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시간, 슬기로운 여가생활 두 번째 명사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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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의사 박경철 작가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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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일 오후 4시, 50+ 남부캠퍼스 꿈꾸는 강당에서 슬기로운 여가생활 두 번째 명사 특강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때 시골 의사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했지만 지금은 작가라는 말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박경철 작가의 인지도 때문일까요?
접수창구가 어느 때보다도 부산했고 강의 시작 전에 이미 강당에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50+의 시간, 슬기로운 여가생활 2019년 2학기 명사 특강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생활을 통해 자아를 탐색하고

새로운 기회와 변화를 통해 삶이 바뀌고 새로운 직업을 만난 명사들의 사례와 경험을 듣는 시간입니다. 

 

 

지금은 의사를 그만두고 여행자로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의 첫인상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자신감과 단단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22살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나다. 

 

의과대학 1학년 때,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서 운명처럼 한 권의 책을 만납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라는 저자 이름이 특이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온전한 몰입을 경험하게 됩니다. 

작가 본인의 기질과 시대적인 환경 등이 운명처럼 만나 22살 청춘에게 지적모험의 줄기가 되고 독서의 본주(本主)가 되었으며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어느 누구도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며 평생 월급을 받는 일에 종사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임명을 받지 않을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말대로 의학을 전공한 팔자 좋은 인생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5년은 공부를 하고 25년은 의사로 살며 그 이후는 여행자로 살겠다는 결심을 그대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는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자유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땀 흘려 쟁취하는 것이고 엄청난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관계의 속박 속에서 살게 되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이 관계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야 하는

엄청난 결정과 희생이 필요하기에 말입니다.

 

 

그리스로 나를 찾아 떠난 여행 

 

 

49세에 의사 생활을 그만두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 오릅니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으로 그리스 크레타 섬 카잔차키스 무덤에 절을 올리는 사진은 엄숙함과 비장함 마저 느껴졌습니다.

여행 중에 올리브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직부부를 보면서 행복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했다는 이야기도 50+ 세대가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치열하게 노력하고 경쟁하며 사는 것만을 주입 받았고 강요받고 살아왔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있고 창밖에 나무가 자라고 학교에 간 아이들을 기다리는 시간을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제대로 가르쳐 준 적이 없었고 배우지 못했기에 그저 열심히만 살아온 세대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50+에게 주는 선물 같은 시(詩) : 테니슨의 율리시스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세월과 운명에 의해 쇠약해졌지만 의지는 강하다.
분투하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결코 굴하지 않으리.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본성과 인문정신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 

남은 여정 속에서 진짜 나를 찾는 탐색이 있어야 한다고 

 

오늘 특강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이며 또한 선물처럼 다가온 구절입니다.

 

 

 

우리는 어떤 마지막 말을 남기게 될까요?

 

 “나는 이제 연장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내가 지쳤거나 두렵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해가 저물었기 때문이다.“

카잔차키스가 죽기 4시간 전 마지막 쓴 문장입니다. 죽기 4시간 전까지 글을 썼다는 정신력이 놀랍기만 합니다.
‘어떤 난관과 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자 인문정신이다.‘라는 말을 남긴

그의 자유롭고 강인한 삶이 이 문장 안에 모두 압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50+세대는 최선을 다해 일하고 성실과 책임감을 최고의 가치인 줄 알고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나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오로지 일로서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아온 세대들이지요.

 

 

이제 50+의 시간을 온전한 나의 시간으로  즐기고 사색하며 독서로 충분한 기쁨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50+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가슴 두근거리며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인 조르바와 테네슨의 율리시스를 좀 더 자세히 만나러 도서관을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