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세대의 투자는 20, 30, 40대 투자와 달라야 한다. 젊은 시절에는 꾸준한 근로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cash flow가 있다는 말이다, 나이 들어서, 가진 것은 기존의 투자자금이 전부이고 새로운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 실패는 만회하기가 어렵다. 50% 투자 손실 후 50% 수익을 올리면 원금은 애초의 75%로 줄어들어 있다. 같은 수익률로 원금을 회복하려면, 실패 후 원금을 증액해서 재투자해야만 가능하다. 50+에게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보수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인생의 전 부문에서 필요하다.

 

 

전 세계 자본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이나 생명 보험사 등 큰 기관투자자의 경우 리스크 분산 및 수익률 제고의 목적으로 30% 내외의 해외투자를 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개인은 어떨까?

 

국난이 닥쳐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러도 연기금이나 보험회사는 망하면 안 된다.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마지막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그런 차원도 아니고 투자 규모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의 해외투자는 명분이 약하다. 결국은 국내 투자보다 수익성이 좋은 경우 만이 해외투자 검토 이유가 된다. 그럼 정말로 해외투자는 국내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을까?

 

여러 번 언급했듯이 수익률과 위험은 일란성 쌍둥이이다. 지난 1년간 Tesla, Amazon 등의 상승세는 눈이 부실 지경이다. 지금부터는 어떨까? 1년 후의 수익률은 지금보다 + 50%일 수도 –50% 일 수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삼성전자의 수익률보다 훨씬 변동이 심할 것이란 점이다, 해외투자가 반드시 국내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설령 수익률이 높은 경우라도 그것은 높은 변동성을 수반한다. 그러니 해외투자는 항상 국내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내에 없는 투자 기회는 어떨까? 대표적인 경우가 private equity fund(PEF) 나 hedge fund(HF) 이다. PEF는 오랜 기간 수익률이 높음이 입증됐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투자 기간을 아주 길게 가져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환매 시기를 전적으로 운용사에 맡긴 채, 개인이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수 있을까? HF의 경우는 환매에 대한 제약은 PEF보다는 덜 하지만, 그 투자 내용을 일반 투자자는 알 수가 없다. 어떻게 돈을 버는지도 알 길이 없고, 잘 벌면 무지막지한 수수료를 떼어가고, 못 벌면 오로지 내가 다 뒤집어쓴다. 잘 나가는 펀드는 최소 투자금액이 100억에 이르는 예도 있다. 잘 나가는 Venture capital도 일반 투자자의 자금은 아예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해외투자의 효용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위험의 분산이라기보다 수익의 분산 차원에서, 전체 투자 자산 중 일정 부분은 해외 주식을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 세계 모든 주식이 일제히 똑같이 움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비상장 주식은 그 생리를 알 길이 없기에 상장 주식이 좋다. 해외 채권 투자는, 우량 채권은 국내 채권보다 수익률 면에서 장점이 없고, 비우량채권은 수익률이 높은 대신 여전히 회사의 실상에 대해 아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투자 부적합하다. 해외투자를 하는 경우라면 전체 자산의 얼마 정도를 가져가는 것이 좋을까? 이 경우에 전체 투자 규모는 투자 성향에 따라, 적극적이라면 30%, 소극적이라면 10% 정도 선에서 가져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환 헷지 문제를 살펴보자. 해외투자를 하면 당연히 환율 변동 리스크를 지게 된다. 이른바 기초자산에서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환율이 내게 불리하게 움직이면 전체 수익률은 국내 투자만 못 한 경우가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Brazil 국채 투자이다,

 

Brazil 국채는 표면 이자율이 10%를 넘어서기에 당시 국내 이자율과의 차이가 5% 이상이었다. 즉 Brazil 헤알화 환율이 5% 정도 절하(원화에 대해 약세)되어도 국내 채권과 맞먹으며, 반대로 헤알화가 절상되는 경우 채권 이자율 10%에 더해 환율 절상 분 만큼 추가로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과는? 실제로는 환율이 30% 이상 절하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환 헷지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 경우 이론적인 헷지 비용은 5%이지만 헤알화나 원화가 모두 국제 통화가 아니기에, 실제 헷지 비용은 그보다 훨씬 높고, 그 경우 헷지까지 하면서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

 

현실적으로 결혼은 두 사람만이 아니라 두 집안의 결합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 투자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주식,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전체 경제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Tesla를 사는 것은 미국을 사는 것이며, 중국의 전기차 주식을 사는 것은 중국을 사는 것이기도 하다. 해당 기업 사정은 물론이고, 해당 나라의 경제 상황 전반을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외투자하는 경우 환 헷지는 안 하는 것이 좋다. 환율은 헷지 대상이 아니라 투자 대상이다, 투자의사 결정 시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이지 돈을 들여 회피하고자 할 대상이 아니다,

 

해외투자는 마법의 묘약이 아니다. 보수적인 차원에서 전체 투자 자산의 10 –20% 정도를 잘 아는 자산에 투자하고, 환 헷지는 하지 말자. 해당 나라의 환율이 어떻게 될지 어찌 아느냐고?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 해외투자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