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와 시선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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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제작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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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홈페이지에서는 “동영상 제작의 기초”강의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소통을 위한 영상 미디어 환경을 구축하고 사진과 음성,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하여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표현해 봅니다.”

 

너나없이 영상에 의존하고 몰입하는 시대인 만큼 서울시50플러스재단 각 캠퍼스에서도 동영상 제작 강의가 많이 열리고 있다.

동영상 제작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표현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소통에 이르는 길임을 소통의 창이 된다는 것을 명시하는 강의의 전제가 매우 친근하고도 흥미로웠다. 한편으로는 50+세대에게 동영상 제작이라는 수월찮은 과제가 어떻게 다가설 수 있는지 궁금함을 가지고 강의에 참관했다.

 

 

▲안나영 강사

 

 

안나영 강사는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미디어교육 교사이자 50+유튜버스쿨의 멘토링 강사로 활동하는 분이다. 동영상 제작 현장과 가르치는 일에 익숙한 분답게 봄처럼 상큼한 단발을 한 채 편안한 말씨로 싹싹하고 섬세하게 강의를 이끌었다.

 

취재가 이루어진 5월 27일은 총 10번의 강의 중 다섯 번째 시간이었다.

지난 네 번의 강의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동향과 기술적 변화, 참여자별 기획안 작성, 온라인 멘토링 진행, 동영상 제작 장비 소개와 시연 등을 거쳐 촬영을 이해하고 실습하는 강의가 진행되었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말을 거는 동영상 구성해보기”로, 이야기 구조를 설계하여 나의 의도를 담아 동영상을 만드는 활동이 진행됐다.

 

모든 강의 주제가 흥미로웠지만, 이번 강의의 주제인 “말을 거는 동영상 구성”은 제목부터 사람 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주제였다.

무릇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의 삶이 곧 이야기 아닌가? 굽고, 곧고, 질고, 마른 스토리텔링에 기반해서 저마다의 삶을 기록하고 표현한 영상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광경을 상상하며 강의에 빠져들어 갔다.

 

 

▲강의 주제

▲예시영상

 

 

오늘 강의는 영상 구성 예시 영상 분석과 동영상 편집을 위한 컴퓨터 활용 기초 이해 그리고 영상 제작 기획안 작성 사례 소개 등 세 가지로 진행되었다.

 

먼저 영상 구성과 관련된 예시 영상을 시청하였다.

지인을 소재로 주관적 시선을 담은 작품인 ’난 어떤 사람이야? 라고 물으신다면‘이 상영되었다.

이 영상에 대한 강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 강의는 동영상의 기법이나 기술 자체를 학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기보단, 참가자가 영상의 문법을 이해하고 동영상에서 무엇을 다룰 것인지 철학적인 고민을 하도록 만드는 강의라는 느낌이 들었다. 강의를 마칠 즈음엔 느낌이 확신이 되었다.

 

 

컴퓨터활용기초이해1

▲컴퓨터활용기초이해2

 

 

다음은 동영상 편집을 위해 컴퓨터 활용의 기초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스마트폰과 PC를 활용하여 동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는데, 스마트폰과 PC를 어떻게 준비해놓아야 멋진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지부터 차근차근 다루었다.

스마트폰 백업하기와 컴퓨터 사양 확인하기, 편집 프로그램인 팟플레이어와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 설치 등등 자세하고 친절한 강의가 이어졌다.

실제로 수강생들이 스스로 동영상 편집을 얼마든지 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작품감상 웹사이트1

▲작품감상 웹사이트2

 

 

마지막으로 영상 제작 기획안 작성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유인물로 배포된 “단편 다큐멘터리 제작 구성안”의 설명을 들은 후 이 구성안에 따라 제작된 “이사”를 감상했다.

강의 초반에 제시된 '영상은 삶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이란 명제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강의 마지막에는 “잘 만들려면 많이 보아야 한다.”라는 말과 함께 작품 감상을 위한 웹 사이트 네 곳이 소개됐고 다음 강의에서 다룰 내용 안내와 질의응답 후 강의가 끝났다.

 

 

▲강의실 전경

 

 

강의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안나영 강사는 이번 강의 “동영상 제작의 기초”를 통해 동영상 제작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50+세대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영상을 통해 나의 어떤 삶을 어떻게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할 것인지 고민하고 답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했다. 세 시간에 걸친 강의가 끝나자, 나는 삶의 이야기가 진흙처럼 매달리는 한편의 인문학 강의를 들었구나 싶었다. 

 

"동영상 제작의 기초“는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어 이미지 비평과 동영상 편집, 편집 환경 만들기, 저작권 살펴보기, 동영상 콘텐츠의 활용 등 강의를 남겨두고 있다.

 

동영상은 모든 사람의 삶 속에 친숙하게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만으로 기본적인 동영상 제작과 편집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누구나 특별한 재능이나 조건 없이 동영상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동영상으로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이런 강의가 우리 가까이 있으니 안나영 강사의 바람처럼 50+세대에게도 동영상이 친숙한 매체로 자리 잡길 바란다.

 

이번 강의를 참관하고 나니 자신과 이웃의 이야기를 영상의 화법으로 담아내는 이 매우 감각적이고 강렬한 도전이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50+세대를 포함해 삶의 이야기를 가진 모든 사람의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강의가 진행된 세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강의실인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컴퓨터실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수칙을 지켜 열 명의 수강생만 참여했고, 동영상 편집에 적합한 사양을 갖춘 PC에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가 미리 설치되어 강의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

50+세대가 자신의 삶을 감각적이고도 현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도록 이런 강의를 마련한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기획과 준비 그리고 배려가 고맙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