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 후반의 나이에 다시 시작해보는 나의 일이 생겼다. 이름하여 건강코디네이터. 나도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 젊은이는아니지만 오늘 견학가는 고령친화체험관은 이름도 낯설고 장소도 낯설었다.
젊은시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인생에는 여러단계가 있는데 유아기부터 청소년 장년 노년 그리고 죽음을 강조하며 사춘기 시절 풋풋했던 학생시절 너희가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격려해주고 삶을 가장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강조하던 때가 있었지, 내 사춘기도 그렇게 긴 터널을 빠져나오느라 많이힘들었는데...
이제는 몸이 나를 배반하는 시기를 경험해야했다. 백내장 녹내장의 안경을 쓰고,길을 걷고 물건을 만들고 꾸미고, 사십대 후반부터 찾아온 노안에 작은 글씨가 안보여 돋보기 쓰는것도 무서운데 노년의 눈은 돋보기로 세상을 보는것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었다.
내 몸은 어떻고? 아이언맨보다 더 많은 것들을 온몸에 장착하며 어눌하기 짝이없는 폼새를 하고 돌아다니다보니 난 그 순간이 그냥 가상 체험이지만 정말 내몸이 그렇게 되어 거동하기조차 힘든다면 이렇게 무성의하게 헛헛한 마음으로 그렇게 살 자신이 있는지 되묻고 싶었다.
친정어머니는 지팡이도 남사스럽다고 사놓고도 한참후에나 사용하시고 휠체어는 두말할것도 없이 안타시더니만, 당신몸과 정신이 모두 당신뜻대로 되지않으시니까그냥 거기에 몸을 맡기셨다. 나도 아마 그렇게되지 않을까?
나이가 든다는것 그리고 내 몸이 예전처럼 말을 잘 듣지 않을경우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배우고 오는길, 다양하고 참신한 복지용구가 물론 도와주겠지만 그도 돈이 만만하지는 않을것같은 생각에 조금은 씁쓸하고 늙어서도 역시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것을 한번 더 확인하고 오는길이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시설과 다양한 체험들을 더 많은 이들과도 공유하며 함께하고 싶었다. 다가오는 나의 노년을 미리 경험해본 소중한 시간들과 이런기회를 갖게된것에 감사하며,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