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문화학교]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여행'
제 2강 _ 안산 자락길 숲
강사 : 소곰선생 이여송 (산림교육전문가)
주제 : 줄기 - 식물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안산 자락길숲에서
숲의 싱그러움과 따사로움으로 샤워할 준비 되셨는지요?
가을여행 선생님들~ 한 주간 잘 지내셨는지요?
오늘여행코스는 서울 도심에 자리잡은 안산 자락길 숲입니다.
적당한 오르막 뒤에 만나게 되는 메타세콰이어숲, 자작나무숲, 잣나무숲은
숲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밀의 문이 될 것이고,
그 뒤에 이어지는 잘 조성된 데크길은 우리를 편안함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곳 안산숲은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아까시나무숲이었던 곳에 잣나무, 메타세콰이어, 독일가문비나무,
복자기 등이 군락을 지어 식재되었습니다.
인위적인 녹화사업으로 지금같은 숲이 되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숲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어느정도 기여했다고 봅니다만,
도시섬에 갇힌 지금의 숲은 건강하기보다는 공해에 찌들어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아까시림을 그대로 놔두었다면 지금은 어떤 숲이 되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자연발생적인 숲은 적응기간을 거치면서 자리를 잡기 때문에 나무들이 더욱더
건강할 수 있습니다.
도시섬에 갇힌 이 친구들이 매일 매일 행복할 수는 없을까요?
이름을 알고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 풀꽃2 나태주 -
오늘은 가을여행선생님들과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기 위해
이름표를 준비했답니다.
그리고 가을여행을 이끌어주실 회장님도 선출되었구요~
까치회 조영신회장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겨울에는 봄의 길들을 떠올릴 수 없었고, 봄에는 겨울의 길들이 믿어지지 않는다.' 라고
김훈 작가는 말합니다.
이곳 벚나무길에 4월초 벚꽃이 한창일때 얼마나 아름다운 길이었을지 믿어지시나요?
내년봄엔 놓치지 않고 꼭! 한번 들러봐야 겠습니다.
벚나무의 가지뻗음은 전형적인 활엽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의 로또에 오늘도 대박난 선생님들~ 주목해주세요^^
오늘은 나무의 줄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식물은 잎, 줄기, 뿌리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그중 줄기의 역할은 크게 1.지탱, 2.공급, 3.잎으로부터 탄수화물전달을 들수 있습니다.
빨대다발을 묶어놓은 것처럼 흙에서 뿌리가 흡수한 물을 위로 운반하고(상행선),
잎에서 만든 설탕물을 아래로 운반하는(하행선) 미세한 관들의 더미가 바로 줄기인데요~
나무줄기로 직접 체험해보니 정말이지 신통방통합니다.
목재(wood)는 강하고 가볍고 유연하고 무독성이며 날씨의 변화에 강합니다.
수천년동안 발전한 인류문명에도 우리는 이보다 더 나은 다목적 건축재를 만들어내지 못했지요.
고도의 첨단기술의 발달로 인공재질의 건축재가 많이 나왔음에도 주택을 지을 때 가장 인기있는
자재는 목재입니다.
미국에서만 지난 20년사이에 사용된 나무판자를 나열하면 지구에서 화성까지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하니~~
솔방울과 물이 만나면?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본래 이름은 돌틈에서 나오는 마늘종 모양을 닮았다 하여
'석산화'라고 하는 [꽃무릇]이 요즘 안산숲에 한창입니다.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는 꽃무릇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여
상사화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잎이 지고 난 후에 꽃이 피는 상사화와는 엄연히 다르답니다.
하늘의 향해 힘찬 기상을 내뿜고 있는 메타세콰이어숲에 들어서니 정말이지 장관입니다.
벚나무에 쌓인 낙엽층에 어렵게 자리잡은 참나무(떡갈나무)한그루 보이시나요?
오래된 침엽수림은 빽빽한 숲 덮개층에 의한 만성적인 빛 부족으로 낙엽이 두껍게 쌓이므로
씨앗들이 발아하기에 고통스럽습니다.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들의 어린나무들은 그래서 큰 나무가 쓰러진 틈에서 땅으로 솟아있는
줄기(그루터기 등)위에서 쉽게 발아하지요.
쓰러진 나무를 따라 어린나무들이 자라나는 모습은 침엽수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하늘도 높고 숲 속을 지나는 물빛과 바람결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여름 내내 무표정한 녹색이던 숲이 하루가 다르게 표정을 바꾸는 것을 도시에 사는 우리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고 말지요~
메타세콰이어 숲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잠시 숨 고르고 가겠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목재 한 조각 한 조각(가구)이 한때는 살아있는 생물의 일부로
탁트인 야외에서 녹색으로 활기에 넘치게 살아 있었습니다.
그 목재들의 나뭇결을 살펴보면 한 두개의 나이테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 섬세한 선들은 그 나무가 살았던 세월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그 이야기들을 들을 줄 안다면 각각의 나이테들은 비가 어떻게 내렸는지, 바람은 어떻게 불었는지,
햇살은 얼마나 따뜻했는지를 이야기해 줄 것입니다.
오늘 집에 들어가시거든 한 번 귀 기울여보세요~
나무가 줄기를 잃는 일도 자기 삶의 일부입니다.
보통은 바람, 천둥, 혹은 중력의 뜻으로 가지를 잃어가지요,
가지가 떨어져 나간 자리는 1년후에는 거의 모든 나무가 부피생장을 하기때문에
그 상처를 치료하고 또 그 위에 나이테를 또 쌓기 때문에 표면에서는 전혀 상처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상처를 잘 치유한 메타세콰이어 줄기 한번 눌러보실래요?
말랑말랑 하지요?
앞으로는 메타세콰이어 숲에 오시거든
메타ㅁ, 말랑말랑 ㅁ, 으로 기억하시면 됩니다.
참 쉽죠 잉!ㅎ
모든 관계의 출발점은 상대가 아닌 나, 바로 나의 자존감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조건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세요~
'난 참 착해'
'숲에 자주 올거야'
마음이 조금은 말랑말랑 해지셨나요?
숲에서 만나는 열매를 자세히 살펴 보면
이 숲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종이 함께 어울려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참, 청설모 우숩게 보지마세요, 알 없는 잣은 그대로 두는 영리한 친구입니다.
솔방울이 물을 만나면 요렇게 오므리는지 알고 계셨는지요?
날개를 달고 있는 솔씨는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날에는 이런 모습으로 씨앗을
지켜냅니다.
열매가 다 익어도 실편이 벌어지지 않는 폐쇄구과인 [방크스소나무] 한 그루를 만났습니다.
산불이나 고온에 노출되어야 비로소 실편 사이가 벌어져 종자를 산포시키는 극양지식물로서
고향은 북아메리카(미국)입니다.
자연이라는 신비로움의 끝은 어디일까요?
즐거운 간식시간이 있어 가을여행이 더 행복하다는 변자매님~ ㅎㅎ
새콤달콤 키위가
맛있는 크래커와 만나니 말로표현이 안되는 특별한 맛을 선물합니다.
나무의 나이테는 나이말고도 많은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나이테가 두꺼우면 그 해에는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을 수도 있고,
사춘기여서 일 수도 있고, 멀리서 날아온 익숙치 않은 꽃가루 때문에 성장 호르몬이 난데없이
많이 분비되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잣나무, 때죽나무, 향나무, 물푸레나무, 다릅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줄기의 절단면을 살펴보니 하나도 같은것이 없이 다 다르네요~
간식을 식사처럼 하신 선생님들에게 건강을 선물해드리는
'물관', ' 체관' 놀이^^
가을여행 선생님들의 소중한 관절을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만~ㅎㅎㅎㅎ
오늘의 미션!
[두 손과 팔로 나무를 꼭 안아주세요!]
나무도 자신의 유년기를 기억할까요?
노르웨이 과학자들은 찬 기후와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는 가문비나무 형제들에서 난 씨앗을 모아
이 수천개에 달하는 이 씨들을 동일한 조건에서 발아시켜 살아남은 나무들을 한 숲 안에서 자랄
때까지 키웠답니다.
모든 가문비나무는 가을마다 똑같은 일을 합니다. 겨울맞을 채비를 하는 것이죠.
첫서리가 내릴 것에 대비해 성장을 멈추는 '버드 세트bud set'-(겨울눈을 만드는 일)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두 종류의 나무를 한 곳에 키웠는데 추운 기후에서 배아시절을 보낸 나무들은 어김없이
다른나무들보다 2~3주 먼저 버드세트를 시작해서 더 길고 추운 겨울에 대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무들은 이렇게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 그다지 유리하지 않는 상황인데도 씨앗이었을
때 겪었던 차가운 기후를 기억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죠.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융통성(눈이 가지를 무겁게 하면 흔들어 털어버리는)을
가문비나무를 통해 배웁니다.
기름성분 가득담은 자작나무 수피를 직접 태워보니
정말 자작자작 소리가 나네요~~
극양수인 자작나무가 어떻게 뜨거운 빛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지~
희빈장씨는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들어도 들어도 재밌습니다. ㅎㅎㅎ
생물군집의 서식공간을 지칭하는' 비오톱'의 일종인 '생태연못'입니다.
비오톱(biotope)은
그리스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비오스(bios)와 땅 또는 영역이라는 의미의 토포스(topos)가
결합된 용어로 숲 곳곳에 만들어진 비오톱은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야생동물이 안심하고 보금자리로 있도록 하는 생명의 영역이 되고 있습니다.
생태연못에 비친 또 따른 자연들도 찾으셨지요?
이름을 안다는 건 사랑의 시작이지만
다 알고나면 관심 밖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나무 6형제를 식별하는 일은 인내와 시간이 요하는 일이지만
이들의 미세한 차이를 찾고 구분하는 일은 매우 즐겁고 신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커다랗게 자란 졸참나무와 바위틈에 자리잡은 떡갈나무 정도는 이제 구분하시겠지요?
한 분 한분의 소중한 발걸음이 모여 가을여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7. 9. 22(금) 안산자락길 숲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