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독립영화를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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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칠곡 가시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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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플러스 세대들이 다니는 서부캠퍼스. 같은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같은 시기에 사회생활을 함께하던 사람들이 이제 일선에서는 벗어났지만 그대로 그 열정을 살리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서부캠퍼스입니다.
이곳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일반 영화관에서 만날 수 없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는데요, 인디 서울은 개봉 독립영화의 상영관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것과 동시에 시민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독립영화를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서울 시내 곳곳의 공공문화공간에서 무료 상영을 매달 개최하고 있습니다.

두루두루강당이 있는 서부캠퍼스 4층에 내리니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다양한 소식을 볼 수 있는 안내대와 게시판, 그리고 한쪽에 자리한 너무나 예쁜 의자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하고 넓은 강당에서 좋은 영화를 만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독립영화를 만나러 간 서부캠퍼스에는 영화 외에도 정말 다양한 정보들을 만날 수 있어 50플러스 세대들이 한 번쯤 꼭 방문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상영 영화는 ‘칠곡 가시나들’이란 영화로 칠곡에 실제 사시는 어르신들이 영화의 주인공들입니다.

 

 

 

서부캠퍼스에서 상영되는 독립영화가 다른 영화관보다 좋은 점은 바로 같은 세대에 살았던 분들이 함께 영화를 보니 알 수 없는 동질감과 편안함이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함께 한글교육을 받으며 일어나는 일상을 그린 영화로 첫 장면은 한적한 시골 풍경과 교복을 입은 어르신들이 들녘을 걸어가는 모습. 마치 우리의 인생의 길의 여정을 보는듯합니다.

 
영화 속 교복을 입고 웃는 모습과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빛났습니다. 가족들의 빨래를 하던 손으로 연필을 잡고 꼭꼭 눌러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장면은 알 수 없는 감동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현관에 있는 한 켤레의 신발과 혼자서 걸어가시는 모습의 등장인물의 뒷모습은 사람의 인생이 결국은 혼자서 가는 길이란 것과 그 길이 외로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칠곡 가시나들’은 한글이라는 공부를 시작하면서 모든 것에 열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저 내 이름 세자를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한글 공부는 큰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용기와 열정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열정을 다해 연습하던 ‘칠곡 가시나들‘은 모든 것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느끼는 감정을 이제 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70~80세 어르신들이 살던 시대는 전쟁으로 우리나라가 정말 어려웠던 시기로 학교에 다니는 것은 정말 특혜에 해당할 시기로 글을 배운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늦은 나이에 시작된 한글 공부는 글로 다시 보게 되는 세상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맞춤법이 틀리고 문맥도 맞지 않지만, 그 감동의 편지는 결국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편지를 받은 자식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 
정말 "칠곡 가시나들" 독립영화는 내용은 다르지만 각기 살아온 인생을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특히 50플러스 세대들에게 이 영화는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방향성에 대한 삶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명절을 보내는 영상과 함께 한글을 처음 배울 때의 마음을 표현한 글로 그때의 용기와 그 후 배우는 과정의 열정 그리고 다시 도전하는 ’칠곡 가시나들’이 삶이 고스란히 나의 삶 속에 큰 방향을 잡아주는 멘토가 된 영화였습니다.
이런 영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더 많은 공공 상영장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글/사진:50+시민기자단 김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