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영화관 –필로미나의 기적 Philomena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
(주연) 주디 덴치, 스티브 쿠건
2013년 작/ 98분, 12세이상관람가
2013년, 아일랜드에서는 총리가 나서서 ‘나라의 수치’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사과했던 일이 있었다. 그 사과는 ‘막달레나 세탁소의 여성들’을 향한 것이었다. ‘막달레나 세탁소(Magdalene Laundry)’ 혹은 ‘막달레나 보호소’는 매춘부나 결혼 전에 아이를 임신한 젊은 여성들이 공동체 생활을 했던 곳으로, 아일랜드와 북미 지역에서 18세기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가톨릭 수녀들에 의해 운영되어 왔던 기관이다. 그런데 아일랜드의 총리가 이곳에서 지냈던 여성들에게 사과를 했다. 왜였을까?
2002년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은 <막달레나 시스터즈>(피터 뮬란 연출)란 영화에게 돌아갔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바로 ‘막달레나 세탁소’라 불리던 그 보호소에 대한 영화이다. 그곳에는 매춘부, 임신한 미혼 여성, 강간당하여 순결을 잃은 여성들이 ‘타락한 여성(fallen woman)’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수용되었다.
그들은 부당한 노동과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학대에 아무 보호 없이 방치되었고, 수녀들은 그곳에 수용된 여성들의 아이들을 어머니의 동의 없이 돈을 받고 부유한 가정에 강제 입양시키기까지 했다. 2009년, 이에 대한 아일랜드 정부의 정식 조사가 시작되었고 많은 것들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 결과 2013년에 총리가 모두를 대표하여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발표했던 것이다.
그리고 총리의 공식 사과가 있던 그 해에 영국에서는 ‘막달레나 세탁소’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영화화되었다. 바로 <필로미나의 기적>이다. 기자였던 마틴 식스미스가 쓴 2010년 소설 <잃어버린 아이>를 각색한 이 영화는, 수녀들에 의해 아이를 강제 입양 보내야만 했던 필로미나 리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막달레나 시스터즈>가 1960년대 ‘막달레나 보호소’의 실상을 보여주는데 집중하는 사회드라마라면, <필로미나의 기적>은 50년이 흐른 후에 ‘막달레나 보호소’의 피해자인 필로미나가 아들을 찾는 여정에 관한 휴먼드라마다.
- ‘카톨릭 뉴스 지금 여기’에서 발췌
옥선희 영화평론가가 <필로미나의 기적>에 관한 짧은 설명을 해주셨다.
“국가와 종교 권력 하에 고통 받았던 여성과 아동은 아일랜드만의 일이 아니다. 호주 영화 <토끼울타리>를 보면, 호주 정부는 원주민 에버리진 여성들이 낳은 자녀를 백인 가정 가정부로 들여 백인 남성에게 겁탈 당해 아기를 낳게 하고, 그 아이들 또한 어머니 품에서 뺏어가고.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었다.”
“스티븐 프리어스 Stephen Frears 감독은 영국의 인종차별주의를 공격한 80년대 중반의 ‘런던 3부작’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My Beautiful Launderette>(1985) <귀를 곤두세워라 Prick Up Your Ears>(1987) <새미와 로지 그걸 하다 Sammy and Rosie Get Laid>(1988)로 유명한 감독이다.”
“주디 덴치는 헬렌 미렌과 더불어 데임 작위를 받은 영국의 여왕급 배우다. <필로미나의 기적>으로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앉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분이 많았다.
그만큼 어머니, 여성에겐 눈물 없인 보기 힘든 영화였을 것이다.
시각,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내레이션이 있는
베리어프리 버전 영화가 불편 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나이 드신 관객들은 한결같이 보기 편했다 하신다.
죽은 후에야 만날 수 있었던 아들 앞에 선 실제 필로미나
교황님의 위로를 받는 실제 필로미나
수요영화관은 팝콘에서 음료수, 각종 자료, 좌석 준비가
많이 필요한 서비스 사업이다.
그런만큼 관객이 많아야 힘이 난다.
워낙 짧은 기간
극장에 잠깐 걸리는 시늉만 했을 뿐인
주옥같은 예술영화가 상영되니
이웃과 더불어 많이 찾아주시면
준비하는 센터 직원들도 힘이 날 것이다.
자 한 줄 평 들어갑니다.
“종교와 정치와 이념과 재벌.
어떠한 것에도 관계없이
인간이 똑같은 인격체로 존중받는 세상이 되길 기원하면서
필로미나에게 사랑을 바칩니다.“
“필로미나처럼 아일랜드 생모들이 자식을 찾기 바랍니다.”
“탐욕이 종교계에도....
요즘 기부도 문제가 되고 있고...
씁쓸한 심정입니다,“
“너무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
종교라는 이름 아래, 사람 도리를 저버린 수녀.
잘못된 확신으로 피해를 입은
입양아 가족이 있다는 게 속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