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 창릉천, 안양천은 서울의 북서쪽에 위치한 하천이다.
생태보전활동을 하기 전 이 하천들은 둘레길을 걸을 때 잠깐씩 들리거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한번씩 산책을 나가는 장소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하천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전체 지도가 머릿속에 환하게 등불을 밝힌다.
정겨운 징검다리가 있는 상류부터 은하교, 싸릿말교, 사곡교 등의 예쁜 이름을 가진 다리가 있는 중류, 넓어지는 강폭에 따라 동네의 이름까지 가늠할 수 있는 우람한 다리가 있는 하류까지 모두가 정겹고 잊을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처음 이 활동에 임했을 때 막연하게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일에 기여하는 활동일 거라는 거시적인 총론만 있었지 구체적인 각론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중요한 일을 할거라는 무게감과 구체적인 활동에 대한 무지에 살짝 주눅도 들었었다.
나와 우리팀 동료들은 천변을 거닐고, 교란식물 모니터링을 하면서 하천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고 교란식물의 놀라운 번식력에 경악하면서 일을 즐기게 되었다.
수많은 식물의 이름을 새로 알게됐으며, 비슷한 종을 구별하게 되고, 하천에 살고 있는 전엔 보이지도 않던 많은 종류의 새들을 보면서 내 삶이 더 풍성해졌음에 감사한다.
가을의 색이 깊어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보고 느낀 것은 활동 중에 얻은 수확중의 하나이다.
접근이 어려운 낯선 동네와 장소를 팀원들과 같이 찾아가는 설레임은 모처럼 느껴보는 생생한 활력이다.
이름도 몰랐던 교란식물을 멀리서도 식별해내며 우쭐해하는 내자신을 발견하는 기쁨도 나쁘지않다.
하천이 도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떻게 보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진지하게 토론하는 수준높은 대화도 자긍심을 높여준다.
미리 계획하고 설계하여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해준 임귀철님, 늦은 밤까지 뒷작업하여 수준높은 보고서를 올려 준 신규범 팀장님, 치밀하게 사진 찍고 민첩하게 검색하여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한 예쁜이 윤경원님, 공간 개념이 뛰어나 정확한 지도의 위치를 확인하고 찾아내시는 박수열님이 계셨기에 이모든것이 가능했으리라.
환상적인 서북팀의 팀웍이 3개월간의 활동의 화룡정점이 아닐까?
다른 계절에 다시모여 일하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