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0+학습지원단 활동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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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을 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리라고 예상치 못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맞이하게 되리라고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예년에 비해 선발이 늦어진 학습지원단. 5월 말이 되어서야 교육이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가 3,4월 동안 거의 모든 활동을 멈추고 집콕 생활을 경험했던 터라 학습지원단 교육을 받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늘 얼굴을 맞대고 어깨를 부딪치며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 새삼 깨달았다. 일상의 고마움, 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교육받고 6월 강의 배치를 받자마자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캠퍼스는 일주일 만에 휴관을 하게 된다. 방역을 위해 캠퍼스에 입장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온 체크를 하는 일과 시민제안 교육과정 콘텐츠 발표심사 지원을 하면서도 ‘강의가 멈추게 되면 학습지원단은 어떻게 되지?’ 이런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앞으로 다가올 온라인 비대면 교육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커다란 과제 앞에 사라지게 된다. 두둥!

 

 

“웹엑스? 그게 뭔데?”

아무것도 모르는 쌩초보가 구글에 웹엑스(화상회의 프로그램)나 줌을 검색하고 노트북에 앱을 설치하면서 워크숍은 시작되었다. 물론 ‘기초 활용을 위한 역량강화교육’을 받긴 했어도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은 학습지원단 선생님들과 함께 웹엑스 미팅방에서 만나 메뉴 하나하나를 눌러보고 서로에게 묻고 설명하면서 진행한 집체적 학습이다.

웃지 못할 사건들도 많이 벌어졌다. 오디오가 안되서 채팅으로만 소통하기도 하고. 와이파이 환경 때문에 미팅방에서 튕겨져 나가 다시 들어오지도 못하고 낭인처럼 헤매기도 하고. 메뉴가 온통 영어로 바뀌어 당황하고. 하울링이 심해 다른 기기의 오디오환경을 바꿔보고 등등. 밤늦게까지 미팅 방에서 와글와글 떠들면서 “온라인이라 더 피곤해!”를 외쳤지만 사실은 더 재미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세계에 첫발을 디뎠다는 희열과 성취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이 빛나는 시간이었다. 문제가 생기면 질문하고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 고무되는 경험을 했다.

 

 

 

7,8월에는 웹엑스 설치 및 연습을 통해 학습지원단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미션이 떨어졌다. 그렇게 익힌 웹엑스 실력으로 덜덜 떨면서(!)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수강생 대상 기초 활용교육에 나섰다. 강의가 열리기 전 모의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웹엑스 사용법을 설명하고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에겐 개별 지도를 하기도 했다.

 

수강생을 대상으로 웹엑스 교육을 하는 모습

 

새롭게 온라인으로 문을 연 시민제안 교육과정에서 만난 50+수강생들 역시 도전의 열기로 뜨거웠다. 본 수업 시작하기 전 모의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웹엑스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수업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도왔다. 오프라인 수업에서 출석을 체크하고, 냉난방을 조절하고, 전자교탁을 셋팅하는 일보다 난이도가 높은 일이었지만 성취감은 더 컸다.

 

 

9,10월에는 시민제안 교육과정에 이어 서부캠퍼스 본 강의가 시작되었고 수강생을 대상으로 하는 웹엑스 기초 활용 교육도 계속되었다. 서부 학습지원단 선생님들은 ‘웹엑스전용 옷차림’에 대해 유머를 나눌 정도로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졌다. 외출복을 쫙 빼입고 카메라 앞에 앉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실내복을 입고 앉기도 민망하고. 해서 생겨난 신종 패션.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 수업용 셔츠’ 얘기에 다들 동감하며 박장대소했다. 비대면 시대에 익숙해져 가는 우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월에는 온라인 교육과 더불어 서부가 자랑하는 [50+강사가 간다] 프로그램, 외부 강의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번 [50+강사가 간다]는 8인 미만 소규모 대면 강의로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29개 강의가 열렸다. 한 강의당 두 명의 학습지원단이 시차를 두고 방문해서 모니터링을 하는 방식이다. 방역 상태 점검과 더불어 더 나은 강의를 위한 수강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내년 강의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활동을 마무리하며 생각해보면 올해는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잠깐 주춤했지만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적응해 나가는데 학습지원단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힘들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많은 성장이 있었고, 학습지원단이나 재단 차원에서도 달라진 사회 환경에 잘 적응하고 안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비대면 교육이 불가피하다면 온라인 영상교육의 내용과 방식에 대한 세밀한 가이드가 재단 차원에서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대면 교육에 못미치는 부분, 특히 감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내용과 방식을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온라인 교육 과정에서 분산되는 집중력을 잡아끌 수 있는 꿀팁들을 공유하고, 교육을 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강사님들과 학습지원단에 대한 보수교육을 내실있게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부학습지원단 선생님들

 

올해는 엉겁결에 ‘웹엑스’라는 절대반지를 끼고 온라인 전선의 맨 앞에 나섰던 학습지원단 선생님들에게 2021년에는 좀 더 전문성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훌륭히 해냈지만 2인 3각 경기에 맞는 위상과 능력을 좀 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좀 더 확장된 교육 내용과 방식으로 50+세대에게 새로운 활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되기를 바란다.

 

 

 

 

 

 

[글/사진:50+시민기자단 임영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