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와 선한 영향력

-

인생학교에서 든든한 동료를 만나고, 커뮤니티 활동으로...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홈페이지 첫 화면 상단 아래에는 큰 글씨 여섯 개 목록이 있다. 다섯 번째가 커뮤니티인데 클릭하면 구성 조건, 지원 안내 등이 나온다. 작년에 보람일자리 활동과 동시에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그런데 홈페이지 안내는 챙겨보지 않았다. 12월 중순 인생학교를 수료한 뒤에야 보게 되었다. 필자는 인생학교에서 지향하는 목표가 같은 수료생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그게 ‘문화산책’ 커뮤니티다.

 

 

 

 

 

 

오랜만의 모임인 만큼 특별한 기획으로 ’BTS와 Beatles 이야기‘ 주제 강의를 듣기로 했다. 먼저 유명세를 데이터로 비교하는 차트 화면을 마주했다.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00위(’20.09.05) 중 맨 앞자리 1위에 BTS 가 떡 버티고 있지 않는가! BTS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면서 얻은 전 세계적 명성, 영향력 그 밖에 수반된 사회 현상과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알아봤다.

 

yes TIP

빌보드 차트는 1894년 뉴욕에서 창간된 음악 잡지 <빌보드>가 1936년부터 발표한 대중음악 순위 차트다. 집계 방식은 음원 다운로드 횟수, 미국 내 라디오 방송 청취자 수, 온디맨드 음원 다운로드 횟수, 유튜브 조회 수로 이루어지는데 각각의 비율은 비공개며 CD 판매량은 제외라고 한다.

 

 

 

 

 

 

다음은 <비틀즈: The Beatles>로 비틀즈는 1960년 리버풀에서 결성한 영국의 4인조(존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로 구성된 록 밴드다. 록 시대의 선두주자로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로 현재까지 인정받고 있다. 그 여정이 올해로 60주년으로 반세기를 넘어가고 있다. 전 세계 50+세대들이 10대 때부터 노래를 듣고 자라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 근거로 빌보드 차트 순위 기록을 보면서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록 음악을 좋아하거나 그 분야에서 일한 50+세대라면 더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오늘의 동료 강사도 방송국에서 음악 프로듀서로 오래 일했으니, 얼마나 많은 의 노래를 듣고, 부르며 지냈는지 짐작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비틀즈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각 멤버의 출생과 성장 배경, 학력, 성장에 영향을 미친 사람, 라는 밴드명이 만들어진 에피소드, 미국에 진출하는 과정, 발굴한 최초 매니저, 프로듀서 등 가 음악그룹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 가족과 그 밖에 인물, 의도치 않게 공연을 중단한 이유, 각 곡에 얽힌 에피소드, 유명해지기까지 남다른 노력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일사천리로 훑었다. 노랫말에는 지역명이 자주 등장하고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된 노래는 ‘Yesterday’라는 소소한 정보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동료 수강생들은 호기심 많은 신입생처럼 강의에 푹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강사의 재치 있는 퀴즈 이벤트가 흥미를 더 했다. 퀴즈를 맞히지 못한다 해도 흥미가 없어지지는 않지만, 강의 듣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한 것은 사실이다. 사은품으로 ‘커피 한 잔’이 꿩 먹고 알 먹는 행운을 안겨줬으니 말이다. 그렇게 <비틀즈: The Beatles>  이야기를 한 시간에 끝내고 2부 순서로 ‘1인 1곡 디스크 자키’ 로 이어졌다.

 

2부도 1부에서 수고한 동료 강사 기획으로 사전에 선청곡을 사연과 함께 받아 꾸렸다. 신청곡 관련 배경 지식.정보를 먼저 화면에 띄우고, 노랫말은 단톡방에서 공유하고, 기타 반주는 직접 제공했다. 신청곡은 50+세대가 10대에서 20대 성장기 한창 감수성이 충만할 때 들었던 곡이었다. ‘아침 이슬, 우리들의 이야기, 그건 너, 당신의 모든 것은, Sweet Caroline, Holiday, Sea of Heartbreak 등이었다.

 

신청한 동료가 직접 사연을 소개하고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희망자는 독창도 했다. 사연은 국어 선생님을 흠모했다는 얘기. 아버지한테 공부 않고 딴 책 본다고 혼나고 이불 속에서 딴 책 본 얘기. 대학교 때 짝사랑한 얘기, 친언니가 없던 사람이 동네 언니를 따라다니며 함께 불렀다는 얘기, 카셋트 라디오가 처음 보급되었을 당시 우연히 듣게 된 팝송에 꽂혀 발음.음정 무시하고 무조건 따라 불렀다는 얘기. 70~80년 암울했던 시기 특정 장소에서 울러퍼졌던 곡이 별 이유 없이 뇌리에 박혔다는 사연 등 각각이었지만 다들 웬만이 공감이 되는 듯 집중했다.

 

인생학교에서 50+이후 삶의 목표 재설정에 대해 학장님께서 말씀한 ’선한 영향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은퇴한 50+세대들은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며 이력을 만들지만 더 이상 현장에 필요한 인력이 아니다. 하지만 그 경력을 방향이나 환경을 바꾸면 또 다른 가치 발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선한 영향력‘이 모이면 한 시대의 문화를 바꿀 수도 있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는 말씀도 떠올려 본다.

 

필자는 최근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활동하는 커뮤니티 몇 개를 취재하면서 그 선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직 노인교육 프로그램 기획자와 교사. 복지사가 뭉쳐서 ’어르신 돌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큰 꿈을 안고 열심히 강의도 하고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어르신 돌봄‘ 일자리 창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자신이 쌓은 음악 관련 문화 정보를 기꺼이 내준 동료 강사도 강의를 들은 수료 동기한테 ’선한 영향력‘을 줬다는 사실을 단톡방 동료 감사 인사글에서 쉽게 확인했다. 본인은 음악에 대한 흥미도 관심도 전혀 없었는데 ’BTS와 Beatles 이야기‘ 를 듣고 음악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진심 어린 글이 그랬다. 코로나로 그동안 우울했던 기분이 강의 듣고, 노래 부르며 어느새 싹 가시는 듯 동료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솔직히 시기적으로 모인다는 게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탁월한 기획이었으며 마스크 쓰고 노래하던 모습은 2020년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추억의 한 장면이 될 것 같다.

 

필자 또한 팝송 듣기는 좋아했지만 따라 부를 엄두는 내지 못했다. 지금은 따라 부르기도 해보고 가사도 음미해본다. 그런 노력으로 퀴즈 이벤트에서 커피 사은품까지 받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 ’선한 영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생학교 수료생들은 다양하고, 전문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커리어가 나눔 강의로 이어질 것이며, 또한 다른 형태의 가치 추구를 위해 꾸준히 커뮤니티를 이어 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