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취미로만 찍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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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로를 탐색하는 50+세대,

취미로 찍은 사진을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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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작품으로 간직했던 폴더 속 수많은 사진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판매를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을 스톡 사진가라고 하며 취미로 찍은 사진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PPT를 만들 때,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 등 다양한 곳에 무료로 쓸 수 있는 사진을 가져와 쓰고 있었지만 그것이 스톡 사진인 것은 몰랐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는 ‘서울복지타운’에 위치해있다. 서울시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건물 1층 출입문 앞에 서니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전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자동문이 새삼스럽다.

기분 좋은 커피향을 따라 눈을 돌리면 ‘모두의 부엌’이 보인다.

오늘의 프로그램을 알리는 모니터에 ‘스톡 사진가’, ‘50+ 웹툰 작가 입문’, ‘50+스마트 유튜버’ 가 방문객에게 시간과 장소를 안내한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신진로 탐색’ 과정의 하나로 ‘스톡 사진가 2기’ 수업이 열리고 있다.

5월 11일 개강하여 6월 8일까지 5회차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기자가 25일 방문했을 때는 3회차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수업은 3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여느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다가 5월이 되어서야 열렸다.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한 후 지정해 주는 좌석에 앉았다.

교실을 둘러보니 코로나19 감염이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좌석 배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컴퓨터가 놓인 책상에 한 명씩, 한자리씩 걸러 앉도록 좌석에 표시가 있었다. 이런 좌석 배치는 코로나 시대에 생겨난 새로운 풍경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한동안 이런 식의 지그재그 좌석 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사는 스톡 사진 시장에 대해 설명 중이었다.

스톡 사진 시장은 매우 넓으며 매년 증가세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인터넷을 활용한 디지털 기기 발달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전문 사진작가의 영역이었던 스톡 사진 시장에 디지털카메라 보급과 함께 일반인들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며, 질 좋은 사진을 찍어 꾸준히 업데이트할 수 있다면 취미생활을 가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스톡 사진가로 소득도 올릴 수 있다는 강사의 설명을 들으니 취재차 들린 기자도 스톡 사진의 세계가 더 궁금해졌다.

 

 

“띄어쓰기도 해야 합니까?”

플랫폼에 올릴 사진을 고른 다음 사진 설명하기, 키워드 쓰기 등 여러 단계의 작업을 거쳐 스톡 사진 전문 플랫폼에 등록하는 내용을 공부할 때였다. 사진 설명에 띄어쓰기를 해야 하느냐는 지긋한 연세의 점잖은 목소리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사진에 키워드를 넣는 작업을 할 때도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키워드’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학습자가 스토리가 담긴 사진 설명을 써넣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이 수업에서는 실수를 해도, 설명을 잘못 이해해서 다른 모양을 만들어 놓아도 아무도 주눅 들지 않는 분위기였다.

디지털 기기 다루기도 서툰데 스톡 사진 찍기와 관련된 학습 용어도 낯설어 모든 과정이 더디고 서툴지만 이 교실에서만큼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스톡 사진을 배우는 학습자들 대부분이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학습자가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작업을 하는 분이었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는 50플러스 세대는 드물다. 대부분 통화를 하거나 카톡 주고받기, 유튜브 영상 찾아보기 등 활용이 극히 제한적이다. 그런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스톡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니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키워드 넣기가 왜 중요한가 하면요.” 강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홍보용 영상을 만들 때 사용한 사진이 외국 어린이라는 점이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좋은 사진이라서 사용했는데 한국 어린이와 비슷한 일본 어린이 사진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쓰는 사람도 잘 알아보고 써야 하지만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 사진 설명을 되도록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올려야 사람들이 필요에 꼭 맞는 사진을 쉽고 알맞게 찾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작권 문제나 초상권 문제에 대한 강사의 설명이 이어지자 학습자들은 진지해졌다.

 

이론을 배운 뒤 이들은 좋은 시간에 좋은 장소로 사진 찍기 실습을 나갈 것이다.

사진 찍기를 모르고도, 키워드 넣기를 모르고도 50플러스 이상의 인생을 살았는데, 그들은 왜 말도 낯설고 조작도 서툰 스톡 사진 찍기를 배울까.

나이가 들어감을 앉아서 기다릴 것인가.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선생은 “노인은 늙음의 결과가 아니다. 살아온 날들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렇다. 스톡 사진 찍기를 배우러 온 그들은 작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살아갈 삶 그 자체이며, 문화의 소비자를 넘어 주체적으로 50+세대의 새로운 문화나 양식을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도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던 프로그램들이 하나둘씩 열리기 시작했다.

‘스톡 사진가 되기’ 외에 ‘발도로프 손끝교실’, ‘사학연금공단과 함께하는 생애설계 단기과정’, ‘50+웹툰작가 입문’, ‘50+인생학교 심화2기’, ‘동영상 제작의 기초’ 등의 강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는 매 학기마다 명사초청 특강을 포함해 ‘자기이해’, ‘신진로탐색’, ‘역량개발’, ‘사회참여’ 등 크게 4가지 주제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에서 여는 모든 프로그램은 50+포털(50plus.or.kr)에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

서울에는 현재 3개의 캠퍼스가 있다. 은평구의 서부캠퍼스, 마포구의 중부캠퍼스, 구로구의 남부캠퍼스 등이다.

유익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 전환기를 준비하는 서울시 50+세대의 참여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