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농구선수, 기부천사가 되다

한기범의 나눔철학 이야기

-

 

 

 

| 스타의 변신은 무죄

 

코로나19로 모든 행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레전드 농구선수 한기범, 기부천사가 되다’ 특강 소식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신청했다. 당연히 현장 강의인 것으로 생각하고 기대에 부풀었다가 자세히 보니 5월 14일 오후 3~4시에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여서 다소 실망하였다. 한기범 씨는 현재 희망나눔대표를 맡고 있다. 1일 MC는 49금 TV를 운영하는 윤용인 선생이 맡았다. 한 대표가 30분간 자신의 나눔 철학을 이야기를 하고, 그 후에 30분간 윤 MC가 한 대표를 인터뷰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한기범 선수는 키가 2m 5cm인 장신센터로 농구 부흥기를 빛낸 농구 스타이다. 우승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중앙대와 기아차 선수 시절, 우승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팬으로 경기를 빼놓지 않고 관람한 기억이 생생하다. 허재, 김유택, 강동희라는 걸출한 후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한 선수의 비중은 대체 불가였다. 농구를 그만두고 나서는 원조 스포테이너 방송인이 되어 농구 이야기를 일반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 몸이 아파 수술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부 천사로 변신하여 우리 앞에 나타났다. 좋은 이미지로 계속 변화하여 나타나니,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어떤 사연으로 기부 천사가 되었을까.

 

 

자신의 나눔 철학을 이야기하는 한기범 대표

 

| 되로 받은 신세를 말로 갚는 선순환

 

마르판 증후군으로 인한 수술이 한 대표가 기부 천사가 된 계기가 되었다. 이 병은 일반적으로 키가 크고 손발이 긴 농구선수나 배구선수, 혹은 모델이 걸리는데, 예방적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심장 혈관이 과대하게 팽창하여 사망한다고 한다. 키가 크면 여러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키 크는 비법, 음식, 약이 있을 정도가 아닌가. 동생이 이 병으로 사망하고 나서 한 대표가 의사를 찾아가니 수술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말해 예방적 수술을 2번 했다. 두 번째는 형편이 어려워 심장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2008년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정신을 들자 빚을 졌으니 어떻게든 갚겠다고 결심한다. 그 결실이 2011년에 설립한 사단법인 한기범 희망 나눔이다. 여기서 어린이 심장병, 희귀병, 다문화 가정 꿈나무 지원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심장병 어린이 30~40명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농구 교실로 수천 명의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신세를 받은 것만큼 갚는 사람이 많지 않다. 배은망덕이 일반화되었다. 어려운 처지만 벗어나면 은혜를 다 잊어버리고 심지어 해코지까지 하는 일도 있다. 한 대표처럼 되로 받은 신세를 말로 갚는 선순환이 일어나면 사회는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 나눔은 미루지 말고 일단 시작해서 어려움이 있어도 지속해야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면 남모르는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마더 테레사 효과이다. 한 대표도 이 기쁨을 느꼈고 체력이 허락하는 한 나눔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무것도 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나눔을 시작했을 땐 ‘한기범이 거지가 되었다. 사기꾼이 되었다.’는 비난을 들었다. 그 당시는 농구 스타의 자존심이 살아 있어 몇 번이고 그만둘 것을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았고 주위 사람들이 이해하고 도움을 준다고 한다.

 

흔히 여건이 되면 봉사와 나눔을 하겠다고 한다. 여건이 될 때를 기다리다 보면 영원히 못 할 수도 있다. 여건을 핑계 대지 말고 일단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중국의 부유한 중과 가난한 중 이야기가 생각난다. 둘 다 인도로 순례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다. 부자 중은 계속 재물을 모았지만 부족하다고 미루었고 가난한 중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면 된다고 하여 재물 없이 서너 번 순례를 갔다 왔다. 부자 중은 계속 부족함을 느껴 재산을 모으다 결국 순례를 한 번도 못 가보고 죽었다고 한다.

 

윤용인 MC가 진행하는 인터뷰

 

| 궁금증을 풀어보는 인터뷰 시간

 

한 대표의 나눔 철학 강의가 끝나고 윤용인 MC가 진행하는 인터뷰가 이어졌다. 인터뷰는 사전에 질문을 받아 정리해서 문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윤 MC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른의 발견』 등 여러 권을 저술하고 YTN 등 다수 방송에 다수 출연한 만능 이야기꾼이다. 현재 49금 TV를 운영하며 시니어에게 유익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구독 신청하여 유튜브로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야기꾼답게 유머러스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같이 서서 키 차이를 확인하며 전봇대 같아 기대고 싶다고 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다른 사람 뒷이야기가 재미있다고 하며 에피소드를 묻자 같이 운동한 후배들 이야기, 대걸레 사건 등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했다. 후회 없이 농구 경기를 했던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회상하고 앞으로는 나눔의 우승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포부를 묻자 재단의 안정을 이루고 해외로 나눔 활동을 확대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더 나눔을 미루지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다.

 

 

 

 

▼▼▼ 다시보는 한기범 나눔특강 하이라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