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코디네이터 김 소희
세월의 빠름을 느끼며 살면서도 나 스스로 나이 먹어 감을 실감하지 못하고 아직도 마음은 청춘이라며 먼 다른 사림의 일로 생각해 왔는데 고령친화체험관에서 현장학습을 해보는 일정이 있었다. 말부터 들어보지 못하고 교육장소도 생소하여 어떤 방법일까? 하는 궁금증보다는 모르는 장소를 시간에 맞춰 가야한다는 생각에 귀찮은 마음부터 앞섰다. 그러나 자세한 안내로 별 어려움 없이 도착하여 현장체험활동을 시작해 보니 ‘백문이 불여일견(百聞 而 不 與 一見)이라는 옛 속담이 어찌 이리 딱 맞는지 조상님들의 말씀이 새삼 대단하다는걸 또 다시 느끼게 되었다.
처음 생애 체험은 모래가 든 체험복을 발목과 무릎 손목과 팔에 끼고 조끼를 입고 나니 몸을 움직이는 일이 생각보다 힘이 들고 손과 팔의 움직임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데 휠체어에 앉고 다른 짝은 휠체어를 끌고 경사진 곳을 돌아오는데 앉아있는 것도 편치가 않고 휠체어를 잘못 조절하여 뒤집힐까도 불안하였다. 평상시에는 어르신들께서 나이 드셔서 모습이 변하셨겠거니하고 무심코 넘겨왔는데 잠깐의 교육동안에도 힘이 들고 몸이 편치 않아서 빨리 장비를 벗고 싶었다. 몸도 힘든 상황에서 백내장과 녹내장의 체험이 되는 안경까지 써 보니 한 발자국씩 옮겨 가기도 두려움이 앞서 더듬거리며 이동을 해 보았다. 안경을 착용하고 게임을 해 보는데도 앞이 흐리고 시야가 좁아 보여서 어려움이 많았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난청까지 오니 정말 하루하루가 전투 아닌 전투 같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생활이 두려움과 걱정이 되었다. 또 집안의 어르신들께도 미안함과 잘 보살펴 드리지 못한 잘못도 느끼게 되었다.
다음은 어르신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주거체험공간의 안전용품과 도구들을 체험했다. 움직임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이런 용품과 도구들을 보니 반가움이 컸다. 평소 같으면 제품이 다양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렇게 힘든 상황이다 보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모든 생활시설들이 안전하고 편해 보여서 설치하고 싶었다. 그중 높낮이가 조절되는 렌지 대와 실내에서 휠체어를 집안 곳곳을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시설을 보니 허리가 편찮으셔서 불편해 하시는 집 안의 어머니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도 이런 시설을 갖춰서 어르신들께 분양이나 임대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 이런 실버타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TV에서 복지국가의 나라들 소개에서 보고 부러워 한 적도 있었다.
덴마크에서는 기업가가 돈을 벌면 양로원부터 방문하여 필요한 것부터 묻는다고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왜냐하면 그 기업가도 노후에 들어와서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이란다. 아주 오래된 책을 읽은 것인데도 잊혀 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서서히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1층으로 와서 태블릿PC로 그룹치매시스템을 통한 치매선별검사를 해보는데 재미보다는 긴장이 되었다. 어르신들께서 실제로 하실 때는 이보다 더 마음이 불안 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어르신들을 대해 드릴 때는 말 한마디라도 잘 생각해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현장 체험을 해보니 무심히 생활하고 어르신들의 힘들고 어려운 점을 모르고 지내왔음이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생활이 된다고 생각하니 건강을 잘 챙기도록 노력해 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배움이 끝이 없다는 것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배려해야함이 중요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기회가 되었다. 매일 매너리즘에 빠져 무심하게 보내는 생활에서 이렇게 체험과 배움으로 다시 나의 생활을 돌아보며 건강하게 살도록 노력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으로 가꾸어 가리라 다짐해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