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학교 2학기]

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인생교실 제 1강

일시 : 2018. 4. 24(화) 14:00~ 17:00 

장소 : 태릉 백세길

주제 : 소통 - '희망을 본다는 것'

강사 : 소곰선생 이여송

 

봄 비 내린 다음 날

연둣빛 세상이 열리고 있는 태릉백세길 숲에서 시작된

[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숲 속 인생교실]

2학기 선생님들과 함께한 1강스케치 시작합니다.

 

먼저,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전합니다.

언제 달려가도 넉넉한 품으로 나를 안아주고 반겨주며 숲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나무와 숲에 감사드리고,

둘째 로는 이런 강의를 하게 기회를 준 서울시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의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않고 이곳까지

찾아와 주신 우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숲과 나무가 어우러진 인문학을 바탕으로 하는 제 강의는 각박한 현대 도시민들의 삶을

자연과의 재접촉을 통해서 좀 더 편안한 삶으로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소통과 희망]입니다.

소통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펼쳐질 1강 코스는

삼육대학교에서 시작하여 불암산둘레길 중 동행길을 걷고 학도암쪽으로 내려가는 아름다운 산책길입니다.

멋진 산책길 하나 선물 받으시는 하루 되시길~

 

 

지구의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시는 분들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만난 첫 번째 숲 속 친구는 봄의 전령 '민들레'입니다.

생존과 번식이 만들어낸 민들레의 전략을 알아보았더니

하나가 아닌 여럿(200여개의 꽃송이)이 뭉치는 것이었습니다.

곤충인 매개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기 위함이지요.

꽃이 진 다음 날개달린 씨앗을 날릴 즈음에는

바람을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열매대롱을 기다랗게 올리는 것도

관찰 할 수 있으실겁니다.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 나는 민들레에게서 강인한 생명력을 배웁니다.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우리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한 마디가 1년의 성장을 뜻하고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4년까지 잎을 달고 있어

늘 푸르른 것 처럼 보인 다는 것 쯤은 이제는 상식인 인생교실 선생님들께

소나무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4월이 되면 소나무는

싹눈에서 줄기를 내밀고 성장하면서 부피까지 키웁니다.

그러다 5월초 소나무꽃(송홧가루)을 피워 날릴즈음에는

키성장과 둘레(부피성장)키우는 것을 잠시 멈춥니다. 

이것이 선택과 집중입니다.

키와 부피, 꽃을 동시에 키우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비축해 두었던 에너지로 꽃을 피우는 것이지요.

그런 다음 꽃이 지고 잎이 나오면 잎은 부지런히 광합성을 하게 되고

6월이 되면 내년을 준비하는 싹눈을 만듭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길이성장과 부피성장을 해 나가게 되는 것이지요.

활발한 성장을 하다 9월이 되면 모든 성장을 멈추고

그동안의 에너지들로 6월에 만들어 두었던 싹눈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1cm정도로 키웁니다.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전해주는 이야기에서

지나간 우리의 인생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때가 많았음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들을수록 신비롭습니다.

 

딱 보아도 침엽수는 아니네요. 넓은 잎을 가진 활엽수 중 

황량한 겨울숲에서 가장 부지런하게 잎을 피워내는 '귀룽나무'입니다.

꽃자루에 잎이 함께 달린 것이 동정포인트이지요.

 

부지런한 귀룽나무를 지나 숲으로 향하던 중 흙수저 잣나무를 만났습니다.

바위에 뿌리를 내렸지만 꿋꿋히 살아가고 있는 잣나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나 봄에 이 나무아래에는 주차하지 않기로 합니다.

이유는 다 아시지요?

[단풍나무 꽃]

 

노래한 곡 듣겠습니다.

[보릿고개] - 진성

아이야 뛰지마라 배 꺼질라

가슴 시린 보릿고개 길

주린 배 잡고 물 한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의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 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풀피리 꺽어 불던 슬픈 곡조는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이 소나무에 난 상처를 보면 무슨생각이 드시는지요?

지금은 싹눈에서 연둣빛 새 잎이 돋고 꽃이 만발하는 계절입니다만,

불과 30년전만해도 이 시기가 우리로서는 먹고 사는게 가장 힘들었던

춘궁기(보릿고개)였습니다.

역설적으로 꽃이 피면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보는 그런 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릿고개 노래 가사에서도 나오는 초근목피를 연상케 하는 소나무의 상처를 보며

어린시절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전세계 기아인구 8억명 (분쟁지역 60%, 약 5억명)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은,

결국 인간답게 사는 것은,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는 자세 일 것입니다.

 

전국의 산지에서

4~5월에 잎이 전개되는 시기에 연한 홍색의 양성화가 피는 [철쭉]입니다.

꽃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진한 보라색의 점이 그려진 무늬가 보이는데요,

이것 또한 철쭉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소통'입니다.

매개자를 유인할 목적이지요. (honey guide)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작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스트롱맨, 머슬트리(muscle tree)가 연상되고

그늘에서도 잘 견디는 극상림의 '서어나무'인데요,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굉장히 약해 목재로서 가치가 없는 나무입니다.

속이 너무나도 허해 겉모습이나마 강하게 보이려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버트 쿡 박사가 제시한 리더의 3가지 형을 언급한 바 있는데요,

합리적인 형, 수동적인 형, 공격적인 형 입니다.

여기에서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지도자는 상당히 방어적이랍니다.

수동적인 사람이 방어적인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공격적인 사람이 방어적이라는 부분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겉으로 강하게 쎄게 나가는 것이 아닐까요.

이 서어나무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합니다.

그럼 이 부분의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자기 자체적으로는 변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의 상황들이 변화를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김정은을 변화시킨 문재인대통령과 트럼프대통령 처럼 말입니다. )

서어나무를 보며

나의 내면에는 어떤 '나' 가 숨어 있는지 돌아보고

나는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때로는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인가를 최근에 들여다보게 되었고,

여러 선생님들과 이런 시간을 가지며 최고로 힐링을 받은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소나무와 서어나무 혼인목]

나무가 둘이 인접하여 자라다 공간이 협소해지면 서로 경쟁하고 충돌하는 상황이

되는데요, 나무는 더이상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경쟁보다는 공존을 택합니다.

공존하고 공생하기에 지금까지 멸종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가 있었지요.

 

 

 

 

제 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대학 숲'으로 선정되어 우수상을 수상한 삼육대학교 숲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참가자분들끼리 간단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지요.

스물여덟분의 어마어마한 방문객이 곧 숲에 들 예정입니다.

 

숲의 정령들에게

나만의 예의를 갖추고 숲에 드셨지요?

 

 

 

연둣빛 새순과

노란 황매화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연두'는 철들지 않아서 좋고

더 짙어질 거라는 희망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닉네임을 '연두'로 정하려고 딱! 마음 먹고 있었는데, ㅎㅎ

마음을 들킨 선생님께서 나오셔서 '연두'를 향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고 계십니다.

 

한걸음 한걸음

아껴가며 걷고 싶은 길들이 이어집니다.

 

 

 

 

운명적으로 짝이 된 두 분 중

한 분은 눈을 가리고, 다른 한 분은 눈을 가린 분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감각적인 자연산책을 시작합니다.

이 때 안내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나뭇잎, 꽃향기, 나무줄기 등을 느끼기 해줍니다.

"눈을 가리고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숲을 걸어보니 어떠셨나요?"

"지인이 시각장애인입니다. 그 지인을 돕기 위해 늘 손을 잡고 걷는데

 내 팔을 붙드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안내인은 저를 100% 다 믿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그런데 오늘 막상 내가 눈을 가리고 안내자의 안내에 의지하며 걸어보니

 두렵고 무서워 안내인의 팔을 힘껏 붙들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인 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불암산 정상이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서 "숲으로 풍덩!" 구호를  힘차게 외쳐봅니다.

 

[초록과 대비되는 팥배나무 하얀 꽃]

우리나라 숲의 봄은 노랑으로 시작되었지요?

흰색은 여름을 알리는 색입니다.

 

[리기다소나무의 맹아지]

적당한 온도, 습도, 주변의 환경 등

환경적인 요인이 잘 어우러졌을 때 나무는 잘 자랍니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는 자신의 주변환경을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유난히도 맹아지를 많이 내는 리기다소나무는

평소 자신의 삶의 터전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가

있을것이고, 이 맹아지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모습일 것입니다.

심근성으로 깊에 내린 소나무의 뿌리는 나무를 지탱하지만

정작 물과 양분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뿌리는 우리가 걸어다니는 땅에서

그리 깊지 않은 곳에 분포하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주변에 데크를 설치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숲을 가꾸고 보존하며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인생교실 1강의 하이라이트는~

돌콩조교의 오카리나 연주였습니다. ㅋㅋㅋ

성악을 전공하셨는지 노래솜씨도 일품이셨어요..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아이고, 다리야~

다 와 갑니다. 선생님.

 

도란도란 이야기 꽃은

2강 관악산 도란도란 숲 길에서 계속됩니다.

 

 

"하루는 작은 인생이다" 로 시작한 오늘 숲속길 강의,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종원선생님)

 

"예쁜 추억 만들어 주신 소곰선생님, 돌콩조교선생님,

함께 자리하신 모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이경애선생님)

 

"봄의 빛과 오카리나 음색은 환상의 조합이었다오.

오래 기억될 꿈 같은 하루, 고맙습니다. " (배명숙선생님)

 

"소곰선생님, 넘 수고했어요. 내용도 알차고

 아주 아름다운 시간으로 진행해줘서 감사했어요. " (김남수선생님)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경조선생님)

 

 

다음주는 근로자의 날이라서 한 주 건너뛰고

5월8일에

여러선생님들을 환상의 숲으로 모시겠습니다.

소곰선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