중할 때 심지어 몸까지도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주말에 아무런 할 일 없이 집에 혼자 있는 사람들은 몸이 아프다고 호소할 때가 많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 중에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여가 생활로 음악의 세계에 빠질 것을 나는 권유하고 싶다. 갱년기나 우울증 또는 어려움에 지친 분에겐 경쾌하고 발랄한 곡으로, 불면증에는 아무래도 고요하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클래식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공연장에 가지 않더라도 언제든 유튜브로 원하는 곡을 들을 수 있으며, 이어폰을 이용하여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음악과 동행할 수 있다.

 

 

음악에 있어서 귀로 듣는 것도 좋지만 노래 부르기도 좋다. 노래 부르기 하면 대중가요다. 문화 강좌에는 늘 노래 교실이 있다. 다른 강좌는 적정 인원이 겨우 수강하나 노래 교실은 인원을 초과하는 걸 봤다. 대강당이나 강의실 중 제일 넓은 곳에서 하는 걸 보면, 그 인기가 대단하다.

 

학술저널지인 ‘대중가요를 통한 심미적 경험과 내면 치유’ 에서 대중가요의 소재는 일상적인 경험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고, 가수의 경험이 녹아 들어간 음악에 대해 대중은 그렇지 않은 음악보다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때 가수의 경험을 수용자가 신뢰하고 자신의 것으로 재 체험하면서 감정이입의 단계로까지 나가기 때문에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람들이 가수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것을 심미적 경험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저술했다. 대중가요는 우리네 삶과 분리시킬 수 없다. 노랫말은 이해하기 쉬우며 또한 살아가는 일상 과정에서 겪어온 그리고 겪어야 하는 감정을 내포하고 있다. 이별과 사랑의 노랫말은 누구나 경험을 통하여 공감하며 부르기를 통하여 이별의 아픔은 치유 받거나 승화시키기도 한다. 살아가는 힘의 원천인 음악을 통하여 역동적인 삶을 가꾸어 나가자. 우리의 미래를 리드미컬하게 이끌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