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분과(퍼커션)_허영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사회공헌활동의 의미는 나눔 그리고 동행이다. 우리사회가 건강하게 지탱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재능. 시간. 노력 등을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나누며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눔 실천에 동참함으로써 보람 있고 행복하다. 나눔은 일방적이 아닌 모두가 행복한 나눔이어야 하며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혼자 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의 여동생 때문에
사회공헌을 하게 된 계기는 여동생의 영향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신앙심이 깊었던 동생은 학교를 졸업한 후 20대 중반의 나이에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어린이 복지시설인 SOS어린이마을로 들어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혼의 몸으로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봉사의 길을 걸었다. 자신의 몸을 돌볼 여유도 없이 0세부터 10대 후반까지의 어린아이들을 마치 친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며 보낸 세월이 어느새 30여년 반백의 50대 후반에 이르렀다. 동생의 얼굴에서 성자의 모습을 보곤 한다. 몸은 지쳐 여러 가지 지병을 갖고 있지만 우리형제들 그 누구보다도 더 해맑고 행복해 보인다.
동생을 보면서 나도 은퇴를 하면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꼭 실천해보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

 

 

김현빈 강사의 열정에 감사
2015년 은퇴와 함께 아름다운가게에서 주 1회 자원 활동을 시작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시민들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하여 그 수익금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하는 곳으로 전국 140여개가 있으며 상품판매, 진열, 기증품 접수 및 분류, 매장정리, 물품 운송 등 모든 분야를 활동천사라고 불리는 자원 활동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2016년에는 아름다운가게 고양시 재능기부 나눔 교육 강사단의 일원이 되어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나눔과 공정무역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모두 강의 경험이 없는 40~50대 전업주부 자원 활동가로 꾸려진 강사 단으로 처음에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시작되었다.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강의교안 작성부터 스킬교육 그리고 강의 실습 등을 거듭하고 드디어 첫 수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날 “하면 된다”라는 말을 실감했던 기억이 새롭다.
2017년에는 고양시자원봉사센터의 우수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교육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받는 성과도 올렸다. 8명으로 시작한 강사단이 현재는 14명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학교로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도심권50+센터와의 인연이다.
2016년 2월 “청춘 칸타빌레 앙상블”이라는 음악교실의 문을 두드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평소 취미로 악기하나쯤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친구의 권유도 있어 함께 프로그램 신청을 했다. 평소 들어보지도 못했던 카혼과 젬베라는 남미 전통악기를 배우는 동안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손으로 쳐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로 일단은 치고 있으면 신이 났다.
처음에 16명으로 시작한 회원들이 심화과정을 끝내고 커뮤니티로 결성되어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8명의 정예회원과 3명의 신입회원이 카혼과 젬베 외에 다양한 핸드 퍼거션을 갖추고 주2회 렛슨과 연습을 하며 도심권50+센터의 사회공헌사업단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사랑해요”라는 “떼아모” 팀 명칭도 갖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하면서 사회공헌도 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여기까지 오게 된 배경에는 도심권50+센터의 적극적인 지원과 김현빈 강사님의 열정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말처럼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시니어를 가르치면서 고충도 많았을 터인데 그때마다 재치와 유머로 부모연배의 팀원들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웃음 짓게 했다. 또한 회원들 모두 서로를 배려하고 끈끈한 유대감과 열정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즐겁다.

 

은퇴 후에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40여 년 동안 직장과 가정에만 매달려 바쁘게 살아왔다. 퇴직을 앞두고 “은퇴 후에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내가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은 무엇일까” 를 생각하며  한 두 해는 여기저기 참 많이도 기웃거렸다.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한 끝에 어렵게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강사 자격을 취득하였고,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그러나 강사의 소질이 없었는지 “재미가 없다, 보람을 느끼지 못 하겠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즐거운 것만 하며 살자”로 결론지었다.
요즈음은 “떼아모” 회원들과 마주보며 가끔 이런 농담을 했다 
“돈 주고 이런 일 하라고 하면 아마 못한다고 할 걸”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기를 쓰고 나오고 있는 걸까.” 
모두 신나게 웃는다.
자원봉사 하는 사람에게 “왜 힘들게 굳이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내가 즐겁기 때문에 ”라고 답변하는 것을 들었다.
예전엔 이해하지 못했던 그 말들을 이젠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을 일도 많고 감사한 일도 많고 다른 여정을 걸어온 사람들과의 만남도 신선 합니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의 꿈의 무대에 오르다
대한민국 최초의 시니어퍼거션 “떼아모”가 팀의 이름을 걸고 라이나전성기재단의 꿈의 무대에 올랐을 때다. 총 45개 팀의 공연을 평가하여 8개 팀을 선정하는 무대에서 첫 번째 공연을 하게 되었을 때 여기까지 온 우리 팀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아직은 서툴기 그지없는 실력이지만 열정만은 어느 팀 못지않기에 언젠가는 50+퍼션 랩 “떼아모”가 프로처럼 실력을 갖추고 더 많은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웃음을 나누며, 순간을 즐기다보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내 손주를 돌볼까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하는 자녀를 위해 육아를 도와주어야 하나, 고민하던 때다. 결혼한 두 딸이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느라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면서 사회공헌도 좋지만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갈등을 한 적이 많았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나 자신도 같은 길을 걸어왔기에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다행히 엄마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자녀들 덕분에 현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세대의 여성시니어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 바로 저와 같은 고민이 아닐까.

 

사회공헌활동은 어렵지 않아!
사회공헌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끌리는 일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자연스럽게 사회공헌활동으로 연결이 됐다. 하고자하는 마음과 식지 않는 열정만 있으면 항상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도 말이다.
베이머부머 세대들이 은퇴시기를 맞고 있는 최근에는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시니어들을 위한 많은 정책이 시행되고 있고 도심권50+센터를 비롯하여 50+캠퍼스 등에서 시니어의 제2인생설계를 위한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잘 활용하다보면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 알게 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현재 도심권 50+센터의 전문사회공헌단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도 자신의 경력을 살리거나 이러한 프로그램을 끝낸 후 지속적인 커뮤니티를 하면서 각각의 분야에서 필요한 곳에 재능기부를 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어, 생태환경, 수공예, 학습지도, 문화예술 등 분야도 다양하다.

50+퍼거션 랩 팀“떼아모”는 젬베와 카혼 그리고 심벌즈, 마라카스, 카바사, 템버린, 쉐이커 등 다양한 핸드 퍼거션을 가지고 주2회 렛슨과 연습을 하며 50+전문사회공헌단의 문화예술분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7월 중구통합도서관의 “찿아가는 도서관”행사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종로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가락국수”. 종로구청 창업일자리 나눔 실천 행사, 종로구청 가족사랑 콘서트. 종로인문학당, 동대문구 찿아가는 문화마당 등에 참여하여 문화소외계층에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했다.
금년 하반기에는 예기치 않았던 곳에서 많은 공연요청이 있어 연습에 박차를 가하며 팀 “떼아모”가 발전해 가는 모습에 팀원 모두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는 중이다.
그대들이 부르는 곳 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다. 사회공헌활동은 어렵지 않아 ! 도전해보라는 말을 귀띔해 준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감동적인 공연으로 박수갈채를 받다
10년이 지났다. “액티브 시니어의 롤 모델! 대한민국 최고의 시니어 퍼거션 팀 ‘떼아모“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감동적인 공연으로 박수갈채를 받다”라는 기사를 보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글_허영화

편집_장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