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에서 살아보기 (1)
자기의 주거지를 떠나 객지를 돌아 다니는 일을 “여행”이라고 한다면, “살아보기”는 귀농이나 귀촌을 실행하기 전에 원하는 지역에 일정기간 거주하여 일자리와 생활을 체험하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지는, 여행과 정착이 오버랩되는 중간지대 또는 이행지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무게감으로 따지면 살아보기란 ‘묵직한 여행’이거나 ‘가벼운 귀촌’ 쯤 되지 않을까?
신중년 또는 50플러스 세대가 인생 이모작을 맞이하면서 가치있고 보람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다면 딱 알맞는 프로그램이 있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주관하여 야심차게 기획하고 촘촘하게 설계한 “살아보기” 시리즈는 막연한 귀농∙귀촌이라는 압박에 얽매이지 않고 신중년이 “앙코르 커리어”라는 특별한 도전과 낯선 지역살이의 경험을 통해 자아에 대한 성찰과 아울러 일, 활동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더욱이 참여자가 진지한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들이대고 볼 일이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의 여타 캠퍼스나 센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 만의 독보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ㅇㅇ에서 살아보기”이기 때문이다.
(인제에서 살아보기 제1차 기획회의)
2019년 신중년 16인의 귀농귀촌 탐색이라는 부제로 “남원에서 살아보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해를 건너 뛴 2021년에는 신중년 12인의 강릉 살아보기 탐색 여행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강릉에서 살아보기”를 진행해 “시즌제” 형태로 발전시킨 도심권50플러스의 이 프로젝트는 2022년 금년에는 신중년 10명이 여행처럼 살아보기라는 소제목으로 “인제에서 살아보기”를 시도한다. 그간의 “살아보기 이야기”는 결과물로 집대성해 각각의 단행본으로 시중에 내 놓았다.
(인제에서 살아보기 안내 책자)
이번에는 제3탄 “인제에서 살아보기”다.
자작나무 숲을 배경으로 『인제에서 4박5일. 함께 가실래요?』라는 타이틀로 참여자를 모집한 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오십 이후 어디서, 아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세부 탐색방안으로 지역알기, 일 찾기, 활동거리 찾기, 살아보기 등을 제시하면서 참여자들이 개인별, 그룹별 활동을 실시토록 하고 그 내역과 소감 등 일련의 과정을 결과물로 정리하여 가이드북 형식의 단행본을 이번에도 출간할 예정이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참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 차지현 PM)
인제살기 프로그램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8월 31일까지 참여자 신청을 접수한 후, 9월 2일 대면심사를 거쳐 9월 5일 10명의 최종 참여자를 확정하였다. 사전에 예고한 대로 이 프로젝트는 기획하기, 살아보기, 출판하기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기획하기”에서는 9월 8일(목)부터 9월 15일(목)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심층적으로 인제의 자연 환경과 자원, 지역 리더들을 파악하고, 그룹별(여기서는 모둠이라고 함)로 여행 계획과 인터뷰 계획을 세우며, 글쓰기에 대한 구성과 대상을 확정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 다음 “살아보기”는 4박5일 동안 강원도 인제 일대를 다니면서 그룹 단위로 문화예술, 귀농귀촌과 마을공동체, 사회적 경제와 생태를 핵심 주제로 체험과 살아보기,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출판하기”에서는 9월 29일(목)부터 10월 6일(목)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각자 분야별 글쓰기와 경험의 피드백을 통해 출판을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패스파인더 김만희 대표가 『인제에서 살아보기 기획모임』에서 설명하고 있다.
인제에 왜 가는 것일까?
땅은 우리나라에서 홍천군 다음으로 가장 넓고 인구밀도는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진 인제는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산이 즐비하여 군 시절 이 곳에서 근무했던 사람이라면 의례히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고 읖조렸던 곳이다. 기린의 말굽과 같이 강이 합류하는 곳이라는 인제는 산과 강으로 둘러쌓인 오지였고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지역 소멸은 인제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인제군청을 비롯한 여러 마을공동체와 사회적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역살이의 가능성을 제시하여 인제의 생존을 담보하고, 4박5일 인제살이 참여자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같은 인제만의 자연 환경과 물적 자원, 문화적 소프트웨어를 탐색하여 귀농∙귀촌을 꿈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참여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건투를 빈다. - 2편에 계속 -
학습지원단 정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