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계절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보았던 영화중에 기억에 남았던 영화들을 다시 찾아서 보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특히 50+세대에 대한 상담과 멘토로 활동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영화는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영화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도 그중에 하나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4626

 

이 영화는 2007년에 상영된 영화로 제목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만든 목록을 뜻하는 말이다. 인생의 기쁨을 찾기 위해서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용감한 사람들의 모험을 통해 ‘우리가 가장 많이 후회하는 건 살면서 한 일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속 상반된 두 캐릭터는 자신의 삶에 대해 서로 다른 후회를 안고 있다. 잭 니콜슨이 연기한 에드워드는 원하는 건 언제든 할 수 있는 억만장자로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느라 사생활은 없다. 사업가로 성공했지만 인생의 재미는 느끼지 못했다. 반면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카터는 꿈이 있었지만 의무감에서 삶의 방향을 바꿨다. 일을 하고 가족을 돌보고 자식들을 교육시켰지만 자신의 꿈은 포기해야만 했다. 여행 친구로 어울리지 않는 두 주인공의 유일한 공통점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과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배경, 성격, 경험 등 모든 면에서 극과 극인 그들은 동반 여행을 통해서 서로의 차이 그 이상의 많은 공통점을 갖게 된다. 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도 카터는 ‘장엄한 광경 보기’나 ‘낯선 사람 돕기’처럼 추상적인 것을 적지만, 에드워드는 ‘스카이다이빙’이나 ‘세계 최고 미녀와의 키스’처럼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소원을 적는다. 그리고 다시 못할 모험 길에 나서 하고 싶던 모든 일을 하면서 그들이 누군지, 그들 삶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으려 한다. 이 영화는 두 캐릭터의 완벽한 브로맨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곳을 여행할 때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친구와의 관계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50+세대가 퇴직을 하면 자신을 향한 타인의 관심과 기대 저하나 여러 가지 이유로 동질성을 지닌 사람들이 감소하면서 대인관계가 축소된다. 특히 남성들은 직장과 관련된 친구관계는 악화 혹은 종결되어 은퇴 이후 적응을 힘들게 할 때도 있다. 반면에 여성들은 친구관계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함으로써 친구와의 교제 빈도가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은 친구관계에서 서로를 돌보거나 비밀을 공유하는 ‘정서적인 연결 고리’가 중요하게 작용하며, 남성들은 자원봉사나 취미 활동 등을 연계해 사회적인 자극을 받는 ‘임무형 연결고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남성들의 경우 ‘갑을 관계’에 익숙해 대등한 위치에서 우정을 쌓아 나가는 일에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생후반기가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생후반기야 말로 새 친구를 사귀는 등 대인관계를 넓히기에 호기일 수 있다. 퇴직하고 자녀는 다 키웠으며 배우자를 수발할 필요가 없는 인생후반기는 일종의 ‘의무로부터의 해방’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의 규범에 억매이지 않고 자발적인 선택이 늘어나며 얻는 자유로움은 폭넓은 대인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퇴직 후의 인생후반기를 함께 할 친구를 만들기 위한 해법으로 생애설계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권하는 ‘효과적인 친구관계 맺기’를 소개하니 실천에 옮겨보자.

 

세월을 함께 할 친구를 만들어라

인생후반기에 가장 큰 적은 고독과 소외로 삶을 같이 보낼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나이 들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젊을 때 친구를 사귀는 것과는 달라서, 나이나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원래의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친구를 형성하기 위해 시간, 정성, 관심 때론 돈이 들어간다. 부부간이나 자식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말도 친구에게 솔직히 다 이야기 할 수 있어 정서적 지지의 대상이 된다. 노화의 정도도 비슷하므로 노년 생활의 적응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고, 무엇 보다 이야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세월을 함께 할 친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하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좋다

예를 들면, 뜨개질은 혼자 하는 것이지만 ‘뜨게질 동아리’를 통해 함께 할 수도 있다. 서로 뜨개질을 함께 하면서 잘하는 사람이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알려 주고, 뜨개질에 대한 정보도 나누면서 어울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또한 함께 작품 발표회나 기부와 같은 봉사 활동 등을 하면서 혼자만의 영역에서 사회적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50+캠퍼스에서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친구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자원봉사를 하자

개인의 발전과 만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과 자신의 능력과 관심, 정성과 에너지를 쓰는 것은 인생후반전의 삶을 아름답게 한다. 자원봉사는 다른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따라서 자원봉사활동은 아름다운 신중년의 모습이며, 동시에 필수적인 노년 준비이기도 하다. 자신과 가족에게만 집중돼 있던 눈을 사회로 돌려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주는 일 역시 최고의 여가 활동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면 자신은 더 이상 가치 없는 존재처럼 느껴지고 무능력한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에 위축 될 수 있다. 자원봉사는 사회적인 역할을 회복시켜 주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서 스스로 쓸모 있는 존재하고 생각하면서 은퇴로 인한 무가치함이나 위축 된 것을 회복 할 수 있다. 또한 스스로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유지하게 도와주며,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된다.

 

 

일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자

노인이 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관심을 자신에게만 쏟게 되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하는 삶과는 점점 멀어질 수 있다. 이때 일이 ‘함께하는 삶’을 회복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은 일이라도 함께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공유하고 필요한 것을 나눌 수 있는 삶의 정겨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능력이 닿는 한 일을 하는 것이 대인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50+세대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흔쾌히 도와주고 진심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친구가 가까이에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 문득 마음속에 항상 따듯하게 남아있고 보고 싶은 친구가 있으나 잊고 살아왔다면 그 친구를 찾아가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