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내 일과 삶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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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삶의 변화 인터뷰 '코로나 10개월 차. 내 일과 삶이 이렇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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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불안에 떨며 치료 약과 백신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이 블루에서 레드로 치닫는다는 등의 부정 뉴스가 넘쳐난다. 기자 역시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그르렁거리며 영화와 미술책 보는 것으로 미봉하는 중. 그런데 여기, 이왕 닥친 피할 수 없는 사태니, 나만의 지혜와 노력으로 성장 발판을 만들자는 분들이 계시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추천한 이춘재(강사, 취미 컨설턴트), 이여송(생태교육 전문가), 이영욱(SNS 전문가), 김지연(영상제작 강사)님이다.

 웹엑스를 활용해 네 분을 동시 비대면 인터뷰하면서 “나는 무려 열 달을 허비했구나!” 탄식했다. 이 특별한 분들 때문에 나와 같은 보통 이하 사람이 더 좌절하면 어쩌나 싶을 정도다. 너무 자책하지 말자. 박쥐에서 나왔다는 바이러스로 언제 내 생활이 무너질지 모르니, 배움을 작파하고 가열 차게 놀자는 생각도 나쁘지 않으니.

네 분과 번갈아 이야기를 나눴지만 한 분씩 종합 정리했다. 인터뷰 전에 보낸 질문지는 다음과 같다.

 

- 최근 나의 일상

- 내 일과 삶의 변화, 장점과 단점

-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비롯한 50+사업에 대한 조언

 

 

 

 

 퇴직 이후 나만의 일과 취미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영지도사와 행복한 삶을 설계하는 생애설계사, 취미 컨설턴트로서 활동하며 강의도 하고 있는 데, 올해는 코로나로 강의가 대폭 줄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했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금이 숨 고를 시기라 여기고, 자기 계발 시간으로 삼으니 좋더군요. 금년부터 퇴직자 대상 의무 교육(재취업 지원 서비스)이 실시될 것에 대비해, 생애 설계 강사 양성 교육을 받았고 생애설계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코로나로 건강이 화두로 떠오르다 보니, 청결한 생활뿐 아니라 운동, 식단 등에도 평소보다 신경을 많이 쓰고, 파트너가 없어도 되는 여행, 등산, 서예, 독서, 요리 등을 즐기고 있습니다. 딸 결혼, 아들 독립으로 자식이 곁을 떠났으니, 아내에게 점수 많이 따도록 노력하며 살려고 합니다.

 

 저는 대면 강의를 선호하나, 비대면 강의 시대가 왔으니 이 방식 연구도 많이 해야지요. 비대면 방식은 세대별 대처 방안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0+ 세대 모두 비대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온라인 활용 tool을 알아두면 유용하지만, 모든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안다고 행복한 노후가 되는 게 아니고, 내가 얼마나 만족하고 평안한 삶을 사는가가 중요하니까요. 각자 행복의 기준을 정하고 추구, 노력하면 된다고 봅니다. 미증유의 코로나 시대가 되니 ‘앞으로 큰일 났다, 미래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며 부정적 생각이 난무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긍정 마인드로,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아 즐기면 되지요. 

 

 퇴직 후 5년간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포함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느낀 점은 단기적, 양적 성과를 중시하는 사업이 많지 않았나 하는 겁니다. 50+ 세대에게 임시직, 보람 일자리, 열정 페이가 연상되는 사업보다, 자립 기틀 마련 방향으로 가야 할 시점이라 봅니다. 노후 생활 첫 단추를 잘 꿰어주는 일을 해야지요. 나의 가치관, 능력, 취향과 거리가 먼 데도 ‘남들 하니까’ 라며 다급하게 쫓지 않는 인생 설계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평생 꾸준히 종사할 수 있도록, 각자 처지에 맞는 제대로 된 일거리를 찾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단체 수업 강의가 줄기는 했지만 삼림교육, 생태교육은 현장에서 해야 할 게 많아, 여전히 숲에서 음악 듣고 이야기 나누기 수업을 합니다. 덕분이냐, 때문이냐, 생각 차이일 텐데요. 요즘 수업에 참여하는 분들 집중도가 코로나 이전보다 월등 높아졌어요. 생태계 파괴 운운하면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 하셨는데, 경제는 다시 좋아질 수 있지만 생태계가 파괴되면 회복할 수 없다, 볼펜 하나도 탄소 제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에어컨 대신 부채를 쓰자, 우리가 솔선수범하자는 말에 많이 공감해 주세요. ‘가장 아끼는 게 숲이다’라고 하시는 분이 많아지니, 코로나를 계기로 지구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소나무 숲을 다 방문해보자는 계획을 세웠고, 기차를 이용해 다니고 있습니다. 이를 글로 엮고 있고요, 단양에서 패러글라이딩도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 뇌가 비 대면으로 살아갈 수 있게 업그레이드되어 있지 않다고 봅니다. 수렵 채집 DNA가 우리에겐 있어요. 그동안 우리는 지구를 물건 취급했지요. 이제는 지구 생명체를 어떻게 안고 살아야 하나, 생태적 관점과 마인드를 우선해야 합니다. 지구에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주인입니다. 생태가 무너지면 경제도 망가집니다. 경제가 먹고살기 문제라면 생태는 죽고 사는 문제입니다.

 온·오프라인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건강한 생태계 실천가 양성에 앞장서는 교육을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해주셨으면 합니다.

 

 

 

 

 스마트 시티로 도약하려는 부천에서 시민 교육 등, 강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이 모든 게 막히니, 강의에 매여 못 했던 걸 앞당겨 하자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귀농 귀촌 꿈, 즉 10년 - 15년 후에 할 일을 앞당겨 하자 싶어 도시농업, 텃밭 만들기를 시작했고요. 정적 취미도 필요하겠다 싶어 당구도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면 강의나 만남을 하고 싶다 해서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도 영상 접근을 어려워하는 분들께 유튜브 등을 적극 가르쳐야 합니다. 오프라인 강의는 수천 년 이어온 방식인데, 이젠 온라인으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까지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유튜브엔 없는 게 없어요. 원하는 모든 걸 무료로 배울 수 있습니다. 기 승 전 유튜브 시대고, 디지털이 트렌드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걸 인지해,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나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산속에서 혼자 살게 아니라면, 온라인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랑질하는 남의 페이스북을 왜 봐야 하나’ 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일상을 올리고 친구를 사귀고 장점을 배우세요. 젊은이는 디지털을 들고 태어났어요. 우리도 조금만 노력하면 다 할 수 있어요. 대면 교육은 스스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코로나 이전이 오프라인 위주였다면 이젠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어야 할 시대입니다. 둘 중 나는 어디에 맞을까, 스스로 찾아가도록 맞춤 교육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종식시켜야 하지만, 안 될지도 모른다고 각오해야 합니다. 유튜브에 모든 자료가 무료 공개되는 시대니, 강사도 자료를 쥐고 있지 말고 제공하고 협조하는 자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좋은 흐름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기여했으면 합니다.

 

 

 

 

나쁜 점은 내 시간이 없어졌다는 것. 애들이 집에 있으니 삼시 세끼 준비가 버겁네요. 그래선지 대상 포진이 살짝 지나갔어요.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언제 엄마로서 이렇게 해줄 기회가 또 오겠나 싶어 신도 나지요. (이 대목에서 세 남자분께 가사 노동을 얼마나 하시나 여쭈었다. 가사는 죽을 때까지 내 삶의 일부분이다 여기고 있다, 주부 습진이 있을 정도다, 칼 잡는 일과 청소 내가 더 많이 한다, 욕 안 먹을 정도로 잘 한다고 자랑들 하셨다. ^^)

 

 제약이 많아지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행사와 만남이 불가능하지만, PC만 있으면 되니 더 넓은 소통,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하지요. BTS가 200만 명 팬과 동시 접속한다잖아요. 병원 입원 어르신과는 핸드폰으로 소통하면 되고요. 코로나가 갑자기 닥쳐 불안할 뿐, 온라인 장점을 많이 알게 되었지요.

 제가 초록과 오래된 것, 오래된 사람을 좋아해 시니어 대상 강의를 즐겁게 해왔는데요. 나이 들수록 기억력은 좋아지며, 젊은이에게 나올 수 없는 것, 호기심이 어르신에겐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와그락 소통연구소’란 모임을 통해 재미난 일, 창의적 실험을 하고 있어요.

 

 제가 비대면 수업에 거부감이 없는 이유는 라디오 매체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보이지 않는 것에 익숙해졌다 할까, 안 보이니 더 애틋하고 간절함이 있지요. 그래서 저는 ‘비대면 수업이라도 이건 비 대면이 아닌 디지털 대면 수업입니다, 대면 수업이었다면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우린 얼굴을 다 보며 이야기합니다’ 라면서 생각을 바꾸도록 유도합니다. 코로나가 아니어도 비 대면은 어차피 가야 할 시스템이에요. 온라인에 익숙, 친숙, 능숙해지는 삼숙이가 되어야 잘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온라인에도 매너가 필요하다는 말도 꼭 합니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수업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시더군요.

 

 ‘젊은 세대가 어르신 세대를 싫어한다’를 넘어 혐오한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청년 세대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도록, 정말 대단하시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장기적 국가 프로젝트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일자리, 창직,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나, 시대에 맞게 조금씩 변화시킨 일자리도 병행해야 하고, 50+ 사업이 구체적이고 체계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 우리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기본 - 심화, 단체에서 홀로 설 수 있도록 관찰하고 코치하는 사업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50+ 세대에게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주는 영향력은 엄청 큽니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앞으로도 재미있는 일들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