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 문화학교]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행'
제 4강 _ 인왕산 자락길 숲
강사 : 이 여 송 (산림교육전문가)
주제 : 숲을 산책할 권리, 잠시 멈추고 산책하며 현재를 누리자.
어서오세요^^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여행' 제 4강(인왕산 자락길 숲) 시작합니다.
여름여행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선발되신 두 분선생님.. 수고많으셨습니다.
덜포선생님도요~~~~ㅋㅋ
깨끗한 흰 옷을 좋아하신다는 소곰선생님~
지난주에도 지지난주에도 이 옷을 입었드랬습니다.
하지만 오해는 마십시오. 같은 옷을 제자들로 부터 선물받아 열 벌이 넘으니까요~ㅎㅎㅎ
[오해한적 없지말입니다. ㅋ]
'소금을 머금고 있는 곰솔' [소곰], '소 띠에 태어난 곰' [소곰]
[소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연유를 풀어주셨고,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며 사회가 포악해질 수록 더 숲으로 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요.
자기만의 작은 외침으로 숲에 고(告) 하셨으면
본격적으로 숲에 들도록 하겠습니다.
청운동에 버려진 물탱크와 수도가압장 시설을 재건축하여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윤동주문학관을 뒤로하여
적당히 그늘이 드리워진 벚나무 숲길에 다다랐습니다.탐스러웠던 버찌열매도 이제는 계절을 감지하듯 떨구고 있네요~
벚나무 숲길에서 잠시 시선을 오른쪽으로 향하니 '오디'가 주렁주렁 달린 뽕나무가 보입니다.
뽕나무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드릴께요~ [신상구]
옛날 중국의 한 마을에 효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중환으로 위독한 지경에 이릅니다.
어느 날 천년 묵은 거북이를 고아 먹으면 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효자는 거북이를 찾아 나섭니다.
그의 지극한 효심에 하늘이 감동했는지 바닷가에서 천년 묵은 거북이를 잡았습니다. 효자는 거북이를 지게에 지고 집으로 오던 중
뽕나무 그늘에서 쉬다 잠이 들게 됩니다. 잠결에 거북이와 뽕나무가 서로를 자랑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거북이는 거만하게 "나는 힘과 영험이 있어 100년을 삶아도 죽지 않는다네." 라고 자랑하자 뽕나무는 "이보게 거북이, 너무 자랑하지 말게 100년 묵은 뽕나무로 삶으면 1000년 묵은 거북이도 당장 죽어 삶아질 걸세."
집으로 돌아온 효자는 거북이를 솥에 넣고 계속 삶았지만 정말로 죽지 않았습니다. 효자는 잠결에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당장 뽕나무를 잘라와 불을 때니 거북이가 잘 고아져서 아버지의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입니다.
말을 함부로 했다가 거북이와 뽕나무 모두가 죽은 이 설화는 세 치 혀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닫게 합니다.
삼각산진관사를 다녀오면 좋은일이 생길 것 같아 몇일 전 다녀왔습니다.
요즘 강의가 안들어와서요 ㅎㅎㅎㅎ (농담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남산을 올랐는데 멀리 보이는 북한산 봉우리들이 어찌나 선명하게 다가오던지
그 길로 진관사로 향해 향로봉, 비봉, 승가봉을 지나 보현봉자락 대성문으로 하산을 했었지요.
선생님들께서도 숲을 산책할 권리, 숲을 산책하며 현재를 누릴 권리, 있으십니다. 누리십시오.
공간을 나누는 소나무 혼인목을 지나~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김성환선생님이 낭송하시는 윤동주의 '서시'를 함께 감상했습니다.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가끔은 동심으로 돌아가보기도 하고요~ㅋㅋ
우리나라에서 가장 예쁜 이름을 가진 수수꽃다리의 '맛이써' 나뭇잎도 맛보았지요~ㅎㅎ
어떠셨어요? 선생님? 첫사랑의 아련하고 쓰라린 추억이 떠오르셨나요?
강의시작 30분전,
바람이 적당하고, 햇살이 잘 드는 곳에 위치한 팥배나무에 비닐을 씌워놓았습니다.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증산작용]
식물의 잎의 중요한 기능은 [광합성, 가스교환, 수분배출] 크게 3가지 인데요~
그 중 수분배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식물체 내에 흡수된 수분은 수증기 또는 액체 상태로 체외로 배출되는데,
체내의 수분이 '기화'(액체가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기체로 변하는 현상)하여 대기 중으로 발산되는 것을
[증산]이라고 합니다. 증산량의 90% 이상은 잎에 주로 분포된 기공을 통하여 이루어지죠.
여름숲에 들면 시원한 이유는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부분도 있지만, 증산작용으로 인해 나뭇잎이 주변의 뜨거운 열에너지를
가져다 쓰기때문에 시원한것이었습니다.
식물의 증산작용은 수분의 흡수와 체내 이동의 원동력이 되며, 체온을 유지하고, 이산화탄소의 유입과 광합성을 촉진합니다.
그리고, 액체 상태로의 수분 배출은 수공을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이는 [일액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인왕산 자락길 숲 곳곳에 새롭게 설치된 조형물들이 눈길을 끕니다.
떨기나무의 대표주자 [국수나무]의 번식력은 대단합니다.
기상, 토양 등의 환경조건을 나타내는 지표식물이기도 한 국수나무~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국수나무를 만나거든 안심하셔도 됩니다. 인가근처에 다다랐다는 뜻이니까요~
그렇다고 산 정상에서 국수나무 찾으시면 앙됩니다..ㅎㅎ
바위에 자리잡은 [소나무], 적어도 스무살 이상은 되어보입니다.
흙 한 줌 없는 딱딱한 바위틈에서
번개 칠 때 나오는 미량의 질소만으로 식물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원소인 질소를 얻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 입니다.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적응과 변화로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자!
여름여행 4강 퀴즈나갑니다.
콩과 식물 중 유일한 단엽인 이 친구는 누구일까요?
수분의 일등공신 개미들의 어지럼증 방지를 위해 줄기에다 바로 꽃을 내미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친구이기도합니다.ㅎ
제주소년 오연준군의 [바람의 빛깔]을 함께 감상하며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오십견 예방을 위한 접시돌리기~
참으로 진지하게 열심히도 하십니다.ㅎㅎㅎ
숲 산책을 하며 발견한 때죽나무를 적당히 건조시킨다음 알맞은 크기로 자르니 이것 또한 근사한 운동도구가 되어줍니다.
무엇하나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럴때 보면
강원도 깡촌에서 서울로 수학여행온 고등학생들 같기도 합니다.~~ㅎㅎ
[편리공생]
담쟁이와 아까시나무중 담쟁이 한쪽만 이익을 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도 보아주세요.
"아까시 나무야~ 너 한테 놀러 온 담쟁이랑 사이좋게 지내렴."
선생님들도 혼자보다는 친구의 어깨를 빌리니 한 결 편안하고 든든함을 느끼셨지요?
힘들 땐 기대세요~ 그리고 친구가 힘들면 어때를 내어주시고요~
집을 지을 땐 지붕부터 올리는 것 맞지요? ㅎㅎㅎㅎ
나뭇가지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손의 감각으로만 내 나무를 찾고,
순발력과 상대를 향한 배려가 동시에 작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산신령놀이,
그런 다음엔 집중력를 요하는 나무빼기와 마무리까지...
숲은 온통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다는 걸 오늘 또 느낍니다.
소나무혼인목에 이어
공간을 나누는 참나무혼인목을 또 만났습니다.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입니다.
도토리 한 알 주워가는 것이 뭐가 큰일이겠습니까~
하지만, 이 참나무한그루에 깃들여 사는 생물이 100여종이 함께 사라진 다는 것을 염두해야 할 것입니다.
인왕산자락길 숲을 수없이 걸었지만,
이 곳에 두충나무가 있었는지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것처럼요~
두충나무의 잎과 열매를 가로로 찢으면 속의 끈끈한 진액이 실처럼 보이는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기작으로 보여지고요~ 숲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무를 동정하는데 활용되어지기도 합니다.
잎자루가 긴 나무들은 바람이 불면 흔들림이 크기 때문에 광합성이 유리하여 빨리자랍니다.
'가로수', '과로수' 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버즘나무과의 '플라타너스'입니다.
벚나무, 은행나무에 이어 가로수로 많이 심어지고 있는 나무지요.
이유는 나뭇잎에 밀생한 털들이 도심의 먼지를 흡착해주기 때문이고 공해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도심을 걷다 플라타너스를 만나시거든 눈길 한 번 더 건네주십시오. 과로사 하지 않도록 ㅎ
꽃마다 멋 부리는 방법이 다릅니다.
색깔이나 외모, 또는 향기로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은 벌을 꼬여내어 수정을 하기 위함일것입니다.
여기, 꽃의 평범함을 거부한 나무가 있습니다.
초여름 숲속에서 짧은 분홍 실을 부챗살처럼 펼쳐놓고 마치 화장 솔을 벌려놓은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는
[자귀나무]입니다.
꽃만 독특한것이 아니라~
밤에 서로 마주보는 잎사귀가 닫히는 것은 남녀가 사이좋게 안고 잠자는 모습을 연상한다하여 옛사람들은 '야합수'란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합환수', '합혼수'라는 별칭도 같은 뜻이고요~
경복궁에서도 계곡물 소리가 들릴 정도로 장관이었다는 수성계곡의 유래를
문화해설사인 '덜포' 김성환선생님의 해설로 더 가슴에 새기게 되었답니다.
고맙습니다.^^
어느덧 여름여행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모두 건강관리 잘하셔서 남은 4강 끝까지 함께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5강은 금호산숲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6. 16(금) 인왕산 자락길 숲에서 돌콩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