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다방면을 두루 알아보는 '조선을 여행하며 힐링하다'강의도 벌써 반환점에 이르렀다. 오늘의 강의 주제는 '풍수로 본 조선시대의 주거문화'였다, 평소 풍수지리라고 하면 막연히 비과학적인 그리고 약간은 일부 몽매한 사람들이 신봉하는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있던 터여서 별 기대감 없이 강의에 참석하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참석자 수도 적어 가뜩이나 부족한 기대감에 더해 맥도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웬걸!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나는 어느새 강의에 빠져버린 내 모습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주산,좌청룡,우백호를 필두로 한 풍수지리에 대한 설명과 음양오행설 여기에 간간히 양념처럼 등장하는 재미난 역사의 이야기들은 마치 광활한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디딘 개척자의 그것처럼, 흥분과 설렘으로 내 몸을 자극해 왔다. 특히 도읍을 정함에 있어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의견 대립, 그리고 결국은 정도전의 주장대로 주산을 북한산으로 잡아 지금의 경복궁을 건립했다는 것, 그리고 무학대사가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200년 후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200년 뒤가 임진왜란이 발발한 해였다는 이야기 등 강의의 시종이 흥미진진한 이야기 일색이었다.
어느덧 강의의 내용은 경복궁, 4대문과 4소문,흥인지문, 광화문과 해태상을 거쳐 궁궐,가옥,초가집을 중심으로한 주거문화로 이어졌으며 단청,마당,마루,사랑채,온돌 등 주거에 관한 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심도 깊은 강의가 진행되었다. PPT로 만들어진 교안과 강의의 내용은 이 강의안이 상당한 노력의 산물임과 동시에 오랜동안 내공이 다져진 강의임을 느끼게 하였다.
이번 강의는 풍수나 전통 주거문화에 일자무식인 필자에게는 "풍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 볼까"라는 다소 무모한 생각마저 들게하는 커다란 울림이 되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강의를 접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주 6월7일 예정된 4회차 강의 "왕의 여인들"에 더 큰 기대를 걸어본다.
글과 사진 : 50+도심권 모더레이터 김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