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서부캠퍼스에선 맑고도 신이 난 목소리가 들리곤 하는데요,

바로 <50+를 위한 생활낭독극> 수강생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50+를 위한 생활낭독극>은 서부캠퍼스의 커뮤니티 <50+막독극>에서 진행하는 수업으로,

커뮤니티를 만든지 6개월 만에 2019 겨울학기 N개의 아카데미에 선정되었다고 해요. 정말 대단하죠~?^^

일상 속의 낭독, 생활낭독극을 즐기며 하는 게 목표라는  <50+막독극> 커뮤니티.

서로 어울리는 배역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과 끈끈한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생텍쥐베리의 명작소설, '어린왕자'를 10번 넘게 연습한 후에야 <50+ 막독극> 커뮤니티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

 

 

Q. 안녕하세요 선생님^^ 커뮤니티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50+막독극>은 커뮤니티는 서부캠퍼스의 인생학교 5기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요. 생활낭독극을 주제로 활동하는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낭독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있어요.

 

Q. 그렇군요 ㅎㅎ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가요~?

 

저희 커뮤니티는 낭독을 통해서 사회공헌도 하고 인생의 2막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낭독이 실제 치매 예방에도 좋고, 사회공헌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고요. 주위에 지역사회에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모색하고 있어요. 작년에 50+인생학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간보호센터에서 낭독극을 했었는데 가능성을 보았죠.

 

Q. 낭독극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나요?

 

앞서 말했듯이 50+인생학교 수업시간에 프로젝트 과제가 주어진 적이 있는데 주제가 바로 '신중년 놀이문화'였어요.

그때 저희들은 낭독극을 선택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낭독극이 말하기, 읽기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분야라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근데 수업으로 끝내자니

너무 아까운 거에요. 그래서 '우리 졸업공연도 하자' 해서 춘향전으로 공연도 했었어요.

이래도 끝내기 아까워서 아예 '우리 낭독으로 신중년 문화를 만듭시다.' 라고 했고, 막걸리의 막, 낭독이 합쳐져서 막독극이라는 이름이 되었어요. (웃음)

 

Q. 아, 그런 뜻이 있었군요! ㅎㅎ 많은 신중년 문화 중에 하필 '낭독극'을 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낭독은 생각보다 접근이 용이해요. 일단 외우지 않아도 돼서 좋았아요.(웃음) 일반 연극은 오랫동안 연습도 해야 하고 엄청난 양의 훈련도 필요해요. 낭독은 글자를 보면서 해도 되니까 암기 부담도 없고. 보면서 읽을 수 있어서 쉽게 배울 수 있고요. 남녀노소 세대불문할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했어요. 무대를 세팅하는 시간도 적어요. 마이크만 있으면 되거든요. 관객들을 만나러 우리가 현장에 갈 수 있어서 용이해요. 이런 부분에선 가용성이 좋다고 생각해요. 편하게 입문해서 연극 쪽으로 개발할 수도 있고요.

 

또 소리 내서 읽는 즐거움이 좋았어요. 사실 저희 세대는 라디오에 익숙한 세대에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낯설지 않고 좋죠. 하지만 보통 집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 눈으로만 읽잖아요. 내 목소리도 듣고,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만족감이 좋았아요.

 

 

Q. 아까 수업을 보니 수강생들이 엄청나게 연습을 하시더라고요. 낭독극 연습이나 준비를 하는 과정이 힘들 것 같은데, 어떠세요? ^^

 

저희 커뮤니티는 회원들이 많아요. 총 21명이에요. 보통 공연 일정이 잡히면 자원해서 캐스팅을 합니다. 이런 배역을 하고 싶다, 자원하는 거죠. 아, 저희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는데 순환해서 배역을 맡아요. 한 명이 특정 배역만 지속해서 맡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보통 낭독극을 하면 배역을 받지 않은 친구들은 스텝 역할을 해줘요. 조명, 음향, 각색이라든지 각자 재능 있는 분야에서 도와주니까 좋아요. 그 외에 도시락을 잔뜩 싸오기도 하고요. 이렇게 배역을 맡은 사람과 아닌 사람 모두 나름의 역할을 하고 다 같이 움직여요.

​신기한 건 이 과정에서 한 번도 갈등이 없었어요. 다만 커뮤니티가 나중에 대회 수상을 목표로 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는 해요. 하지만 아직은 즐기면서 찰떡 호흡을 발휘하는 게 좋아요. 저희는 정기모임 따로, 정기연습 따로 잡을 정도거든요.(웃음)

정기모임은 일정대로 만나는 거고 공연 일정이 잡히면 다른 날에 연습 날짜를 잡는 거죠.

 

Q. 낭독극으로 외부에서 공연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공연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배역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했을 때가 기억나요.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배역 때문에 우시는 분도 있었어요. 그냥 문자로 읽었을 때랑 내가 읽으면서 감정을 대입하는 거랑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소리 내서 읽는 게 더 많은 감동을 주는. 치유, 힐링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작년에는 제한국인에서 하는 청소년 평화 낭독극 선상공연을 했었는데요, 1년 동안에 20회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다음 주 교회에서 어린이들한테 동화 낭독을 하고요. 어른, 청소년, 어린이 낭독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뜻이 깊어요.

또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미래유산이 있어요. 서울노래콘서트 할 때 회원 두 분이 가서 낭독 시연도 했었어요. '빛나-서울 하늘 아래'라고 그 소설을 낭독했던 적이 있어요. 저희 커뮤니티가 초청받고 출연료를 받은 거라 더 뜻깊었죠. 자원봉사도 하지만 초청받을 땐 출연료를 받기도 해요. 일정의 출연료가 동기부여도 되고요.

 

Q. 와ㅎㅎ 많이 활동하면서 회원들끼리 더 돈독해졌을 것 같은데요?^^

 

그럼요. 낭독극이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무대를 혼자 서면 떨리잖아요. 같이 서니까 더 의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더 친해지게 되거든요. 50+인생학교 출신이라는 유대감도 있고요. 하하

지금 수업하고 있는 N개의 아카데미 <50+를 위한 생활낭독극>에서도 커뮤니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보이더라고요. 저희도 기뻐서 돕고 있어요. 전문성도 없고 나름대로 즐기는 문화. 이런 것을 하면서 내가 즐기다 보니까 상대방의 반응 이런 것도 좋더라고요.

​흔히 노후에 가장 큰 문제가 외로움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커뮤니티에 있는 한 그럴 새가 없을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격주로 정기모임도 하고 공연이 생기면 별도로 연습도 하거든요. 이젠 가족 같아요. 대사를 해보면 친해지지 않고선 이런 감정 공유가 안 돼요. 더욱 우선인 건 소통하고 친해져야 대사를 주고받고 할 수 있죠. 낭독극이 친해지기에는 아주

좋아요. 아, 집에 가훈이 있듯이 저희 커뮤니티에는 커훈이 있어요.(웃음) 대학로 같이 밖에서 낭독공연이 있으면 공연 보러도 가기도 해요. 뒤풀이는 물론 '막걸리'로 마무리를 하고요. ㅎㅎ

 

Q.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느낀 변했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으신가요?

 

낭독극 하면서 가장 많이 변한 건 책을 한 번씩 소리 내서 읽게 되더라고요. 주부로 계속 살다가 눈으로만 책을 보지 입으로는 안 읽었거든요. 자꾸 읽게 되고요.

책 읽는 횟수도 증가하게 되었고요. 대본처럼 읽게 되고 이런 변화가 생겼어요. 일종의 낭독 중독입니다. (웃음)

​자신감이 생겼어요. 솔직히 남들 앞에서 뭔가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아요. 소속되면서 자연스러운 관계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보여줄 수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라던가 사람과의 관계라던가 스스로 넓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인생을 풍부하게 사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표현해 보는 경험을 평소에는 할 수 없잖아요.

어떤 억양으로 해야 할지 리얼한지 생각해보는 것 자체가 소중하죠. 치매예방도 되고.

우린 항상 관객 입장이었는데 배우가 되니까 좋아요. 주체자, 생산자가 되니까요. 미래는 콘텐츠가 중요한 세상이잖아요. 예전엔 이 나이에 뭘 더 도전하나 싶었는데 낭독극을 통해 새로운 작품도 하고 뭐든지 나도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Q. 인생을 풍부하게 사는 법. 저도 도전해 보고 싶어지는데요~? ㅎㅎ 낭독극으로 이루고 싶은 꿈, 최종 목표가 있으신가요?

 

낭독극을 생활 속에서 즐기는 게 목표에요. 공부하는 거 말고요. 우리 슬로건 중에 하나는 낭독극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못하는 사람은 없다는 게 우리 생각이에요.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꿈은 사회공헌에 일조하고 싶어요. 시각장애인 분들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는 것과 병동에 찾아가서 책 읽어드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다방면에서 사회공헌 가능성을 찾고 있어요. 인생의 동기부여가 돼서 좋아요.

또 손주랑 낭독극도 해볼 수 있겠더라고요. 두 달 후에 손주가 태어나는데 태어나서 글을 읽고 말할 수 있을 때 손주랑 할머니랑 같이 낭독을 하고 주고 받으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주고 받았으면 합니다. 낭독극이 태교에도 좋다고 하더라고요.ㅎㅎ

정말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낭독극, 생활낭독극이죠. 집에 가서도, 일상 속 삶에서도 실천한다는 게 좋아요. 또 낭독극 대본 창작도 해보고 싶어요. N개의 아카데미를 할 때 커뮤니티

시연을 한 적이 있어요. 조기 은퇴 문제를 다룬 내용의 소설을 낭독했었는데 공감을 격하게 하시더라고요. 사실 대본이 빈약한게 현실이에요. 그래서 대본에서 우리 얘기를 하는 게

목표예요. 우리가 직접 써볼 수 있고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클래스 만드는 것도 생각 중이랍니다.

 

 

 

낭독극으로 사회공헌과 즐거움, 그리고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까지 얻어 기쁘다는 <50+막독극> 커뮤니티 선생님들.

좋은 동료들과 함께 더 의미있는 인생 2막을 펼칠 <50+막독극> 커뮤니티를 서부캠퍼스가 언제나 응원할게요 :)

 

글·사진=이현지(서울시정 대학생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