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에 늘어난 기대여명 만큼이나 노후에 대한 불안정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노후설계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준비하고 있는 50+들이 늘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노후자금은 얼마를 준비해야 충분한지 또는 부족하다면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 수 없어 불안하다. 각자 고려하는 은퇴 후의 생활이 다를 뿐만 아니라 거주형태나 필요생활비에도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나에게 필요한 은퇴자금을 계산해 본다.

 

 

첫째, 은퇴 후 필요 생활비를 산출한다. 생활비는 소득수준과 연령별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 규모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생활비를 산정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다. 첫째, 은퇴 이전 생활비의 일정 비율(대략 70%~80%)을 생활비로 정할 수 있다. 둘째,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전국 노인가구 평균생활비를 기준으로 한다. 최저와 적정 생활비로 산출해 볼 수 있다. 다소 여유 있는 생활을 희망한다면 적정생활비로 계산해 보면 된다. 셋째, 자신의 은퇴 이후 생활스타일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생활비를 예측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은퇴 전 소득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70~80%)을 생활비로 정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서 연간단위로 산출한다.

 

 

둘째, 의료비와 간병비용을 산출한다. 나이가 들수록 생활비는 감소하지만 의료비와 간병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간과해선 안 된다. 일반적으로 한두 가지 만성질환은 가지고 있어 통원치료 수준의 병원비가 소소하게 든다.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일상적 병원비는 생활비의 일부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 중대질환이 발생하게 되면 거액의 병원비가 들어갈 수 있다. 치매나 뇌졸중, 당뇨와 같은 노인성 질환은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거동이 불편해지면 요양원·요양병원의 장기요양비가 들어간다. 대부분 집에서 치료 받기를 선호하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상당수가 요양시설을 이용하게 된다. 요양원의 경우 본인 부담금만도 월 약 50~70만원, 요양병원의 경우 월 약 80~250만 원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별도로 마련해 놓아야 한다.

 

셋째, 노후자금을 얼마나 마련했는지 확인한다. 국민연금 노후설계 서비스 사이트(csa.nps. or.kr)에 접속해 자신이 얼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가입중인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의 적립금액과 예상 수령액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종신연금으로 신청하여 수령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그리고 목돈은 연금으로 환산해 본다.

 

 

넷째, 노후자금이 부족하다면 채울 방안을 마련한다. 우선 생활비와 비용을 줄여본다. 자녀의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면 사교육비, 결혼비용 등에 대해 미리 한계를 알려주고, 대비하도록 하게 한다. 자녀 때문에 은퇴준비를 제대로 못하게 된다면 자녀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자녀와 가정경제 사정을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결혼비용 등은 줄이거나 직접 마련하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계속 일을 해서 소득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퇴직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으로 바꾸거나, 어렵다면 창업(직)을 통해 스스로를 고용한다. 현직에 있다면 서서히 은퇴하고, 소득을 잘 분배해서 연금을 늘린다. 막연하게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연금을 활용해야 한다. 집의 크기를 줄이거나 이전을 통해 여윳돈을 마련한다. 그래도 부족하면 최후의 보루인 거주주택의 연금화도 고려해 본다.

 

다섯째, 보유자산의 수명을 산출해 본다. 다들 보유자산으로 얼마나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기대여명과 자산수명을 파악해 비교해보면 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65세 기준 기대여명은 20.6년으로 남자는 18.4세, 여자는 22.6년이다. 기대여명은 자신의 나이를 기준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산출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성 55세라면 기대여명이 28.4가 된다. 보유자산은 예상 처분가액에서 필요비용과 세금 등을 차감한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으로 계산한다. 이렇게 산출된 금액을 연간 부족한 금액으로 나누면 자산수명(년)이 된다. 산출된 자산수명이 기대여명보다 짧아진다면 그 기간만큼 고달픈 노후가 될 수 있다. 최대한 자산의 조기 고갈을 막고 자산수명을 늦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때 가서 알기에는 너무 늦다.

 
 

여섯째, 홀로 남겨질 배우자를 배려해야 한다. 배우자와 가족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노후준비에 있어서 배우자와 가족들을 배려하여야 한다. 우선 배우자를 위해 은퇴자금은 부부중심 연금으로 준비한다. 퇴직금, 개인연금, 펀드, 정기예금 등을 노후에 연금으로 받게 될 때 남편이 사망한 후에도 부인이 이어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부인이 홀로 생존해갈 때 필요한 생활비, 의료비와 보험, 주거문제, 가족과의 관계 등에 대한 대비다. 배우자의 간병 대책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남편의 간병은 부인이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장기간 살아가야 하는 배우자의 간병 대책은 허술한 편이다. 남은 가족들에게 부담을 지우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게 되므로 미리 대비하여야 한다.

 

필요 은퇴자금을 산출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 계산을 해 보고나면 노후자금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부분 놀란다. 그동안 막연하게 노후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부분이 실제 수치로 확인해 보는 순간이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차근차근 채워가야 한다. 삶의 긴 여정 끝에서 멋진 황혼을 맞이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미룰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시작하면 된다. 지금부터라도 포기하지 말고 준비한다면 남은 삶은 달라질 수 있다. 늦지 않았다. 늘어난 기대여명 만큼이나 충분한 활동가능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보기를 제안한다.

 

꿈을 날짜와 함께 적어놓으면

그것은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그것은 계획이 되며,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은 실현되는 것이다.

 

- 나폴레온 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