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숲속 인생교실]

2018.3.20(화) 오후1시30분~4시30분

제 3강 : 인왕산 자락길 숲

주  제 : '관계' - 내 팔은 내가 흔들고 네 팔은 네가 흔든다.

강  사 : 소곰선생 이 여 송

 

 

[윤동주문학관]

 

춘분을 하루 앞 둔 오늘~ 꽃샘추위가 몰려왔습니다.

바람도 차고 꼭 눈이 올 것만 같은 날씨였지요.

하지만,

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숲 속 인생교실은

산수유가 세상과 소통하듯,

꿈과 희망을 가득품은 봄 숲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 묵묵히 걷기 시작합니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인왕산, 남산, 낙산을 잇는 

한양도성의 내사산에 대해 잠시 알아봅니다.

 

 

늘 우리곁에 가까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바라보지 않았을뿐이지요~

 

 

꽃눈(겨울눈)속에 감춰져있었던 산수유의 꽃봉오리가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소통은 곧, 생존(생명)입니다.

그러므로 소통은 처절해야하죠.

 

 

한 송이 한 송이가 이렇게 열릴겁니다.

(부끄러우니 어지간히 들여다보시지요..ㅎㅎㅎ)

산수유는 아주 작은 꽃봉오리에 무려 30여개의 꽃송이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너무 작다보니 뭉치는 전략을 선택한 듯 보입니다.

중국에서 들어온 산수유의 母수는 전라남도 구례에 있구요~

컬링으로 유명해진 의성과 이천에서도 유명합니다.

산수유 꽃 필때 사랑을 고백하고는 한 동안 잊고 지내다

가을에 빨갛게 열린 산수유 열매를 바라보며 소원해진 내 사랑과 다시금 불같은

사랑을 나누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어느 노부부의 사랑이야기에서 배운 '알았데이'를 실천하며

우리 행복한 사랑하며 살아요.

 

 

스페인어로 [퀘렌시아]는

피난처, 안식처, 휴식의 공간을 뜻합니다.

같은 의미로 최근 개봉한 '리틀포레스트' 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인왕산자락길에서 바로 이 장소가 소곰선생의 리틀포레스트 입니다.

좋아하는 공간 뿐만아니라 가슴뛰는 일을 하는 시간,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가끔씩은 영화도 보며 살자구요. 우리 ㅋ

 

 

[소나무 혼인목]

선생님들의 목운동을 위해

사진을 왼쪽으로 90도 기울여 놓은 엄청난 배려를 용서하소서. ㅠ

 

경쟁을 피할 수 없어 공존을 택한 소나무 혼인목`

혼인목은 공간을 공유하고 나의 절반을 내어주면서 하나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1+1= 둘 이 아닌 '하나' 인 것이지요.

여기서 혼인목과 연리목의 다른점을 잠시 알아볼까요?

혼인목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배려하며 하나로 살아가기 때문에 종류가 다른 나무에서도 많이 보이는 현상이고요.

연리목은 서로의 양분을 나누며 붙어자라기 때문에 유전자가 같은, 종류가 같은 나무에서만 가능합니다.

 

 

더이상 가르칠 것 없는 훌륭한 인생교실 선생님들에게

김훈작가의 자전거여행에서 나오는 멋진 글귀 하나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다.'

곧, 꽃이 필거라는 안내문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곳에서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일주일마다 주인이 바뀌는 수목원의 봄 야생화처럼

이 곳에서도 곧 꽃을 피울 주인공이 누구일까 궁금해지네요.

 

 

꽃일까요? 잎일까요?

잎도 꽃같이 아름다운 조팝나무입니다.

 

 

숲속인생교실 제3강 코스는~

윤동주문학관에서 시작하여 수성계곡으로 이어지는 인왕산자락길입니다.

일제의 창지개명의 순화작업으로 1995년도에 제 이름을 찾은 인왕산은

북한산처럼 크고 웅장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까이에 있어 누구나 들를 수 있는 매력넘치는 산입니다.

 

 

무엇을 그리도 자세히 들여다보시는지요?

 

혹시, 이 친구를 보고 계시는 중이신가요? ㅎ

손톱 크기 남짓한 크기에 도톰한 잎사귀가 사시사철 달리는 늘푸른 나무

'회양목'이 부지런히 봄을 알리고 있네요~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날 서둘러 꽃을 피우는 회양목은

화려한 다른 꽃들처럼 누가 알아줄 리 없어도 묵묵히 이른 봄 몇 안되는

곤충들과의 소통을 위해 눈을 떴습니다.

이 맘때

우리 주변 경계목이나 정원수로 많이 심어진 회양목에 눈길 한 번 주세요.

감동이 몰려올 겁니다.

 

 

 

아카시아 아닙니다. 아까시나무입니다.

우리가 잘못 오해하고 있는 아까시나무의 진실을 밝히려면

2박3일도 모자라

오늘은 이만치만..ㅎㅎㅎ

 

 

 

인왕산자락길에서 만난 큰키나무인 '귀룽나무'에서

한국 사람들의 문화인 '빨리빨리 문화'를 잠시 옅봅니다.

숲에서 가장 먼저 연둣빛 잎새를 내밀고 꽃도 빨리 피워냅니다.

그러고는 열매도 빨리 맺고 여름이 끝날 무렵 찬바람이 불면

가장 먼저 낙엽을 떨어뜨리지요.

뭐가 그리도 급한 걸까요?

사실은 다른 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전에 벌과 나비를 불러모으고,

다른 녀석들 아웅다웅 햇빛 경쟁할 때 이미 홀로 한 해 키워 나갈 줄기와

뿌리 다 키우고는 짐짓 여유 부리며 가을과 겨울을 나는 부지런한 전략가 인 것이지요.

 

 

부지런한 귀룽나무를 지나

계단을 오르며 만난 바위소나무 한 그루 만나고 가겠습니다.

못해도 30년은 되어 보이는 이 소나무의 삶은 어땠을까요?

제일 먼저 바위에 찾아온 지의류(땅의 옷)와 이끼 그리고 작은 들풀들로 인해

바위가 기름져 있을 때 마침, 솔씨 하나가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시작한 듯 보입니다.

자신이 뿌리내린 장소를 절대 탓하지 않는 이 소나무는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 성분인 질소를 번개로 부터 얻으며 꿋꿋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지금 인왕산자락길을 걷는 이 순간도

이 곳을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동경의 그 곳입니다.

지금을 즐기고 내가 있는 이 자리가 꽃자리임을 생각하게 하는 바위소나무였습니다.

 

 

어~흥!

 

 

어느 것이 생강나무이고 어느 것이 산수유였더라요? ㅎ

이제는 확실히 구분하실 수 있으시지요?

 

 

[두꺼비바위]

두껍아 두껍아 너는 안춥니?

아효 추워라~~

 

 

 

[개암나무 수꽃]

 

[개암나무 암꽃]

 

[옻을 채취중인 옻나무 사진] 

가온다리를 지나면서

물오리나무의 수꽃과 빨간 암꽃을 만났었고요~

(물오리나무 수꽃, 암꽃사진은 너무 멀리 있어서 사진을 찍지 못해서

개암나무로 대신합니다.)

 

개옻나무앞에서 트집과 생트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무에 생채기를 내는 것을 '트집잡는다'라고 하고

이 것처럼 살아 있는 나무에 트집을 잡는 것을 '생트집'이라고 합니다.

생트집이라는 어원이 여기서 나온 것이었어요.

나무 뿐만아니라 사람한테도 생트집은 잡지 않기로 해요. 우리.

 

 

한양도성의 역사이야기는

바람 몰아치는 전망대에서 듣는 것이 딱! 입니다. ㅠㅠ

아효 추워라~~

 

 

우리나라 숲을 초록으로 물들게 한 일등공신 리기다소나무는

어느쪽에 있는 나무일까요?

 

左 : 소나무,  右 : 리기다소나무

 

 

장수풍뎅이, 너구리, 산새, 애벌레 등

여러 생명을 품은 오래된 아까시나무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것을 바라볼 때 한 가지만 보고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나무의 환경이 되어 보지 않고,

저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았다면 그 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꼭대기에 둥지는 트는 까치와

수피 속에 사는 애벌레와 그 애벌레에게 알을 까는 기생벌과

밑둥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사는 너구리의 관점은 다 다르니까요.

 

 

숲의 이야기에 물들며

어느덧 인생교실 3강도 마무리 되어갑니다.

 

 

3강이 마무리 되기 전에

의미있는 체험 하나 해보려구요.

저기 앞에 보이는 잎모양이 손바닥모양을 닮은 단풍나무를

자연물을 이용해 그대로 표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 스캔하고 끝내지 마시고 자세히 보고 또 보며 정성을 기울여보세요.

 

 

역시,

더이상 가르칠 것이 없는 숲 속 인생교실 선생님들이라

상당히 섬세하게 잘 표현되었네요~ 훌륭하세요.

(주머니에 손 넣고 계신 3분이 더 힘을 보태셨다면 100점도 맞을 수 있었는데..ㅋ)

그럼, 이번에는 자리를 반대편으로 옮겨 우리가 표현한 나무를 살펴볼까요?

무엇으로 보이나요?

그렇죠. '뿌리'입니다.

우리가 직접 나무의 뿌리를 파 보지 않더라도 이 나무의 뿌리는 지금 보시는 대로

이렇게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나무가 커 나아가려면 우리 눈에 보이는 줄기의 모양 그대로 뿌리를 뻗어나가야

이 나무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가지치기 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가지치기라는 것은 굵은 줄기가 있고 그 줄기를 따라 계속 자라는 것을 말하는데

영어로는 branching 이라고 하고, 분지分枝라고 합니다.

그러데, 때로는 가지치기라는 것이 가지가 많아 잘라주는 것을 의미하는 전정, 전지의 뜻도 있는데요.

이것도 가지치기 pruning 입니다.

(발음이 안 좋더라도 금방 끝나니까 조금만 참아주세요..ㅋㅋㅋㅋ)

가지치기는 이처럼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조금 전 만났던 소나무혼인목에서도 보았듯이 옆에 있던 소나무가 가지를 내밀면

배려하며 나의 가지를 쳐 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로 시작한 줄기가 두 줄기로 이어져 가지를 쳐 나가다가

50~60대에는 계속 뻗어만 나갈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가지는 쳐 내는 pruning이

필요합니다. 너무 많은 가지를 달고 가면 나무도 힘들 듯 우리의 인생도 벅차니까요.

 

하나의 씨앗에서 시작한 가지는

땅 위와 땅 속으로 똑같이 만들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땅 속의 가지인 나무의 뿌리를 표현해 보며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잠시 생각의 깊이에서 나와 가벼운 몸풀기 놀이 한 번 해볼께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의 먹이 쟁탈전]

둘씩 짝을 이루어 가위 바위 보!

이기면 한발 앞으로 지면 뒤로 한발....

가위바위보 놀이는 언제 어디서 누구랑 해도 재밌습니다. ㅎㅎㅎㅎ

장수풍뎅이가 이겼던가요? ㅋ

 

 

 

 

 

말도 안되는 손꾸락마술부터~

뭐든 나오는 삐리릭~~~~뽕! 스케치북 마술까지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여기서 Tip! 하나 드리자면

돈이 나오는 마술은 참가자와 함께라야 더 재밌다는 거~~~~

 

 

사계절 언제 들러도 아름다운 전망을 선물해주는

인왕산 수성계곡에서

김성환선생님의 역사이야기도 함께 했습니다.

사진자료까지 챙겨서 설명해주시니 더 쏙쏙 들어옵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추운 하루였습니다.

감기 걸리지는 않으셨는지 걱정입니다.

 

다음주는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숲 속 인생교실 제 4강이

태릉백세길에서 펼쳐집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모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