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취미생활을 원하는 50+ 세대를 위해 개설된 "생 초보 수채화"강의도 벌써 5회차에 접어들었다. 대다수의 수강생들이 수업 전 이미 도착하여 미술 도구의 준비에 분주하다. 5강을 맞은 오늘도 기본 도구인 이젤을 설치하는 것 조차 만만치 않지만 그림을 배운다는 생각에 마음은 이미 들떠있다.
지난 시간까지 기본원리와 정물화 그리기를 배웠고 이제 남은 마지막 두개 차수의 강의는 풍경화를 배우는 과정이다. 풍경화의 경우, 정물화와는 달리 그리고자 하는 대상과 형태가 조금 달라도 원근법만 맞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풍경화가 더 쉬울 수도 있다고 한다. 풍경화에 처음 도전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강사께서는 가지각색의 나무 그림을 나누어 주었다. 나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각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받아들고 실습에 임하는 수강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고 강사께서는 강의장을 순회하며 일대일 지도에 나선다. 언뜻 보면 유명 화가들을 방불케하는 모습들이지만 붓을 쥔 손은 생각만큼 움직여주지 않는다. 드디어 강사께서는 모든 수강생들을 불러모아 직접 지도에 나선다.
나무를 중심으로 한 풍경화를 어떻게 그리면 되는지 하나하나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직접 시연을 하신다. 밝은 부분에서 어두운 부분의 순서로 그리되 어두운 부분에는 밤색을 섞으라고 한다. 또한 잎사귀 끝부분의 특색을 고려하여 표현하면 좋다고 한다. 즉 활엽수는 처지게 소나무는 삐죽삐죽하게 하는 식이다.
나무의 줄기를 그릴 때는 우선 줄기 전체를 물로 그려놓고 그 위에 명암을 고려하여 물감을 칠한다. 이렇게 되면 먼저 그려놓은 물의 영향으로 실제와 같은 풍경이 묘사된다. 또한 나무의 진짜 색깔은 우리가 평소 인지하고 있는 색깔과는 차이가 있음도 알려주었다. 실제로 강사께서는 집앞의 나무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항상 눈여겨 본다고 한다.
강사께서 설명과 시연에 집중하는 사이, 땅 부분의 세세한 묘사까지 더해지니 순식간에 멎진 풍경화가 완성되었다.
이제 각각의 자리에서 실습이 이루어지고 강사께서는 부지런히 순회지도를 하신다. 특히 오늘은 각자의 스케치북을 제출받겠다고 선언한 까닭인지 실습에 임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은 어제 수능을 치루는 학생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글과 사진 : 50+도심권 모더레이터 김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