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준비에서 후기까지 책임집니다_50+학습지원단

 

2018년,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활동하는 50+학습지원단은 모두 10명이다. 2017년에 7명이었으니, 그만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사업이 늘어나고 손이 부족하단 뜻이겠다. 활동가 10명 중 2~3년 째 활동하는 이는 5명. 2017년에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모더레이터(학습지원단의 이전 명칭)로 활동한 시민기자는 이들과 안면이 있지만, 2018년 지원에서 홀로 탈락했기에 50+학습지원단을 인터뷰하라는 센터의 청이 껄끄러웠다. 그러나 어찌나 반겨주는지, 2017년으로 되돌아간 듯 즐거웠다. 올해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 배치된 다섯 분도 센터에 드나들며 낯을 익혔기에 금방 친숙해졌다. 자치 월례 회의를 마친 열 분을 만나 활동의 보람과 어려움 등을 들어보았다.

 

 

50+학습지원단의 장점은 뭐라 생각하나요?

- 평생학습시대에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뇌가 활성화되어 감사하지요. 타로 같은 건 미신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고정 관념, 편견을 바꿀 수 있어요. 규칙적으로 출근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다보니 다리도 튼튼해지고, 웬만한 덴 걸어 다니는 등 건강해졌어요. 나올 데가 있으니 내일이 기다려지고, 점점 일찍 나와 준비하게 됩니다. 직장인의 행복이 이런 거구나 합니다. 동년배를 만나 대화하며 정보도 나누고 도움도 줄 수 있으니, 가재잡고 도랑 친다 할까요?

 

일하는 시간이 다르니 모두 모여 친해질 시간 갖는 게 쉽지 않았겠네요.

- 5월에 남산에서의 전체 워크숍이 끝난 후, 우리 팀만 장충동 족발집에 가서 이야기하며 화합을 다졌어요. 센터에서 야외 자치 모임을 지원해주어, 7월에 우이동계곡서 회의한 후 우이동지하철역에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알리는 전단을 뿌렸어요. 그 때 더욱 끈끈해졌다 할까요. 이를 전체 월례회의 때 자랑했어요. 매달 돌아가며 조장을 맡는데, 각기 잘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 서로 도와가며 시간표도 짜고, 일도 분담합니다.

 

50+학습지원단의 활동에 대해 강사님이나 수강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특히 강좌 개강 오프닝 할 때 수강생들 시선이 존중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50+학습지원단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는 등 관심이 많아요. 오가다 만나면 반가워해주고, 수업 카톡방에 초대도 하는 등 마치 제가 그 수업의 팀원인양 대해주는 강사, 수강생이 많아요.

 

센터를 찾는 50+세대, 이런 건 고쳐지면 좋겠다 싶은 것도 있겠지요?

- 친구 자리를 선점하는 수강생이 있는데, 오는 순서대로 앉을 수 있게 배려하면 좋겠어요. 앉았던 자리 정도는 다음 사람을 위해 정리해놓으면 더 고맙지요. 나의 행동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한 번 더 돌아보는 시니어가 되어야겠다고 반면교사 삼아요.

 

50+학습지원단으로서 반성할 점도 있지 않을까요?

- 처음엔 그저 주어진 일만 하면 된다고 여겼어요. 그러나 이제는 수강생이 너무 없으면 강사님께 민망하고, 내 잘못인양 여겨지기도 합니다. 후기 작성 등을 위해 수업 중에 오가며 사진을 찍는데, 그게 수업에 방해 된다는 분도 있으니 행동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해야지요. 우리 일은 기본이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필요한 게 없냐고 먼저 묻고, 더 친절하게 대하고, 그런 자세를 갖추고 활동해야지요.

 


센터나 재단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 정보화 교육장이 없어 아쉬워요. 가장 오래되고 사업이 많은 이 곳에 예산 지원이 많아져, 너른 공간에서 좋은 시설을 이용하며 양질의 수업을 했으면 합니다. 한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 체계적 기록이 가능해 좋을 것 같아요.(다양한 수업을 듣는 게 좋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다른 캠퍼스나 센터의 아이템이 좋다면 벤치마킹하는 건 어떨까요.(캠퍼스, 센터마다 특장(特長)을 갖추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우리 활동에 공백이 있어서 11월부터 다음 3월까지는 센터 일손이 모자라지 싶은데, 예산을 확보해 회기 조정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50+학습지원단을 주변에 추천하고 싶나요?

- 작년에는 떨어져서 "와, 대단한 분들만 하는 일인가 보다."하며 의기소침했어요. 다행이 올해 뽑혀서 활동하고 있는데, 용기내서 도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대학교 조교 같은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공부하고, 남을 돕고, 글쓰기 좋아하는 건강한 분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엔 정말 많은 수업, 사업이 있으니 여길 발판으로 해서 나만의 일을 찾고 동아리 활동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권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친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점심을 하고, 운현궁에 들러 "이리 오너라~"하며 사진을 찍는 동안 정말 많이 웃었다. 폭우가 멎고 파란 하늘이 나타난 아름다운 늦여름. 전체 월례 회의를 위해 안국역으로 향하는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50+학습지원단 10명의 환한 얼굴. 인생 후반에 이처럼 보람된 일자리, 좋은 인연을 찾는 분들을 부러워하지 않을 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