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올해를 맞이하면서 유 시민의 "어떻게 살것인가"를 읽었을 때에도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이어서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것인가"를 읽었을 때에는

노후를 스스로가 준비하고 결정하는 멋진 삶을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중에 작년에 50+건강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참 보람찼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지금의 봉사하는 삷의 폭을 넓혀보고자 직접 지원을 하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으로 '엄마의 공책'을 쓰신 작가님이 

옛 추억이 몽실몽실 되살아나는 허리우드 극장에 오셔서

생활속 치매얘기와 노년의 삶에 대하여 말씀을 하신후 영화를 보았다.

 

영화 내용은 홀로 된 어머니(이 주실)가 아들(이 종혁)과 딸을 키워낸

30여년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일상이 나온다.

예쁘고 깔끔하게 자라고 있는 화초들이 자연의 재료를 가지고 고추장, 된장, 갖가지 직접 담근 여러 종류를 가지고 주변의 믿음과 신뢰로 단골들과 정말 잘 지내는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마음이 아프고 몸이 아픈 이웃에게 반찬을 파는게 아니라 그냥 나누는 듯한 삶이 이쁘기까지 하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만들었던 벌떡죽도 만드는 법을 노트에 적고,

입맛없어하는 손녀 소율을 위해 소율이 김밥이라는 음식의 레시피도 그림과 함께 적어나가는 아주 정갈하고 깔끔하신 분이다.

다만 이상하게도 아들과는 데면데면하게 지낸다.

아들 또한 시간강사나 하면서 나이들어가는 어머니앞에서 떳떳하지 못해서인지 늘 이쁘게 굴지를 못한다. 그나마 며느리가 생활전선에 나서다시피하는데, 어느날부터 어머니가 조금 이상하다.

간장, 된장, 고추장 항아리를 구별못하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스스로 자각을 하기도 하지만  또 간장바가지를 쏟으며 반찬가게로 내려오는 장면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며느리가 집으로 모시고 오자고 할때에도 아들은 믿을수 없다며 어머니의 이상 징후나 배회를 인정하려하지 않는다.

어린 소율이가 더 철이 든 말을 할때에는 울다가도 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갈수록 치매증상이 심해지니 어쩔 수없이 요양원으로 모시고 갔지만 멍하니 앉아계시는 어머니를 보고만 있을 수없어서 아들은 어머니를 다시 모시고 와 처분했던 반찬가게를 직접 운영하면서 어머니께 옛 추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본인이 가장 잘하고 좋하하는 요리를 하면서 다시 웃음이 되살아나고 아무에게도 말 못할 춘천에 두었던 큰 아들의 위패를 알게되었을 때 동생인 둘째아들이 오리배를 트럭에 싣고 가는 장면은 또 한번 울다가 웃게 만들었다.   

  경도인지장애를 겪지만 모든걸 다 모르고 망각하는 것이 아니니 가족이 사랑으로 감싸고 살아왔던 일상을 그대로 유지하며 사랑으로 감싼다면 증상은 더디게 가고예쁜 치매가 되는거 같다.

집안에서 맏이이다. 여동생도 있고 남동생도 있고 모두들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지만 81세의 홀로 계시는 어머니는 어쩌면 내가 책임을 져야할거 같은 큰 딸이다보니 평소에도 치매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안부전화를 드릴때에도 대화의 중간 중간 간극을 읽으려 애쓴다. 모두다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무언가 정신적 충격이 컸던 분들이 많이 겪는게 치매아닌가 싶기도하기에 우리 어머니도 걱정이다. 조금 먼 지방에 계시니까 솔선수범하여 주변의 어르신들을 섬기노라면 우리엄마도 나와 같은 이웃이 방문해 주지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전국에 250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생긴다고 하니까 말이다.

매화나무는 꺾여도 꽃이 핀다.    우리의 부모님이 매화 나무처럼 사셔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되었으니 국가에서 치매안심센터가 생기는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나 이런 교육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들었음 좋겠다.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도 무지한 부분이다. 치매에 대해서도 먼나라 일인듯 생각해 왔으니 이번 기회에 이렇게 영화로 정신무장을 하고 교육을 시켜나가는 바에 감사드린다.   나이들어가는 것, 익어가는 길목에 서서 더 나이들어가시는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나의 노후를 단단히 설계도 하고, 어르신들에게는 편안함을 전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