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 문화학교]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행'
 제 8강 _ 광릉 숲
강사 : 이 여 송 (산림교육전문가)
주제 : 생태적 관점으로 세상 바라보기-생태적인 것이 가정 경제적이다.
 
 
 
어서오세요~ 
먼 길 오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이곳은 조선조 제7대 세조대왕과 정희왕후가 묻힌 광릉의 부속림 중 일부로 500여 년간 왕실림으로
엄격하게 관리되어 온 [광릉숲]입니다.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수목원과 산림박물관을 조성하여 1987년 4월5일(광릉수목원)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기 시작하였고, 식물자원화를 위한 다양한 식물종의 확보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1999년 5월 24일에 산림청 [국립수목원]으로 신설, 개원하였습
니다. 국내 최초 수목원인 이곳 국립수목원은 540여 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되어 전 세계적으로
온대북부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활엽수 극상림을 이루고 있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입니다.
또한 다양한 식물군뿐만아니라 장수하늘소와 같은 다양한 곤충들과 조류, 버섯, 포유류, 양서.파충류, 어류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 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산림생물다양성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에 근거하여  2010년 6월 2일 광릉숲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세계적으로도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광릉숲으로의 여행 시작해볼까요?
 
광릉숲에서 첫번째 만난 친구는 
미국 플로리다 주의 미시시피 강이 멕시코만으로 흘러드는 저습지가 고향인 낙우송과의 낙우송속 낙우송입니다. 
태생지가 이런 곳이다 보니 축축하고 습한 땅, 심지어 물속에서도 거뜬히 잘 자랍니다.
그래도 숨은 쉬어야 하니 특별대책을 세웠습니다. 낙우송 아래에는 땅 위로 볼록볼록 솟아있는 돌기를
흔히 볼 수 있는 데요, 바로 뿌리의 숨 막힘을 보완해주는 공기뿌리(기근)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낙우송과 비슷하다고요? ㅋ
두번째 만난 이 친구는~
낙우송과 메타세콰이어속 메타세콰이어 입니다. 은행나무와 함께 화석나무로도 유명하지요.
옛날 공룡과 함께 살아온 '화석나무'가 지금은 번화한 도시의 한복판에서 온갖 공해를 이겨가며 우리와
함께 산다고 생각하니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잎이 마주나기로 달리는 점이 어긋나기로 달리는 낙우송과 차이점입니다. 
 
'숲생태관찰로'로 접어드니 계절을 닮아 크고 시원스러운 초본들 사이로 커다란 나무하나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사랑을 가득 담은 
하트모양의 나뭇잎이 눈길을 끄는 '계수나무'입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마리" 에 나오는 계수나무 아닙니다. ㅎ
옛 문헌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실제의 어느 나무라기보다는 좋은 나무, 영광의 나무, 성스러운 나무라는 
뜻으로 막연하게 동경의 나무로 짐작되는 경우입니다. 
계수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딴그루이고요, 하트모양의 잎은 가을에 황색으로 단풍이 드는데
특히 10월경에 단풍이 들 때쯤이면 잎에서 품어내는 솜사탕 향기가 아주 일품입니다. 잎 속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엿당의 함량이 높아지면서 기공을 통해 휘발하기 때문이지요.
10월이 벌써 기다려지신다고요? ㅋㅋㅋ
 
지금은 초록이지만
가을로 들어서면서 차츰 갈색으로 익어 부드럽고 달콤한 하얀 속살을 드러낼 '으름덩굴'의 열매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바나나 맛에 가까운 으름열매는 어릴적 배고픔을 달래준 고마운 친구였지요.
 
유쾌,상쾌,통쾌한 최석윤선생님의 '왕십리'이야기 덕분에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ㅎ
 
잎 모양이 고춧잎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이 작은키나무는 '고추나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고추나무라는 이름은, 고춧잎보다는 양쪽으로 갈라진 풍선모양의 열매가 달리는 
것이 특징인게 더 가까운 것 같은 건 기분탓이겠지요? ㅎㅎㅎ 
 
광릉숲의 나무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니 
어느새 야외 휴게광장에 다다랐습니다.
광릉숲도 식후경~~ㅎ
 
 
 
5월 19일 부터 7월 14일 오늘까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행'에 
한 번의 결석도 없이 
총 8강을 모두 참석하신 [이지연], [최영심] 선생님 이하 총 스물두분의 수료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아울러 소곰선생님께서 직접 마련하신 '작은날씨만들기' 부채를 선물로 준비했답니다.
여름여행 선생님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맛있는 점심도 먹고, 선물도 받았으니 지금부터는 서로를 이해하고 팀웍을 이끌어내는 데
최고인 '숨긴 돌을 찾아라' 놀이 한번 해볼까요?
 
인왕산에서 주웠던 돌맹이를 모두들 꺼내셨으면 모둠별로 한 분만 양말속에 돌맹이를 감춥니다.
그런 다음  상대팀이 주문하는 3가지의 행동을 몸으로 보여줍니다.
(토끼뜀 뛰기, 큰 나무까지 달려갔다오기 등)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두 팀, 대단하십니다..ㅎㅎ
 
 
함께 걷고 있는 것 만으로도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숲생태관찰로 곳곳에는 숲의 이야기를 듣기에 적당한 장소들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첫번째 장소에서 만난 나무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라는 뜻의 아름다운 우리이름의 대표주자
'물푸레나무'입니다.  물푸레나무는 낭만적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무시무시한 쓰임이 있었습니다.
옛사람들이 죄인을 심문할 때 쓰는 곤장은 대부분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거든요.
<조선왕조실록>에는 예종 때 형조판서 강희맹이 "지금 사용하는 몽둥이는 그 크기가 너무 작아
죄인이 참으면서 조금도 사실을 자백하지 않으니 이제부터 버드나무나 가죽나무 말고 물푸레나무만을
사용하게 하소서"라고 상소한 내용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영문도 모르고 관청에 불려가 볼기짝 맞을 때까지 서민의 애환을 함께한 나무가 바로 이 물푸레나무입니다. 
작은잎 5~7로 이루어진 복엽이고, 어린나무의 수피는 백색얼룩이 있는 것이 동정포인트입니다.
 
 
우르릉 쾅쾅!!
요란한 천둥 뒤로 세찬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오후 3시 포천시 소홀읍에 소나기 예보가 있었는데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입니다. 
여름여행 8강을 수강하면서 
배낭에 
우비와 우산정도는 챙기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우리선생님들은
이정도의 소나기에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왠지 뿌듯합니다. 
즐겁습니다. 
소중합니다.
 
 
꿈을 꾼 듯 지나간 소나기뒤로
어느새 밝은 햇살이 숲 곳곳에 자리합니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늘푸른 바늘잎 큰나무인 향나무는 많이 보셨지요?
여기 줄기가 땅 위를 기면서 자라는 이 나무도 향나무인데요, 누워 자란다 하여 '눈향나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향나무의 잎은 인편엽(비늘조각처럼 편평한 모양의 작은 잎)과 침엽이 함께 있는 것이
동정포인트이지요.
 
우리나라 국화 '무궁화'를 마주할때는 따사로운 햇빛도 감수해야합니다. ㅎ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앞 정원은 여러 품종의 무궁화들을 다 만날 수 있는 곳인데요,
여기서 퀴즈?
무궁화 꽃은 며칠이나 갈까요?
정답은 '하루'입니다.  무궁화 꽃은 단 하루만 피어 있습니다. 아침 일찍 피고 오후 6시쯤이면 꽃봉오리가 오므라져 다음날에도 결코 열리지 않지요. '피고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라는 가사에 걸맞게 이집이
문 열고 닫으면 다음에는 그 이웃집이 열고, 또 그 이웃집이 문 열고 닫으면 다시 또 그 옆집이 꽃을 피워 우리들은 100일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무궁화 꽃을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이름도 멋진 무~궁~화 입니다. 
근사합니다. 우리나라 꽃, 무궁화!
 
 
비비추원을 지나 지금부터는 
키작은나무들의 언덕에 오르려고 합니다.
키작은나무들의 언덕에 오르기 전에는 주의할 사항이 있는데요~
뱀이 출몰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선생님들~ 혹시 뱀의 직업을 아시는지요?
뱀의 피부는 비늘로 덮여 있어 비늘 속에 습기가 차거나 때가 묻으면 바로 썩고, 그러면 너무 아프기
때문에 늘 물에 씻고 풀에 비비고 햇볕에 말리는 게 일입니다. 식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하고 따로
설거지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뱀은 대부분의 시간을 피부 관리를 위해 씁니다.
뱀의 직업은 바로 self-skin-care (피부관리사)였습니다. ㅋㅋㅋㅋ
 
 
 
 
 
키작은 나무들의 언덕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나무토막 2개로 파트너십을 체크할 수 있는 굴리기 놀이와 동심으로 돌아가보는
머리위에 올려 반환점 돌아오기 놀이를 함께 해보았습니다.
배꼽아 날 살려라~ 한바탕 웃었습니다. ㅎㅎ
 
 
어느덧, 광릉숲에서의 여행도 막마지에 접어듭니다.
편백향 머금은 용기성장카드를 선물받은 우리는 잣나무숲에서 네 장의 종이에 각각 나에게 소중한 것
4가지를 적습니다. 
2장의 종이에는 사람을(1장에는 '나'를 적고 나머지 한장에는 구체적으로 남편, 큰아들, 어머니 등), 
남은 2장의 종이에는 사물을~
 
이제 우리는 소중한 4가지와 함께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그런데, 거친 풍랑에 배가 침몰한 위기에 처합니다. 어쩔 수 없이 2장의 종이를 내려놓아야합니다.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과 함께 할 생각이신가요?
 
가슴 먹먹해지고 뭉클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숲의 천이의 마지막단계 '서어나무'
 
"보이는 건 중요한게 아니야"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지, 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건 기적이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란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해도 좋은 책 [어린왕자]에 나오는 명대사를 함께 나누며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행 마무리 합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행' 
마지막 까지 함께 해 주신 선생님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 2017.7.14(금) 광릉숲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