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차이와 50+세대의 특징

통계청(2016)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실린 ‘정치 태도와 행위의 세대 간 차이’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 기준으로 1970~1974년생이 가장 진보적이라고 한다.1 통계청 발표 이후 시간은 지났지만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은 이제 50+세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간의 삶의 한가운데라는 뜻인 ‘중년’이 이전의 40대에서 50대로 이동하고 있다. 독특한 ‘한국의 나이 문화’는 21세기 최첨단 기술이 삶을 지배하는 세상이 왔어도 미국에 살던 유럽에 살던 한국인 간에는 변하지 않는 문화 코드로 살아간다. “나이”는 한국인에게 적용되는 문화 중에서 가장 강력한 코드이다.

 

한국의 50대는 정보통신 발전과 생을 함께 가고 있는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대학교 생활을 PC 통신과 함께 시작했으며, 20대 중후반에 인터넷이 삶을 지배하는 시기를 겪었고, 2000년대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의 소셜 커뮤니티 활동에 몰입했으며, 글로벌 시대의 상징인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한 정보 소비와 지식, 그리고 취미 활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50대를 바라보는 47~48세의 중년은 “부모의 유전자 후광효과의 영향력을 제대로 각성”하는 시기라고 이화여대 윤정구 교수는 그의 SNS에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는 젊었을 때 준수함을 자랑하던 외모와, 부모의 재력과 뛰어난 DNA 유전자, 좋은 대학 출신과 좋은 직장이라는 인생 방정식(equation)의 한계에 도달하는 시기이다. 이미 이들은 대학 졸업과 함께 찾아온 1997년 IMF의 위기를 통하여 방정식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였으며, 그로부터 10년 뒤 다시 2008년의 전 세계 금융위기 사태로 2차 충격을 받았고, 다시 10년 뒤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 50대의 높은 파고를 맞이하고 있다. 50대는 결혼과 임금 그리고 건강 상태와 행복 간의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윤정구 교수는 모든 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47~48세에 중년기 위기를 겪고, 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행복감은 다시 상승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인구 비율 변화와 주목할 만한 소비계층 50+세대

50대는 코로나19로 또 한 번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 그들은 전 세계적 위기인 코로나19를 어떻게 뛰어넘고 있는 중인가?

 

 

러시아의 이반 아이바좁스키(1850)의 ‘아홉 번째 파도’를 보자. 무시무시한 바다 폭풍에 시달리며 배와 동료들을 잃고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멀리서 보이는 아침 해와 함께 또 한 번의 파도 '아홉 번째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상황을 접하고 있는 50대는 과연 어떻게 이 험난한 파도를 넘어설 것인가? 그리고 인간의 본능적이 욕구인 관광과 여가 그리고 소비생활을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 것인가?

 

미국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버니스 뉴가튼(Bernice Neugarten)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중년층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정의하였으며, 이는 주로 베이비붐 세대를 가리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2020 세계경제 대전망(The World in 2020)'에서는 ‘욜드(YOLD: Young old, 이하 욜드)’를 2020년의 주요 키워드로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층으로 주목하기 시작하였다.2 또한, 2020년을 기점으로 세계 인구 비율은 역사상 처음으로 30세 이상 인구가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였고, 향후 몇 년간의 은퇴 인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인 인구통계학적 변화이며 특성으로 해당 계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이다. 특히, 욜드(YOLD)가 ‘디지털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내고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이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예측하여 이들의 소비문화 욕구를 자극시켜야 한다.

 

국내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인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욜드의 개념과 비슷한 맥락에서 ‘오팔 세대(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팔(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인생을 사는 신노년층을 뜻하며, 동시에 국내의 ‘58년생’의 ‘오팔’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은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적인 5060세대를 의미하는 오팔 세대의 특성은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구매하고, 보다 활발한 여가생활을 추구하며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함으로 설명한다. 이들에게 주목할 점은 신기술과 유튜브 등 인터넷을 밀레니얼 세대만큼이나 활발히 사용하며, 다채롭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려는 성향을 가진 집단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바이러스의 대유행) 상황에서도 국내 오팔 세대의 소비력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진 오팔 세대의 소비력은 기존에 갖춰져 있던 구매력에 덧붙여 국내 유통업계의 핵심 고객층이 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리테일 마켓인 ‘마켓 컬리’에 따르면, 50~60대 회원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112%, 122% 증가하였으며 50대 이상 회원의 매출은 120%가 증가하였다. 특히, 5060세대의 주문건수는 기존 회원인 2030세대의 주문건수보다 적지만, 매출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오팔 세대의 구매력이 다른 연령에 비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3 오팔 세대의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새로운 소비 계층에 대한 마케팅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시니어 배우를 내새워 여가 및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의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가활동 및 모바일 기술의 이용에 있어 세대에 제약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주목할 만한 소비계층인 오팔 세대의 소비력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경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한 사안이다. 더불어,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예측 불가한 새로운 환경에서 실현 가능성 높은 사업 구축과 운영을 위한 다각도의 접근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 패턴의 이해

코로나19의 팬데믹에 따라 사회 각 분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표준이 되고 소비도 거리두기 행태를 반영하여 변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TO)가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홍콩 독감(1968년)’과 ‘신종플루(2009년)’에 이어 세 번째이다.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새로운 특징들이 표준이 되는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의 도래와 일상의 변화에 있어, 소비 지형의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뉴욕타임즈는 코로나19의 소비 패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사하였다. 해당 기사는 전년 대비 미국의 주요한 사업의 소비 이용률이며,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이용자의 관점뿐 아니라,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따라 대처하는 기업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분석은 미국 내 1,500만 명이 넘는 스마트폰 이용객의 ‘Foot Traffic Data’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4

 

외식문화의 변화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

미국 내 각 주마다의 전염병 발생 지역 및 속도는 상이하며, 사람들의 전염병 위협 인지 수준에 따라 소비 행동 변화는 다를 수 있다. 바이러스 전파 위험에 대한 환경적 제약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식당 및 편의시설 내의 좌석 배치 및 일부 서비스의 이용 제한과 같은 규제들이 행해졌다. 이러한 환경적 제약과 위축된 소비 심리로 전년 대비 오프라인 매장의 수동적인 소비 행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식문화와 관련하여, 미국 내 오프라인의 매장의 감소율은 지난해 대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단의 그래프는 Cuebiq의 분석 결과로 미국의 Mississipi, Oregon, Massachustts의 전년대비 증감률을 나타내며, 식당(restaurant) 및 바(bar)의 작년 대비 이용 변화율을 종단적으로 보여준다. 공통적으로 팬데믹 선언과 이용 규제가 가시화된 4월을 기점으로 매장 이용률이 급격하게 하락하였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의 이용에 대해 4월 대비 감소율의 폭은 줄고 있으나, 작년 대비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미국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거래를 추적하는 어니스트 리서치(Earnest Research)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캐쥬얼 다이닝 레스토랑 브랜드인 Applebee’s와 Olive Garden은 8월 5일을 기준으로 작년 대비 30% 감소하였다. 반면,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매출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였는데, 이는 테이크아웃(take-out)과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와 같은 서비스가 크게 기여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을 선호하면서 디지털을 활용한 문화와 소비를 선호한다는 점으로 볼 수 있다.

 

즉, 기존의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에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서비스가 팬데믹 사태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기존 모델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와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앞선 자료를 바탕으로 외식문화에 대한 소비 변화의 요인은 바이러스에 대한 위축된 소비심리 및 오프라인 서비스의 이용 제약에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종식 예측이 불가한 현 상황에서 소비자의 안전 위협에 대한 리스크를 감소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 및 오프라인 운영에 대한 제약에 보다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의 노력이 비즈니스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필수사업체의 e-commerce 활성화 및 비대면 서비스 구축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막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 규제 방침은 국가의 상황에 맞추어 시행되어 왔다. 미국의 경우, 대형 쇼핑몰을 포함하여 많은 사업체들이 운영을 재기하였으나, 사람들의 소비 위축과 대면 접촉의 불안감에 따라 많은 소매점들의 이용은 작년 수준을 훨씬 밑돌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 관련 사업인 J.C. Penny와 J.CREW는 온라인 매출액 상승이 오프라인 매출액 감소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여 파산 위기에 직면하였다.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미국의 필수 사업체 이용률 및 매출 변화를 주목해 보자. 다음 그림은 식료품 매장(grocery stores)의 전년 대비 방문 비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바이러스에 대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전년대비 미국의 대표적인 필수 사업체인 월마트(Walmart)와 타겟(Target)의 온라인 및 매장 소비 지출의 변화를 그래프로 시각화한 자료이다. 가장 큰 변화로 온라인 이용률은 3~5월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팬데믹 장기화에 전년 대비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매장이나 도로변에서 픽업할 수 있는 지역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커머스(e-commerce)의 적극적인 활용 및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이용객의 안전에 대한 위험 인지를 감소시킨 것으로 사료된다.

어니스트 리서치(Earnest Research)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타겟(Target)의 매출은 온라인 매출에 중점을 두어 지난 분기에 전년 대비 약 80% 증가한 약 1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팬데믹 장기화가 온라인 소비를 촉진시키며, 향후 다양한 유통 사업에도 비대면 서비스의 시행이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0+세대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문화여가관광소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팬데믹 환경에서 시니어 세대의 정보 기술을 활용한 소비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들의 온라인 및 디지털 문화의 편입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 현상은 새로운 계층에 대한 인식의 전환 및 정책적 제도의 구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50+세대는 높은 소비력과 다양한 문화 및 기술에 대한 수용력으로 새로운 여가 문화를 형성한다. 온라인 게임과 넷플릭스(Netflix) 영화 그리고 방송에서의 관광 프로그램 등이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코로나 사태의 경제 침체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제시되지 않았지만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비대면 서비스 및 비대면 경제 활성화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다각도로 관찰하고 관련 산업과 연계한 유⋅무형의 상품 및 여가 활동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정보 프로세싱과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누리고 있는 50+세대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관광 및 서비스, 정보통신기술과 AI 기술을 도입한 ‘창의적이며 진정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관광상품과 관광지 그리고 여가 활동은 아날로그에서 느껴지는 ‘진짜’라는 영어 용어 “Genuine”과 “Authentic”으로 표현되고 회자되고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나쁜 것은 의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감정적으로 판단한다"5의 문구처럼 우리는 이제 좋은 것을 찾아서 감정을 서로 공유하고 개인의 충만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관광과 문화적 콘텐츠만이 코로나19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안전 욕구를 기꺼이 넘을 수 있는 보안 행동과 함께 인간의 ‘오욕칠정(五慾七情)‘6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간의 본능‘과 스마트관광을 통한 ’자동화‘, ’창의적인 경험‘만이 이 시대의 아홉 번째 파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젊음을 잃지 않으려는 50+세대의 삶에서 인간의 욕구와 경제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50+세대가 누리는 독특한 문화, 관광⋅여가활동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시대를 이끌 것이며 또한 삶의 독특한 코드를 만들어 낼 것으로 확신한다.

 

 


1 경향신문, “‘X세대’ 아직 안 늙었네…1970년대생, 가장 진보적” (2016.12.1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612121745001#csidx5e86cb4f491336fba12bfdd4885d6db

2 The decade of the "young old" begins (Dec 25, 2019, The economist) 

https://www.economist.com/the-world-in/2019/12/25/the-decade-of-the-young-old-begins

3 노컷경제, “[코로나19 밥코노미] 큰손의 변화, 5060 아닌 '오팔 세대'입니다” (2020.05.26.)

https://www.nocutnews.co.kr/news/5349446

4 Virus Alters Where People Open Their Wallets, Hinting at a Halting Recovery (Aug 18, 2020,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20/08/18/business/economy/coronavirus-economic-recovery-states.html?searchResultPosition=9

5 김진애, 「김진애의 도시이야기」, 다산초당, 2019년

오욕칠정(五慾七情)은 사람의 다섯 가지 욕심(재물욕(財物慾)⋅명예욕(名譽慾)⋅식욕(食慾)⋅수면욕(睡眠慾)⋅색욕(色慾))과 사람의 일곱 가지 감정(희(喜)⋅노(怒)⋅애(哀)⋅낙(樂)⋅애(愛)⋅오(惡)⋅욕(欲))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