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냉장고를 부탁해요

 

6강 – 가족 건강 보양식

 

한 분은 유화 전시회 준비로 빠지시고,

한 분은 지각을 하셨음에도

서두르지 않고 당당하게 천천히 들어오신다.

 

오늘의 차는 쌍화탕.

시중에서 파는 것과 달리 단 맛이 적어 다들 좋아하신다.

 

 

 

 

 

가족 건강 보양식이라 해서 고기 등 거창한 것만을 떠올리지 말고

제 철에 나는 재료로 정성을 들이는 게 보양식이라는 심온 강사님.

당연한 상식임에도 요리의 달인께 들으니

왜 이런 생각을 못했지?”라는 탄식과 함께

냉동실 가득 뼈다귀를 쟁여 둔 게 후회된다.

 

 

 

 

 

들깨가루는 법적으로 GMO 표시를 안 해도 되므로

가능하면 100% 들깨를 사도록 한다.

청양 고추는 어슷 썬 후에 물에 담가 씨를 뺀다.

매운 거 싫은 분들은 그냥 그릇 바닥에 두고 들깨 탕을 부어 먹는다.

파래무침에서 배는 나중에 넣는다.

배 넣은 파래무침은 냉장고 보관 하며 오래 먹기엔 나쁘다.

들깨와 찹쌀가루가 눅지 않도록 계속 젓는다.

 

 

 

 

 

 

이처럼 강사님이 시범을 보이며 세세하게 설명했건만

재료를 받아들고는

첫 작업인 무를 썰기까지,

이리 뒤집어보고 저리 뒤집어 보는 50플러스 남성들.

버섯 구별을 못하셔 일일이 물어보신다.

각자 무친 파래를 맛보며

우리 것이 맛있다고 우기시기도 한다.

 

 

 

 

 

진지한 수험생 자세로 재료를 썰고,

들깨와 녹말을 젓고

그렇게 파래무침과 버섯 순두부 들깨탕이 완성되었다.

강사님이 뚝딱 만드신 배 무침과 각종 야채 절임까지

한 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모더레이터랍시고 매번 얻어먹는 게 미안했던 나는

감과 배를 깎아와 후식으로 체면치레했다.

 

 

 

 

 

식사하는 동안 우리 농산물 문제수입 농산물 문제를 이야기했다.

한 끼 식사를 하며 먹거리 문제를 두루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요리를 배우는 50플러스 남성 인구가 많아지면

요리하기의 번거로움을 깨닫고

수입 농산물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건강한 밥상 만들기가 확산되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