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고령친화종합체육관을 가다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낯설고 불편한 장소 같다는 이미지가 덧 씌워져
안 그래도 먼 초행길이 더 멀게만 느껴졌던 곳
여유있게 출발했지만 약속한 1시 230분에 겨우 맟출 수 있었다.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과 차 한잔을 하고 2층에 있는 체험실로 갈 때만 해도 그럭저럭 기분은 괜찮았다.
자리에 앉아 체험키트를 착용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 왔다.
발목, 손목 아대에도 모래 주머니가 들어 있었고 조끼를 입는 순간 몸은 천근만근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슬픔이 밀려왔다.
내 지금의 상태가 80살이 되면 이렇게 힘이 들고 어렵게 일상을 살아야 한다는
아득함이 나를 아찔하게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다는 자부심이 있는데 지난 시간들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절망감
거기에 백내장 안경을 끼고 울퉁불퉁한 길을 걷는 체험은 암흑 그 자체였고 내 몸은 무력감 그것이었다.
그 안경을 끼고는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같은 그림 맞추기 블럭게임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런 체험을 하면서 관계맺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하게 다가왔다.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이고 품위있게 생활할 수 있는 일에 미럭하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짧지 않은 어느날 나도 그 범주안에 있을 수 있어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살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풀었다면 꼭 그 사람이 아니어도 또 누군가는 나를 도와 줄 수 있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
김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