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학교] 서울 숲에서 만나는 ‘숲 속 인생교실’ - 남산 숲
4강, 선택 - 산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다.
산림교육전문가 이 여송 강사
최첨단 도시 서울, 이 거대한 도시 속엔 푸른 섬, 남산이 있다.
우리가 지금 서있는 곳은 서울 한양도성의 안쪽이다.
미세먼지 속에 갇힌 서울의 봄이 오늘은 멀게 느껴진다.
아직 겨울옷을 다 벗지 못한 참나무, 신갈나무 숲 사이로
귀룽나무의 여린 초록색 봄옷에 눈길이 멎는다.
성 밖으로 나서면, 소나무 림이 울창하게 펼쳐진다.
숲에 들어서면 미세먼지 농도가 20~30% 낮아진다.
오늘, 미세먼지를 무릅쓰고 나선 길, 이제 소나무 림 속으로 들어선다.
남산 남쪽으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는 햇빛을 좋아한다.
소나무 림 탐방로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오른쪽 사철나무가 반겨준다.
사철나무를 가만히 살펴본다.
잎이 서로 겹치지 않게 지그재그로 나있다.
서로 햇빛을 잘 받기위해 양보하며, 자기 위치를 지키고 사는 모습이 예쁘다.
자연은 순환하면서 변하고 성장한다.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리는 양보에 인색하고 남의 위치를 곁눈질하며 산다.
산수유 노란 꽃에 마음이 설렌다.
꽃말이 ‘영원불멸의 사랑’이라니, 공허한 미소가 새어나온다.
이렇게 작고 노란 꽃이 참으로 엄청난 꽃말을 갖고 있구나싶다.
이 세상 유한의 생명을 가진 그 누가 영원불멸을 말할 수 있을까!
소나무와 잣나무
소나무는 한 묶음에 두 장의 잎이 나고, 잣나무는 한 묶음에 다섯 장의 잎이 난다.
소나무 과 나무 열매 중 잣나무가 가장 크다.
그 안에는 잣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무도 선택과 집중을 하며 성장한다.
나뭇가지로 뿌리 만들기
14개의 나뭇가지로 집짓기
남산에는 5만여 그루의 소나무가 산다.
3만여 그루는 자연적으로, 2만여 그루는 인공적으로 식재되었다.
이 중 100년 이상 된 소나무도 6그루나 된다.
소나무는 키가 모두 비슷하다.
서로 다투지 않고 햇빛을 골고루 받아들이기 위한 서로의 배려다.
소나무 나이는 대개 키보다는 둘레(부피)로 알아본다.
비슷한 키지만, 각기 다른 모습으로 모여, 숲을 이루고 있다.
내리 쬐이는 햇빛의 양에 따라 각기 다른 색깔을 하고 서 있는 늘 푸른 소나무의 기상이 가득 차있다.
소나무 림에서 여유로움을 즐긴다.
미세먼지를 비집고 내리는 햇살, 소나무를 돌아 흘러오는 바람결,
그 바람결엔 생명을 품은 솔 씨도 함께 날린다.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산새소리, 숲 속 걸어가는 곳마다 푸른 솔잎 향이 스쳐간다.
가위바위보게임
왼발 콩콩 오른발 콩콩, 짝을 나누고, 모두 주인공 되어 한바탕 뛰어 본 시간.
꽃피는 시기를 놀이로 구현
두 눈을 가리고 각자 꽃피는 시기를 걸음 거리로 정하고 떨어진 후, 마주선다.
눈을 가린 팀에서 상대를 찾아간다.
식물처럼 빛의 길이를 읽어내는 놀이다.
한쪽으로 휘어진 소나무 앞에 선다.
아름다운 자태를 손가락으로 그대로 따라가며 그려본다.
휘어진 소나무를 아름답다 경탄하는데,
그 멋진 모습 속에 장애를 가진 불편한 소나무의 이야기가 숨어있다.
강사님이 보여주는 두 가지 나이테를 살펴본다.
나이테를 들여다보면서 이상재와 편심생장에 관해 알아본다.
경사지나 바람 영향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
외부환경에 의해 수목이 한쪽으로 기울면, 형성층의 세포분열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한다.
바람이 수간을 구부리려는 힘에 저항하며 똑바로 서기 위해 애쓴 모습이 나이테 속에 담겨있다.
불편한 소나무는 아름답다 하면서, 불편한 이웃에겐 냉담하게 외면하는 우리의 이중성에 새삼 놀라게 된다.
남산제비꽃
작년 4월에 만났던 흰 꽃은 아직 기지개를 켜지 않고 있다.
국수나무
5∼6월, 연한 노란색 꽃이 새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핀다.
니기다 소나무 솔방울
벚나무 뿌리를 품고 있는 깨진 바위와 단풍나무
내 소원을 말해봐.
각자 자기의 소원을 말하고, 나뭇가지를 던져 정해진 곳에 넣는 단체활동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입을 가진 니기다 소나무.
뭐라고 말 했을까?
죽은 소나무
박 찬일
소나무는 누가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하는 데도
사람들은 자꾸 다가가 만진다.
배로 차고 등으로 친다.
싫어한다는 걸 알릴 방법은 죽음뿐이다.
높은 바위 위에 뿌리내린 소나무들도 독하다.
니기다 소나무가 스트레스로 기둥에 많은 옹이를 달고있다. 나무도 지치면, 결국 생명을 다한다.
모두, 나무가 지치지 않도록 바라만 보자고 약속한다.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는 15초가 정점이다.
화가 날 때, 먼저 두 손을 모아 잡는다.
가슴에 손을 X자 나비모양으로 대고 자신을 토닥여 준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걷는다.
걷는 행위는 좌우 뇌를 동시 자극하고, 몸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오늘, 2018년 1학기 ‘숲 속 인생교실’ 마지막 길에 마침표를 찍는다.
도심권50+센터 담당 정 현주 대리는 수강생들을 위해 장미꽃과 깜짝 편지를 남산 숲으로 직접 배달했다.
빨간 장미꽃 한 송이와 각기 다른 내용의 작은 편지가 진짜 봄소식을 전해온 듯하다.
2학기 새 소식을 기다린다는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며, 아쉬운 남산 숲길 나들이를 접는다.
모더레이터 박 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