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영화관 – 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Secret)
10월25일, 수요영화관에선 평소 보기 힘든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Secret)>을 상영했다. 2007년도 영화이지만, 당시 28살에 불과했던 대만의 재주 많은 청년 주걸륜(周杰倫 Jay Chou)이 연출, 대본, 주연, 음악을 도맡은 영화라, 우리나라에서도 꽤 히트했던 영화다. 학창 시절 배경 첫사랑 영화로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대만에선 잘 생긴 청춘스타의 학창 시절 영화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이번 수요영화관 영화 설명은 영화와 50+ '글쟁이사업단에서 활동 중인 한광주선생님이 맡아주었다. 제목 그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많은 영화라서 영화 설명이 조심스럽다며, 영화 줄거리를 자분자분 아슬아슬 풀어내주셨다. 음악이 중요한 영화이니만큼 음악실에 걸려있는 쇼팽과 연인 조르주 상드 그림을 잘 보라며, 쇼팽 음악 곡도 알려주셨다. 물론 영화 촬영 장소인 단수이(淡水)의 아름다운 해변 풍광과 고풍스러운 빨간 벽돌 건물 학교 단장고등학교(淡江高級中學)도, 대만 여행 시 꼭 들러보라는 팁을 주셨다.
세월이 흘러 다시 보니 29살 청년의 치기 어린 감상, 음악을 하며 느꼈던 자신의 심정을 말로 푸는 대목 등, 아쉬움이 적지 않은 영화다. 그러나 젊고 준수한 주걸륜과 청순한 계륜미( 桂綸鎂 Lun-mei Guey)의 교복 입은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풋풋함이 느껴진다. 주걸륜의 아버지로 등장한 황추생(黃秋生 Anthony Wong Chau-Sang)의 멋진 중년 자태가 나를 더 ‘심쿵’하게 만들긴 했지만. 아무튼 배우 이미지와 역할이 영화의 70% 이상을 좌우함을 새삼 확인시켜준 영화다. 왜 우리나라엔 중화권이나 일본의 학창 시절 영화처럼 맑고 순수한 영화가 제작되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 순정으로부터 멀어진지 오래인, 적폐공화국이어서?
수요영화관을 찾는 분 중 영화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이 적지 않다. 영화 속 사연에 마음을 졸이며 빠져들고, 한 줄 쓰기도 대부분 참여하신다. 그러나 몇 분은 여전히 자신이 앉았던 좌석에 종이컵을 그대로 두고 간다든가, 실내화를 내던지고 간다든가, 매너 없는 분이 계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좋은 영화 감상 공간이 되도록 마음을 모아주시면 좋겠다. 좋은 영화를 보고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지?
주걸륜과 계륜미의 배우 포스를 감상하며 불쾌함을 잊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