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공연, 전시, 축제 등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문화기획’이라는 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취향과 먹고사는 문제가 결합한다면 그것만큼 멋진 일이 어디 있으랴.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데 돈이 된다니…… 
물론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기 마련이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3월 20일(화), 불광동 50+서부캠퍼스에서는 이런 즐거운 상상으로 가득찬 분들을 위한 ‘문화기획전문가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조영신 강사는 오십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첫째 호기심, 둘째는 건강. 특히 문화 쪽 일을 하려면 꼭 장착해야 할 소통을 위한 덕목으로 호기심을 꼽았다.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21세기 문화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시대의 트렌드와 키워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열강이 시작되었다. 

 

"우리 시대의 키워드는 무엇이었나?"

 

 

디스코, 록카페, 서태지와 아이들, 프로야구 등등 우리 삶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친근한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그렇다면 현재, 21세기의 트렌드는?"

 

 

젠더(동성애, 미투운동), 알파고, AI, 다문화 …… 21세기 4차 산업혁명(너무 많이 나오는 용어다) 이후의 환경 변화는 기존 발전 전략의 한계를 드러낸다. 

뉴노말(New Normal)의 등장. 즉 경제성장률의 지속적 하락으로, 성장이라고 하는 가치가 우리 삶에서 더 이상 가치가 아닌 상황에 이르렀고,

기존의 기준을 폐기하고 새로운 기준(New Normal-저성장시대, 저수익률)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새로운 가치 기준으로는 요즘 SNS나 미디어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욜로(YOLO),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Work와 Life 사이의 밸런스) 등이 얘기되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집을 사려고 저축하지 않는다.

획일화 시대를 극복하긴 했지만 이미 불안한 삶의 세계에 진입해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안고 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고 있다. 
 
융합이나 네트워크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기존 이해관계의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일련의 많은 사회현상들을 집적해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고 문화적으로 기획하는 일이 여기 모인 50+들의 관심이자 이 강의의 목적이다. 

 

 

 

불어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은 현 정부의 문화정책이다. 2017년에 발표된 정책들을 살펴보고 융합 콘텐츠나 문화상품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IMF 이후 소득주도형 성장은 끝이 났다고 본다. 국민의 평균소득, 성장에 따른 소득분배가 균등해져야 문화도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 

소비할 수 있는 능력과 저녁이 있는 삶. 다시 말하면 ‘돈과 시간’이 되어야 문화도 있다는 것. 맞는 말이다. 

조영신 강사가 파리에서 만난 어느 슈퍼마켓 아줌마. 5시에 가게 문을 닫고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간다고 했단다. 이 말은 즉슨 다섯 시에 문을 닫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회라는 얘기가 된다. 

우리들의 삶의 기준은 어떤가? 내가 버는 돈으로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가? 자기 삶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 속에서,

 또 21세기에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사회 현상들 속에서 ‘기획자의 길’을 가려는 사람은 이런 정보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보여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취향을 따라오니 일이 생기더라. 이 정도에서 만족하려고 판을 벌인 일인데 고민만 잔뜩 안겨주는 강의가 될까?
다른 분야도 아니고 ‘문화’는 감각이 중요한데 앞서 나가기는커녕 뒤쳐지지나 않을까? 

 

 

 

강사의 말에 희망을 걸어본다. 다음 시간엔 문화 기획의 종류를 소개하고 각자의 판단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진행될 것이다.  4월엔 뮤지컬 ‘신과 함께’ 단체 관람,

5월엔 축제 ‘정동야행’ 참가 등이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문화'를 제대로 알고, 익히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많이 보고 경험해봐야 하는 것! 

벌써부터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 

 

 

   글·사진=임영라(50+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