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면 누구나 궁극적으로 지니고 살아야 하는 고독과 이웃하고 있으며, 각자 자신의 고독을 확립해야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 스가 아쓰코의 『코르시카 서점의 친구들>』(김영민 교수의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서 재인용)

 

산티아고의 길과 제주 올레가 촉발한 트레일과 걷기에 대한 열광이 이제 조금은 사그라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각 자치단체의 트레일 조성 사업은 계속  이어지고, 걷기 열풍은 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3대 종단 트레일과 히말라야나 몽골 등의 트레킹, 잉글랜드와 북유럽의 다양한 트레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지난 2월 25일  열린 속닥속닥 세미나Ⅱ를 통해 걷기의 본원적 가치에 대한 성찰과 이를 통해 서대문구에 잘 갖춰져 있는 트레일 인프라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지원 ‘2019년 신중년 경력활용사업’인 <트레일 기반 희망선(線)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이기도 했다.

 

 

세미나는 이수빈 센터장의 '트레일, 두발로 사유하기'라는 주제의 기조 발제와 참가자들의 활발한 토론으로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발제는 트레일의 유래, 세계 트레일 현황 그리고 걷는 이유와 걷기의 가치, 트레일 활용 방안 등으로 구성되었다.

발제 이후, 자유토론에서는 ‘로드 마스터’ 제도를 통해 걷기와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독일의 제도를 소개한 주민 의견, 트레일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이 있었다. 또한,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편 참가자들의 신체적 여건에 맞게 다양한 트레일 구간을 설정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새롭게 시작할 <희망선> 사업의 과제로 떠올랐다.

 

 

4월 이후 진행될 <희망선> 사업은 서대문구 보건소와의 협력해 참가자의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함께 걷기 활동을 관리하는 스마트 폰 앱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호흡기나 순환계 질환자들을 위한 정기적인 건강 강좌도 열어 트레일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체계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속닥속닥 세미나 참가자들은 ‘트레일, 두 발로 사유하기’라는 제목만 보고 서대문50플러스센터를 처음 찾아온 서대문구 주민부터 홍제천 걷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센터의 커뮤니티 회원, 현장에서 역사트레킹을 진행하는 트레킹 전문가, 걷기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체육학 전공자까지 다양했다.

 

세미나를 진행한 이수빈 센터장은 “서대문구 주민들의 트레일과 걷기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높은 참여 열기를 확인했다. <희망선> 사업을 계기로, 서대문구 주민 스스로 이후의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