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전문사회공헌단] '하천생태보전사업단' 임귀철님 인터뷰

 

구름이 매일 아름답고 놀라운 그림을 그려주는 선선한 10월. 더구나 요즘은 코로나19로 자동차 운전이 줄어 공기마저 맑다. 그래서 실내가 아닌 밖으로 나가 활동하는 이들을 취재하겠다고 손들었다. 10월 16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50+전문사회공헌단 사업단 중 하나인 하천생태보전사업단 서북권 1조의 청계천 5구간 조사를 따라 가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동대문 인근 오간수문 근처에서 내린 후, 거기서부터 약속 장소인 황학교까지 청계천을 따라 걸었다. 10시 약속 시간에 아슬하게 도착하니, 조장 임귀철 생태보전 활동가와 조원 최은희, 최무열, 이성애 씨가 이미 활동을 시작하여 조장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서북권 1조 활동이 가장 우수해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지원 기관과 시민 기자에게 추천해준 게 아닌가 싶었다.

 

 

과연 이 짐작은 틀림없었다. 임귀철 조장님은 생태보전 활동가는 이런 수준이어야 한다는 모범을 보여주셨다. 조원들마저 노트를 들고 조장님 설명을 빼놓지 않고 적을 정도였다. 조원들은 한목소리로 “생태에 관해 모르는 게 없으시고, 전문적이지만 아주 쉽게 설명해주셔서, 매번 배우는 게 아주 많아요.”라고 하신다. 청계천 복원 사업에 참여하신 전문가시니 말해 무엇 하겠나.

 

조장님이 건네주신 명함 뒷면 설명에 따르면, 생태보전사업단은 해당 분야 경험이나 경력, 혹은 유사 교육을 이수한 퇴직 장년층으로 구성되어, 서울시 하천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생태계 교란 식물 등을 제거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서울시 장년층 사회공헌사업단이다. 9개 조가 서울하천네트워크와 협력해 서울시 20개 하천을 권역별로 나눠 현장 모니터링하는 게 2020년 목표인데, 장기간의 장마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8월 중순~9월 중순까지 활동을 하지 못했단다. 따라서 올해는 한 하천이라도 꼼꼼히 모니터링 해 서울 하천 환경 개선에 공헌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서북권 1조는 성북천과 청계천을 맡았고, 하천 생태계 교란 생물 조사 및 오염원조사, 모니터링(물리 및 생물)조사표 작성, 하천 건강성 평가, 활동 보고서 제작 및 최종 토론회 진행까지 수행한다.

 

기자는 동대문 밖 청계천 하류 쪽은 걸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우아한 중백로, 왜가리, 어마어마하게 큰 잉어 등에 감탄하며, 설명 듣고 기록하고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청계천 전시관까지 천천히 걸으며 전혀 몰랐던 생태 이야기를 들으니 어디 가서 아는 척을 좀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우점(優占, 지역 환경에서 가장 많은 개체 수를 이룬 군집(종)의 상태. 분포율과 비슷하게 쓰인다.), 야장(모니터링 조사표), 생물 다양성 평가 등의 환경 용어는 금방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문 용어의 한계는 있겠지만,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말로 바꾸면 더욱 좋겠다.

 

 

청계천 전시관에서 잠시 쉬며 조원들이 싸 온 간식을 나눠 먹었다. 서로 챙기는 이런 마음이 서북권 1조를 우수 활동조로 만든 게 분명하다. 하류로 조사를 이어간다는 네 분과 헤어져, 다시 오간수문으로 되돌아와 청계천을 벗어나려니 파라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도심 속에 흐르는 푸른 쉼표 청계천’. 청계천이 복원되고 얼마 되지 않은 여름, 버스 기사 아저씨 말이 떠올랐다. “요즘 도심을 운전하다 보면 예전보다 2도는 낮아진 듯싶어요. 잘한 일이지요” 서울 한복판에 내가 흐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러나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도 많다는 걸 알게 된 한나절 청계천 산책. 네 분께 들은 귀한 이야기와 인터뷰를 간추린다.

 

하천 모니터링은 몇 년에 걸쳐 사계절 다 조사해야 한다. 그래야 교란 식물의 분포도 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하천 복원은 일직선으로 돌을 쌓는 인공 방식보다 최대한 자연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하천을 직선화하면 생물 서식지가 없어진다. 인공 펜스 등이 많으면 호안(湖岸) 식물이 자랄 수 없다. 청계천과 성북천은 도심 하천의 모범으로 지자체 등에서 많이 견학 오지만, 5등급 하천으로 생물 다양성이 부족하며, 자연 하천이 아니라 완벽한 모범이라 할 순 없다. 청계천은 친수 환경 조성을 위하여 일간 12만 톤의 유지 용수를 한강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물을 뿜어 올려 수량을 유지한다. 청계천은 도심 구간인 상류보다 하류로 갈수록 돌다리를 놓아 여울이 생기게 하고, 인공섬이 사주(砂洲) 역할을 하게 하는 등 자연스러운 하천이 되도록 했다. 인도도 빗물 등이 잘 스며들게 해서 하천으로 흘러들게 하는 게 요즘 복원 추세다. 그래도 청계천에 자전거 도로 없는 건 다행이다.

조사한 것은 모니터링 조사표에 기록한 후, ‘네이처링 모바일 앱’(https://www.naturing.net)에도 올린다. 자연을 관찰, 기록, 검색하는 도구이자 자연 활동 경험을 나누는 오픈 네트워크인 ‘네이처링 모바일 앱’에 들어가 보면, 정말 이처럼 많은 이들이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환경 보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구나, 감사하게 된다.

 

 

-조장 임귀철: 4년째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을 전공했고,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일했다. 하천 모니터링은 생태 보전과 환경 보전 두 가지 위주로 모니터링한다. 다들 관련 일을 하신 분이 많지만, 4일간 기본 교육 외에 보수 교육 등을 통해 지도 작성법 등도 배워야 한다.

-최은희: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정년퇴임했다. 2017년부터 이 사업에만 참여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니라 누적된 자료가 쌓여야 생태 복원에, 우리나라 하천의 바람직한 관리 방향에 이바지할 것 같아서다. 관리 구청이 얼마나 신경 쓰는가에 따라, 하천 관리 상태가 다 다른 것만 보아도, 관심과 정성이 필요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최무열: 중앙공무원 교육원에 근무하는 동안 정원 관리를 해본 경험이 있어 환경 보전에 관심이 많고, 등산도 좋아해 북한산국립공원 나무 관리, 탐방로 조성 등에도 참여했다. 힘든 건 전혀 없고 재미있다. 그동안 다녀본 하천 중 청계천과 양재천이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하천 변을 거닐며 운동하는 분이 많은 걸 봐도, 하천 복원이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선진국처럼 정비 잘 된 생태 하천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한다는 보람이 크다.

-이성애: 화학을 전공했지만, 환경 문제에 관심 많아서 대학 때 수질 환경 기사 자격증을 땄다. 중구에 살고 녹색이 워낙 좋아 청계천을 자주 산책하는데, 이 사업을 알게 되어 올해 처음 참여하게 되었다. 조장님이 환경 설명을 잘 해주셔 배우는 게 많다. 우리의 조사 자료가 잘 취합되어 하천 보전, 관리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 50+전문사회공헌단 하천생태보전사업단은 ‘고용노동부 신중년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 연계로 활동비를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