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이,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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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던 계절에 기자단 활동을 시작했는데, 떨어진 은행잎을 밟으며 옷깃을 여미게 되는 걸 보니 벌써 3기 기자단으로서 마무리할 시간이 왔음을 느낍니다. 2020년 한해는 코로나로 인해 삶의 많은 영역에서 제한을 받다보니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50+기자단’ 활동마저 없었더라면 저에게 올해는 무미건조한 시간들로 채워질뻔 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마음과 몸이 유난히 힘들었던 작년 봄, 지인의 소개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때 수강한 <자유기고가 양성과정 3기>를 통해 글 쓰는 법을 배우고 나니 실제로 매체에 글을 쓰면서 글쓰기 근육을 단련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마침 ‘50+시민기자단 3기’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고 운 좋게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활동했던 ‘50+시민기자단’에 대해 잠깐 소개를 드리자면, ‘50+시민기자단’은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나 센터의 행사를 취재하고 50+세대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하여 생동감 넘치는 현장 소식을 전달하는 홍보 서포터즈입니다. 즉, 서울시50플러스 재단과 50+세대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지요. 더불어 저는 서부캠퍼스의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활동하였습니다.

 

 

50+기자단으로 선정되었을 때, 기대했던 오프라인 발대식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생략되었고 이메일과 유선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대체하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우편으로 배송된 임명장과 명함을 받아보니, 앞으로 8개월 동안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시민기자로 활동할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현장취재도 처음이고 기획기사도 써 본 적이 없는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책임감도 들었습니다.

 

기사를 쓰면서도 ‘어떻게 하면 50+기자단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기관이나 단체에 소속되어 기자단을 해 본 경험이 없었기에 재단의 성격과 50+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쓰는 일은 저에게는 도전과도 같았습니다. 지난 기수의 기자단이 올린 기사를 읽어보면서 감을 잡아가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것은 배움의 과정이 되었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교육이 온라인(비대면)으로 변경되어 오프라인 활동을 다양하게 하지 못했던 점과 다른 50+기자단분들과 교류를 가질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지만, ‘50+기자단’ 활동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풀어내는 일은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작업인데, 정기적으로 글을 쓰다 보니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풀어나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업 소개, 수업스케치, 현장 취재 등 다양한 기사를 쓰면서 기획력과 콘텐츠 작성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 서울시50플러스포털에 자주 들어가다 보니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웹엑스나 SNS를 통해 수업을 받으면서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재취업에 대해 막연히 고민만 했었는데, 취업 관련 기사를 쓰기위해 재단에서 운영 중인 유튜브 방송을 보면서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을 찾게 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기자단 활동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서부캠퍼스에서 진행했던 <50+다문화가족지원단> 현장 취재입니다. 50+자원봉사자들이 지역 내 이주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문해 교육을 하는 강의실은 한 여름 바깥 날씨 못지않게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계시는 선생님들과 배움의 열망이 가득한 30대 학생들의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퇴직 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계발을 하며 봉사를 하는 60대 자원봉사자와의 만남은 가치 있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이주민 여성들의 삶을 통해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 사회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50+기자단’ 활동은 제게 크고 작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제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내년에는 올해의 경험을 토대로 조금 더 기획력 있고 다듬어진 글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소식을 전달하는 메신저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코로나19도 잠잠해져서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도 하고 캠퍼스 기자단분들과 교류도 하며 개인적으로도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8개월간의 ‘50+기자단’ 활동을 마치면서 저와 같은 50+세대에게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함께라면, 50+는 다시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이입니다!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한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