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영화관 - 엄마의 공책
2018 서울시 우리마을 소극장, 도심권50+센터 6월 상영작
"규현아, 내 보물은 바로 너란다."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 '애란'이 아들 '규현'에게 건넨 대사다.
쌓였던 갈등과 오해가 눈녹듯 사라진 마지막 장면은 감동적이다.
치매환자인 애란은 기억을 잃어갈 뿐이지 감정이 없는 게 아니다.
치매어르신과 가족이 겪는 어려움이 생생하게 그려진 영화다.
함께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아프고 힘들지만,
치매어르신과 가족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준다.
‘나도 울 엄마에겐 보물이었지.’
- 영화 <엄마의 공책>은 모두에게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다.
코끝이 찡해오고, 눈가가 촉촉해지는데 마음은 더 따뜻하게 젖어온다.
<엄마의 공책>에는 가족의 이야기와 이웃의 일상이
정성 가득한 엄마 손맛 속에 남아 있다.
30년 넘게 반찬가게를 운영한 엄마 애란의 반찬 비법과
기억 한편에 접어두었던 가족사가 잔잔하게 그려진 영화다.
엄마 애란(이주실)과 시간강사를 전전하는 아들 규현(이종혁)은
서로에게 살갑지 않은 모자다.
애란은 20여년간 반찬을 만들어 팔면서,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몫까지 다해
억척같이 살아왔다.
아들딸을 공부시키고, 결혼시키고, 할 일 다 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 즈음
애란은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규현은 시간강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의 기여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치매에 걸린 엄마의 반찬가게를 팔아 그 돈을 마련하고 싶다.
아내 수진(김성은)과 여동생 혜원(이영아)은 엄마를 모시는 일로 말다툼까지 벌인다.
결국 애란은 요양원으로 가고, 규현은 엄마의 반찬가게와 집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반찬 레시피가 적힌 엄마의 공책을 손에 넣게 된다.
7살 때 사고로 죽은 형의 존재를 새롭게 알게 된 규현은
유독 자신에게만 까칠했던 엄마의 아픈 사연을 만나게 되고...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엄마, 가족, 반찬, 노년, 치매, 요양원, 관심과 사랑 등 우리가 살면서 비껴갈 수 없는
단어들이다.
모두의 이야기이자 이웃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노년에 찾아온 치매를 떨쳐 낼 순 없지만,
<엄마의 공책> 속 가족과 이웃은 ‘치매조차 그저 함께 하는 일상의 일부분’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작은 기적을 만든다.
치매에 걸린 노년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이유가 충분했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함께 하는 한.
엄마의 공책은 베리어프리 버전으로 감상했다.
다음 주 수요영화관에서는 프랑스 영화, '세라비, 이것이 인생!'이 상연된다.
* 베리어프리 영화란?
시청각 장애우들이 영화 관람의 장벽을 넘도록 자막을 통한 음향정보(음악, 대사 등)와
시각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음성 정보(화면해설)를 도입한 영화다.
모더레이터 박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