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전등사 체험 이야기 - 도심권 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가 함께 한 [요긴한 12]

 

 

 

섶다리 에코 트레킹        소곰  이여송  해설사

 

 

 

한 그루의 나무에는

수백 종 곤충이 함께 산다.

생존하기 위한 본성과 각기 다른 개성,

외향적인 관계가 연대를 이루며 산다.

자연스레 공생하고 체화된 삶을 살아간다.

이타적인 삶이 된다.

 

 

 

 

 

다음 날(12), 일행은

그레이스 힐에서 9시에 출발, 전등사로 향한다.

선팅 차창으로 스쳐가는 강화 벌판은 으스스한 겨울 기운이 감돈다.

 

 

 

 

 

 

 

 

2조는 먼저, 주차장에서 남극 펭귄 허들링(hudding) 연대 활동을 하고나서,

길가에 보이는 커다란 버드나무와 만나 생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전등사로 출발했다.

 

 

허들링은 펭귄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둥근 형태로 모여 선 다음,

서로 몸을 밀착시켜 동료와 체온을 나누며 추위를 이겨 내는 것이다.

바깥쪽에 있는 펭귄들 체온이 떨어져 추위에 견디기 어려울 때, 원 안에 있는 펭귄과 서로 위치를

바꾼다.

지혜로운 연대 활동으로 남극 추위를 이겨내는 펭귄을 생각하면서 우리도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들링을 직접 해보았다.

 

 

전등사 사거리에 서있는 버드나무는 햇빛을 잘 받기 위해 축 늘어져 있다.

생존을 위한 자기 나름 방식이다.

생명체는 순환이 되지 않으면 절멸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순환이 잘 되는 사회가 발전하고 공존한다.

자연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 삶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사철 푸른 상록이 회양목 앞에 선다.

애지 손톱보다 작은 잎사귀 속에도 생존의 법칙이 숨겨져 있었다.

여름에 물이 차 있던 잎 속에 겨울엔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 덕에 나룻배도 만들어 볼 수 있고.

 

 

 

 

 

 

 

 

층층나무는 옆으로 넓게 퍼져 산다.

그것이 자기 영역이다.

자기 영역을 지키며 살지만, 서로 다투지 않는다.

필요한 햇살만 받아들인다.

 

 

 

주위에 참나무도 보인다.

참나무 한 그루에도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다.

딱따구리는 나무를 올라가면서 먹이를 찾고,

동고비는 참나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먹이를 찾는다.

서로 올라가고 내려가다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서 부딪히지 않고 돌아간다.

경쟁하지 않고 공존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먹이든 영역이든 욕심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취하는

자세를 배운다.

 

 

 

 

 

 

 

 

전등사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많다.

동문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하게 되는 소나무들은 아직까지 일제강점기 상흔을 갖고 살아간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쇠붙이를 얻기 위해 사찰 종, 숟가락, 젓가락까지 공출이

이름으로 빼앗아 가면서 소나무 송진까지 공출 품목에 넣어 수탈했다.

지금도 주변 큰 소나무들은 당시 송진 채취로 만들졌던 일제 침략의 상처를 그대로 품고 있다.

 

 

 

 

 

 

 

 

350여 년 된 큰 나무 - 느티나무.

삼랑성 동문 안 입구에 우뚝 서있다.

조선 중기, 성곽 주변에 심었던 나무로 수세가 왕성하고, 단풍과 녹음이 아름다운 큰 나무다.

동문 안 전등사와 마을을 오가는 길가에서 오랜 세월 풍치목으로 많은 이들에게 묵언수행과 포근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삼랑성(정족산성)에는 본래 동서남북 네 군데에 출입문이 있었다.

동문과 남문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동문은 전등사 사거리에서 진입할 때 먼저 보이는 문이다.

전등사에는 여느 사찰과는 달리 일주문이나 불이문이 없다.

대신 호국 상징이던 삼랑성 동문과 남문이 일주문 구실을 하고 있다.

동문 안쪽에는 양헌수 장군의 승전비가 세워져 있다.

 

 

 

 

 

 

 

 

 

낙엽으로 뒹굴던 곱던 단풍잎이 이젠 파삭 말라버린 모습으로 잔뜩 웅크리고 있다.

그 모습이 뱃속 태아 모습을 닮은 듯도 하고,

늙어서 잔뜩 움츠려 든 노인의 모습 같기도 하다.

삶 뒤에 오는 건 죽음이고,

자연 이치로 바라보면 생과 사가 크게 다르지 않건만, 아직 가보지 않은 다음 세상엔 조금이라도

가고 싶어한다.

 

 

 

 

 

 

 

 

키 큰 상록수, 니기다 소나무다.

잣나무는 오엽송 상록수로 뽀족한 잎이 5개다.

니기다 소나무는 잎이 3, 소나무는 잎이 2개다.

소나무 잎은 수명이 2~3년이다. 매년 새로 잎이 나서 2~3년 살다 죽고, 새로운 잎이 새로 생긴다.

항상 푸르게 보이는 이유다.

 

 

소나무 잎에서 솔향기가 난다.

피톤치드는 나무에게는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 물질이다. 해충들을 막아준다.

이 소나무는 자기를 완성시켰으므로, 공생한다.

공생관계의 기본은 독립이기도 하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넣는 책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전등사 윤장대는 보물 제

684호를 똑같이 재현한 것이다.

불법이 사방에 널리 퍼지는 의미와 우리나라 지세를 고르게 만들어 난리가 없고, 순조로운 비바람으

풍년이 들어 태평성대를 이루어 달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전등사로 오르는 경내를 걷다보면, 외쪽으로 죽림서원과 무설전이 보인다.

죽림다원은 전등사 경내에 있는 전통 차 전문점이다.

솔잎차인 솔바람’, 쌍화차, 대추차, 모과차 등 다양한 전통 차와 간단한 다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다.

무설전은 기존 가람의 분위기를 고려해 지하에 만들어졌다.

건물 외부는 경내 분위기가 어울리고 크게 튀지 않지만, 내부는 현대식 공간으로 조성되어있다.

이곳엔 현대적인 이색 법당과 복합문화 공간 서운 갤러리가 있다.

 

 

 

 

 

 

 

 

 

 

 

 

전등사는 길상면 온수리 정족산성(鼎足山城) 내에 있는 절.

대웅보전은 보물 제178호로 지정되어있다.

작은 규모지만 정교한 조각 장식으로 꾸며져 있는 조선 중기 건축물로 내부 불단 위에 꾸며진 닫집

려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보마다 용틀임으로 장식,

용두가 네 귀퉁이에서 돌출되어있다.

천장 주변으로는 연, 모란, 당초가 화려하게 양각되어 있다.

중앙 우물 반자 안에는 보상화문이 가득 채워져 있고, 천장에는 물고기를 양각해 놓기도 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여래 삼존과 1880년에 그린 후불탱화, 1544년 정수사에서 개판한<법화경>

목판 104매가 보관되어 있다.

 

 

 

 

 

 

 

 

400여 년 된 전등사 느티나무다.

느티나무 뒤로 오른쪽부터 대웅전, 향로전, 약사전, 명부전이 보인다.

고구려 소수림왕 11(381) '아도 화상'이 창건하고 진종사라 불렀다.

충렬왕비 정화궁주가 승려 '인기'에게 송나라 대장경을 간행, 이 절에 보관하도록 했다.

정화궁주가 옥등을 시주한 후, 전등사로 부르게 되었다.

조선 광해군 때,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1615년 재건했다. 당시 풍치목으로 심은 나무로 추정되는

이 느티나무는 지금도 대웅전 뜰 앞에서 전등사 찾는 중생들을 맞아주고 있다.

 

 

 

 

 

 

 

 

중요 유물로는 보물 제393호인 전등사 철 종과 시 유형문화재 제45호인 전등사 법화 경판이 있다.

철종은 우리나라 종과는 그 형태가 판이한 중국 종으로, 일제 점령 말기 군수물자 수집 공출 때 빼

겼으나, 1945년 광복과 함께 부평에서 발견되어 다시 절로 돌아왔다.

 

 

 

 

 

 

 

 

사람은 자기들에게 필요한 것에만 이름을 지었다.

먹고 필요한 것(열매 및 과일)들은 모두 이름을 갖고 있다.

맛있는 이 나무의 열매도 ''이란 이름과 함께 많은 별칭을 갖고 있다.

까치밥, 홍시, 연시, 반시, 침시, 편시, 건시까지,

사람에게 그만큼 사랑받는 열매라는 뜻이기도 하다.

 

 

 

 

 

 

 

주목은 높은 산 숲속에 자라는 침엽수이다.

가지는 넓게 퍼지며 굵은 가지와 줄기가

붉은빛을 띠기 때문에 주목(朱木)이라 한다.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단다.

이승에서의 삶이 얼마나 좋았으면, 죽어 천 년 동안 행복했던 추억을 회상하며 다시 살아갈까?

 

 

 

 

 

 

 

 

한 그루의 나무에는 수백 종의 곤충이 함께 공생한다. 체화된 삶을 산다.

모든 생명체의 본성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살아가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한 본성과 각기 다른 개성과 외향적인 관계가 연대를 이루며 산다.

자연스레 공생하고 체화된 삶을 살아간다. 이타적인 삶이 된다.

 

 

 

 

 

 

 

 

침엽수는 줄기가 아래부터 하나로 쭉 올라간다.

장손을 우선시하는 사람과 닮아있다.

활엽수는 줄기가 올라가면서 여러 개로 갈라진다.

요즘, 아들딸 구별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활엽수들은 그렇게 산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지주목 소나무다.

지나치는 사람들은 다 '아름답다.'라고 감탄하지만, 사람처럼 몸(허리)이 아파 지주목이 받혀주고

있다.

지주목을 한번 댄 나무는 살아생전 지주목을 뗄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곧게 뻗은 나무보다 더 많은 성장의 고통을 감내해 내야 하는 소나무다.

그 아픔이 아름다움으로 보인다니, 소나무 입장에서는 역설이거나 모순일 것이다.

 

 

 

소곰 이여송 선생은 숲과 나무에 관심이 많은 에코 트레킹 전문가다.

오늘도 깊이 있는 숲해설과 다양한 연대 활동으로 217명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쭉쭉 성장하고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 일행 모두가 '죽림다원'에서 함께 마신 진한 차 향기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모더레이터      박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