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영화관 – 엘리제궁의 요리사 Les saveurs du Palais (HAUTE CUISINE)
수요영화관 세 번째 날,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벵상 감독의 8번째 작품 <엘리제궁의 요리사 Les saveurs du Palais (HAUTE CUISINE)>을 보는 날이다.
센터 직원들이 팝콘을 튀기고, 음료수를 준비하고, 안내문을 배치하는 등,
수고를 많이 해주셨다.
3시 정각, 스물 다섯 분이 참석하셨다.
<엘리제궁의 요리사>에 대해 영화평론가 옥선희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1988년부터 1990년까지,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개인 셰프였던 다니엘레 델푀를 모델로 한 실화 영화다.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엘리제궁을 비운 틈을 타 엘리제궁에서 촬영했다. 덕분에 은식기류 등 대통령 식탁을 구경할 수 있다. 모든 요리는 유명 셰프들이 실제로 만들었다. 여주인공을 연기한 까뜨린느 프로는 프랑스의 메릴 스트립으로 불린다. 미테랑 대통령을 연기한 장 도르메송은 아카데미 프랑세즈 총장을 역임한 철학자이자 작가로 미테랑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요리 자부심이 남다른 프랑스인들이 음식을 놓고 철학과 문학을 논하는 수준을 확인할 수 있으며, 대통령에게도 당당할 수 있는 셰프의 자부심, 대통령을 콩트 대상으로 삼는 여유 등을 엿볼 수 있다.”
영화 설명 끝에 옥선희 영화평론가는 영화 보기 예절을 당부하셨다.
존경받는 시니어답게, 이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하자. 그러려면 늦게 온다든가, 중간에 전화 받는다고 들락거린다든가, 도중에 간다든가, 팝콘 먹으며 부시럭거린다든가, 소곤거리는 등의 행위는 하지 말자는 당연한 지적. 그럼에도 맨 뒷좌석의 아저씨 두 분이 큰 소리로 떠들어, 영화 상영 후 불평을 토로하는 분들이 있었다.
일찍 와서 친구 좌석을 맡아두는 몇 분에 대해서도 항의가 있었다. “돈 내고 보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 식으로 자리를 맡아둔다면, 어떻게 하느냐. 내가 일찍 왔다고 친구들까지 포함 해 앞좌석을 다 차지하면 좋겠냐.” 시며 무척 공감 가는 지적을, 정말 예의 바르게 해주셨다. 이런 분만 계시면 시니어 세대가 욕먹는 일이 없을텐데.
좋은 영화를 무료로 대접받으며 보는 고마움을 생각해서라도, 시니어 세대의 영화 보기 예절이 잘 지켜지길 바란다.
영화가 끝난 후 모두 한 줄 평을 써주셨다.
몇 개 옮기자면.
“영화 잘 봤습니다. 다만 중간에 영상 끊김이 몇 번 있었고(컴퓨터 사양이 낮아 유에스비를 잘 못 읽어서임. 고치도록 하겠음 - 센터 측 설명), 팝콘 먹으며 부시럭거리거나, 혼자 말을 중얼거리는 경우가 있어서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가족과 친지를 위해 더 멋있고 맛있는 요리를 더 미루지 않고 배워볼 생각이 들었어요.”
“송로버섯을 못 먹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먹어보고 싶어졌어요.”
“기대 안하고 왔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다행이 우리 아저씨가 졸지 않고 끝까지 잘 보십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 열정, 소신, 소박한 본연의 맛이 최고다. 역경은 새로운 삶으로 이어간다.”
“요리사를 만났더라면 얼마나 잘 먹고 살았을까?”
“‘결과가 안 좋을 때도 있어요. 이유는 모르지만요.’
주인공 대사 중 이 말을 듣는 순간 위로가 되었습니다.“
다음 영화는 9월13일 오후 3시 <아메리칸 셰프>.
또 음식 소재 영화니 밥 든든하게 먹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