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문화학교]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여행'
제 4강 _ 하늘공원 억새 숲
강사 : 소곰선생 이여송 (산림교육전문가)
주제 : 바람
아주 옛날에는 억새와 갈대가 산에서 사이좋게 살았드랬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갈대가 길을 떠나는데~
못다한 이야기는 하늘공원 억새 숲에서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글자는 없지만 하늘이 내려준 책' 이라는 의미의 '무자천서'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우리가 숲에 드는 이유입니다. 숲은 하늘이 내려준 책입니다.
둥근열매하나를 보고 책 한권으로 읽어내는 시인의 '見'을 만나러
오늘도 숲에 듭니다.
뭐가 보이시나요?
코스모스만 보이시나요?
우리는 늘 화려하고 매끄럽고 반듯한 것들에만 시선을 두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통이나 관계도 나하고 통하는 사람들하고만 하려고 하죠.
코스모스의 화려함 뒤에 겉으로는 빈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억새를 좀 보아주세요.
커다란 광야에서 한 없이 작아져보는 것도 힐링입니다.
하늘공원 억새들의 무위자연의 삶과 순응하는 삶을 엿보러 지금부터 가을여행 4강 시작하겠습니다.
출발~~~
하늘공원으로 가는 길의 시작은 기다림이었습니다.
기다림도 즐거운 가을여행선생님들과 "맹", "꽁","이" 전기차 탑승을 앞두고 한 컷!
첫 번째 맹꽁이 전기차 출발~
완전 신납니다. ㅎㅎㅎㅎㅎ
드디어,
하늘이 닿을 것 같은,
2017 서울억새축제가 시작된 하늘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드 넓은 하늘공원 곳곳에는 느티나무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느티나무 쉼터에서 우리는
땅을 기름지게 해주는 장치가 뿌리에 마련된 콩과식물 '싸리'와 이름도 예쁜 '낭아초'를 만났습니다.
40년이 넘도록 서울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산을 이루어 사방십리에 파리떼와 악취가 진동하던 버림받은 땅이 었던 이곳 난지도는 그무렵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들어 쓰레기 산을 뒤지며 폐지나 빈명 고철 같은 것들을 골라내 생계를 꾸려나가기도 했던 곳입니다.
그랬던 곳을 제주도의 억새가 덮어 주었습니다.
속살까지 온전히 자연으로 돌아가기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겠지만 거대한 쓰레기 산이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원으로 천지개벽하고 인간이 만든 쓰레기를 정화시켜 다시 자연의 순환 과정으로 끌어안은 대자연의 포용과 용서, 그리고 치유의 은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제목 : 억새의 한살이 [사진제공 : 가을여행 허정림선생님]
억새는 바람부는 쪽으로 일제히 쓰러지고 바람의 끝자락에서 일제히 일어섭니다.
바람이 꽃가루를 날리고 또한 씨앗도 퍼트리지요. 억새의 이삭은 가지런한데 꽃을 피우면 가지런하던 꽃이삭이 사방으로 펼쳐집니다. 바람에 자기의 꽃가루를 옮기고 바람을 타고 온 다른 꽃가루를 받기 위함이지요. 꽃이 지면 펼쳐있던 이삭은 다시 단정해집니다. 자식들이 잘 크는 동안 보호하는 중인겁니다. 또다시 씨앗이 여물면 다시한번 이삭을 사방으로 펼쳐 바람에 씨앗을 날려보냅니다.
억새와 바람은 이처럼 아름답게 어울려 살아갑니다.
나무와 풀의 구별법과 전설 따라 삼천리 억새이야기가 시작되었었지요~
(나무는 겨울에도 지상부가 살아있다. 나이테가 있다. 형성층이 있다. 겨울눈이 있다.
끝으로 발로차면 내 발이 아프다.ㅋㅋ)
아주 옛날 옛날에는 억새와 갈대, 달뿌리풀이 함께 산에서 사이좋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갈대가 강가에 바람을 쐬러 간다고 하니 옆에 있던 달뿌리풀도 같이 가겠답니다.
그렇게 둘이는 길을 나셨습니다. 긴 여행을 하며 산을 거의 다 내려올 무렵 강한 비바람을 만나게 됩니다. 앞서가던 갈대에서 달뿌리풀은 같이가자 사정해보지만 갈대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이왕 나섯으니 갈때까지 가보겠다며 가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달뿌리풀은 냇물이 불어나 곧 떠내려갈 것 같아 자기들끼리 서로 손을 맞잡고 며칠 버티다보니 그곳에 그만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그 와중에 포기마다 뿌리를 깊고 튼튼하게 내려 물 맑은 계곡에 아주 눌러 앉아 살게 되었는데 서로 뿌리를 달고 살아서 달뿌리풀이라고 한다지요.
한편, 갈때까지 간다며 떠났던 갈대는 바닷가 근처에 이르러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됩니다.
혼자남은 억새는 곧 돌아오마고 떠난 갈대가 영영 돌아오지 않자 지금도 산능성에서 억새게 울고 있다는 전설 따라 삼천리였습니다..ㅎㅎ
(식물의 천이과정을 재밌게 풀어낸 전설이었습니다.)
식물의 군락은 해가 지남에 따라 점점 그 환경에서 적응력이 강한 친구가 살아남고 그 강한 식물을 중심으로 모양이 바뀌어 갑니다.
바닷가에서는 갈대가 극상이고 산꼭대기에는 억새가 극상인 것이지요. 어쩌면 이런 현상이 경쟁의 산물이 아니라 경쟁을 피해서 자기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 간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파브르'의 식물이야기에서는
"나는 그대처럼 바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네, 아무리 바람이 세개 불어도 부는대로 몸을 숙이면 되거든" 돌풍에 쓰러질 듯 보이는 떡갈나무를 보고 갈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갈대와 대나무 같은 벼과 식물들은 속이 비어 있기때문에 쉽게 부러지지 않고 휠 수 있습니다. 강한바람에 대항하지 않고 강한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흔들리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참 멋진 친구들입니다.
볼수록 매력적인 북한산의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쉼터에서
도성의 안쪽과 함께 도성 밖으로 남쪽 한강까지를 포괄한 [조선성시도]를 보며 서울의 랜드마크는
서울의 정체성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구조물인 남산타워가 아닌 북한산과 한강사이의 모든 공간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세종로 네거리에서 광화문 경복궁 북악산 보현봉 북한산(삼각산) 백두산을 축으로 하는 거대한 구도속에서 대자연(신)과 인위적인 대도시가 잘 어우러져 기상이 우뚝하고 그 기본축을 따라 내려오면 만나는 한강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원더풀'입니다.
한강다리는 30개도 맞고 32개도 맞습니다.
30개는 반포대교 아래에 있는 잠수교와 한강의 동서를 잇는 노량대교를 뺀 숫자이니까요~
'강물은 흘러갑니다..아하 제3한강교밑을'~~
한강다리 중 제일 먼저 만들어진 한강철교와 견자교(마포대교), 그리고 제3한강교인 한남대교이야기까지 한강의 다리에 얽힌 추억들도 참으로 많습니다.
아참! 성산대교옆에 새로 만들고 있는 다리는 2021년 준공예정인 '월드컵대교'입니다.
"마음이 그릇이면 천지가 희망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늘을 담는 그릇 전망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담는 그릇 전망대에서 드넓은 억새밭을 마주하며
팍팍한 일상에 마음의 쉼표를 찍는 계기를 마련한다음, 아주 특별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억새뿌리에 기생하는 한해살이 기생식물인 '야고'라는 친구입니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된 야고는 줄기는 매우 짧아 땅위에 거의 나오지 않고
꽃자루는 10~20cm의 길이로 길고, 꽃자루 끝에 1개씩 홍자색 꽃이 옆을 향해 핍니다.
대개 남부지방의 섬에서 발견되는 야고가 서울의 하늘공원에서 자라고 있는 것은 제주도의 억새를 심으면서 같이 옮겨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잎이 없어 담뱃대를 더 닮은 야고가 우리에게 무언가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몸짓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서울로 보낸 선물 '야고', 이름이 좀 길더라도 '야고'를 '담뱃대더부살이'로 한 번 불러주시지요.
식물의 열매가 어미곁을 떠나는 방법은 날고, 구르고, 먹히고, 스스로 자폭하고, 물에 떠내려가는 등 많은 방법이 있는데 이 친구는 동물의 등에 살짝 몰래 들러붙어 무전여행을 떠난답니다. ㅎ
(이질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