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
나도 내 엄마, 내 어머니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혹시나 내게 서운해 하시면서 돌아가신건 아닐까하는 마음에 울음이 북바쳐 올랐다.
나도 종혁처럼 철부지 자식은 아니었을까? 김성은 같은 워킹맘은 아니었을까?
동네에서 억척스럽게 반찬가게를 하는 엄마와 무능력한 시간강사 아들 규현은 보기에도 살가운 사이는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물건 값을 계산하지않고 계산했다고 떼를 쓰는가하면 급기야는 시장에서 남자아이의 신발을 훔쳐 경찰서까지 가게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들에게 춘천에 데려다달라고 하고서는 오리 배 앞에서 한참을 바라보기만 한다. 손주들이 오리배를 태워달라고하자 화를 내며 집으로 가자고했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왜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가족들 모두 걱정과 함께 자신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힘들어 몸을 못가누는 엄마에게는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
딸아이는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주먹밥을 먹고싶다고 아빠를 졸라댔다. 엄마와 같이 일하시던 아주머니께 여쭤보고 만들어주었는데 비리단다. 도대체 엄마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아들 규현은 대학교수 자리에 5,000만원의 후원금이 필요하던차에 엄마가 치매라는 판정을 받자마자 이내 부동산을 찾아가 엄마집을 팔아 그 돈을 마련하려고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았는데 춘천에 “보물”이 있단다. 엄마의 짐 정리를 위해 “보물”을 찾으러 갔는데 그 곳에서 죽은 형의 존재와 엄마의 가슴아픈 사연을 알게된다.
요양원으로 보내진 엄마는 나날이 더 나빠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연필로 꼭꼭 눌러쓴 자식을 위한 사랑의 레시피가 들어있는 “엄마의 공책”을 발견하게 된다. 철부지 아들은 대학교수 면접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무슨 결심이라도 한 듯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다시 집으로 모셔왔다.
이후 규현은 엄마의 레시피로 엄마의 기억을 되살려내기 시작한다. 그로인해 엄마와의 관계가 차츰 회복되면서 “엄마의 공책”이라는 책을 출간하게된다. 책을 받아들며 엄마는 아들의 귀에 대고 “네가 보물이야”라고 말한다.
우리 어머님은 치매는 아니어서 조금 다르긴하지만 새벽같이 출근해서 오밤중에 들어오는 며느리를 기다리며 한마디 말이라도 건네고 싶어하셨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머님 생각이 나 더더욱 슬펐다.
또한 자식들과 옛날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아했었던 지난날이 무척이나 후회스럽다. 지금 내가 그 자리에있다. 우리 아이들도 내게 같이 커피마실 시간도 내어주지 않는다. 무척 슬프고 우울하다. 나도 그랬었으면서도.......
이미 그 두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이제 내 가슴만 메인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치매!
그러나 당사자는 서서히 찾아왔지만, 받아들이고 싶지않았고, 자식에게 누가 되고싶지않아서 더더욱 모른체 했을 것이다.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주변사람이 빨리 발견함으로써 남아있는 기억이 조금 더 천천히 사라지게 도와야함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 모두 조금씩 나누면 행복한 날이 되리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