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담아낸 남이섬의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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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담으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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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세먼지 없는 하늘이 참 예쁘다.

어제는 파란 하늘에 몽실몽실 뭉게구름까지 떠있어 밤에 별 담으러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낮에 날씨가 좋으면 밤에 별도 잘 보인다. 낮에 아름답게 피어나는 능소화, 달리아, 풍접초 등

여름 꽃을 즐겼다면 밤에는 짙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을 즐겨보자.

 

지난주 사진을 좋아하는 50플러스 신중년 8명이 남이섬으로 별 담으러 갔었다.

아니 정확히 은하수 담으러 갔었다.

하늘의 별만 찍는 것보다 멋진 풍경 혹은 건물과 함께 담는 별 사진을 더 좋아하는데

남이섬 펜션에서 자면서 나루터에서도 담고, 나무를 넣고도 담고 건물도 담고 싶었다.

 

은하수란?

여름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들이 강처럼 보인다고 하여 은하수(銀河水)라고 하였으며,

맑은 밤하늘에 보이는 회백색의 성운을 은하수라 하며, 천하, 천강, 천황 등으로 불렸다.

은하수는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야 하는 다리가 없어 만날 수 없는 사연을 알고

까막까치들이 하늘로 올라가 은하수에 오작교 다리를 놓아 두 연인을 만나게 했다는 견우직녀의 신화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화요일 저녁에 남이섬 선착장에서 만나 마지막 배를 타고 남이섬에 들어갔다.

숙소는 미리 예약을 해놓았다. 남이섬 입구를 지나자 우리를 환영해 주듯이

파란 하늘에 공처럼 동그랗게 생긴 조명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벌써부터 들뜨기 시작한다. 

 

 

 

 

나무벤치의 나무인형이 인사를 한다. “WELCOME TO NAMI ISLAND”

남이섬을 여러 번 왔었지만, 밤에 이렇게 돌아다니기는 처음이다. 

 

 

 

 

플라스틱 페트병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 놓은 곳에 조명이 들어오니 예쁘다.

마침 거기에서 놀고 있던 학생에게 포즈 좀 취해달라고 했다.

 

 

 

 

 

고요한 밤길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었다. 

하얀 조명이 매달린 수영장이 나온다. 달밤에 수영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물이 없다.

수영장 바로 뒤쪽에 우리 숙소가 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한 방에 모여 바비큐 파티를 했다.

각자 싸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11시쯤 카메라 장비를 챙겨 나루터 쪽으로 갔다.

 

서울에서 안 보이던 별이 반짝인다.

그런데 이곳이 깊은 산속이 아니라 광해가 심하다.

또 안개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별을 촬영하기 좋은 조건은 아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서 하늘에 가득 찬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다. 

 

 

 

 

똑같은 장면만 찍는 것은 재미가 없어 카메라 가방을 싸서 자리를 옮겼다.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던 중 자연과 잘 어울리는 정자를 발견했다. 올려다보니 별도 많이 보인다.

이곳에서 담기로 하고 삼각대를 폈다. 다 좋은데 가로등 불빛이 너무 강하다.

밤하늘과 별만 촬영하면 자칫 밋밋한 사진이 될 수 있는데 정자가 있어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곳에서 한 20분 정도 찍다가 다시 강가로 나갔다. 그 사이 은하수가 또렷이 보인다.

자갈밭을 조심조심 내려가 또다시 삼각대를 펴고 이번에는 삼각대를 낮추고 자갈밭에 주저앉아 은하수를 담았다.

별을 담을 때 노출시간을 15초 정도로 주면 점성으로 보이는데 너무 어두워서

노출 시간을 20초 이상 주어서 담았더니 별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을 찍는 것보다 은하수를 보고 있다는 그 자체가 낭만이었다. 

 

 

 

 

은하수 촬영을 위한 3가지 조건을 생각해 보자.

1. 빛의 공해(광해) 적은 지역으로 가는 것이 좋다.

2. 달빛이 없거나 혹은 달빛이 밝지 않아 희미한 기간이나 초승달에 근접한 날에 촬영하자.

별빛이 워낙 약하기 때문에 아주 약한 달빛만 있어도 별은 보이지 않는다.

3. 구름의 양을 체크하자. 하늘에 구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별을 제대로 담을 수 없다.

 

촬영하기에 앞서 몇 가지 참고할 사항이다. 별의 색온도는 4800K 정도이다.

화이트 밸런스는 K모드로 설정하고 K값을 3500 정도로 맞추면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푸른 느낌의 밤하늘로 촬영할 수 있다.

ISO는 1600 정도로 설정하고 사진이 너무 어두우면 조금씩 올려서 촬영한다.

ISO를 많이 높이면 노이즈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ISO는 최소한으로 올리고

셔터 속도나 조리개에서 빛을 많이 확보하도록 한다.

 

별 사진 촬영할 때 삼각대는 필수이다.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한 뒤 한, 두 스텝 조이고, 초점은 빛이 선명한 물체를

AF로 잡은 뒤 MF로 변환하여 은하수를 찍으면 된다.

 

새벽에 일어나 메타세쿼이아 길로 달려갔다.

남이섬에 오면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가장 붐볐던 곳이라 사람들이 없을 때 마음껏 담아 보고 싶었다.

서부캠퍼스에서 워킹을 수강하고 있다는 친구가 모델을 해주었다.

 

 

 

 

아름다운 길, 여름의 푸르름이 참 아름다웠다.

메타세쿼이아 길이 끝나는 저 끝 지점이 우리들의 안식처가 되는 듯 느껴졌다.

우리 50플러스 세대도 개성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삼각대를 세워두고 릴리즈를 눌러달라고 하고 인증샷을 찍었다. 멋지게 나왔다! 

 

 

 

 

 

장소를 옮겨 꼭 풍선을 매달아 놓은 듯하여 손으로 잡아보고 싶었던 가로수 길로 갔다.

키가 작은 언니는 빨간 옷을 입고 와서 풍경에 포인트를 찍어 준다. 

 

 

 

 

옆으로 눈을 돌리니 연밭이다. 아! 올해 처음 보는 연꽃이다. 탐스러운 연꽃 한 송이를 담아본다. 

기찻길을 걸었다. 한적한 숲에서 나는 숲의 향기가 참 좋았다. 파란 꽃잎의 산수국은 숲속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마지막으로 강가를 산책하기로 했다. 아침햇살이 눈부신 가운데 때 이른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벼를 심고 쳐놓은 나무 울타리의 길게 뻗은 그림자가 멋지다. 이 평화로운 풍경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조심조심 셔터를 눌렀다.

주변에 다람쥐, 청설모, 토기, 오리, 타조 등 마치 작은 동물원에 온 듯 동물들이 많이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가가 찍는데 토끼가 그 모습을 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동물과 교감하며 사진을 담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제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다. 짐을 싸려고 숙소로 가는데 밤에는 캄캄해서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뷰가 좋다.

유리창에 비친 나무 그림자도 인상적이다. 

 

 

 

 

뭍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 타러 나가는 길 초록과 붉은 단풍잎의 사이에서

힘차게 쏟는 물줄기가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둘레가 4km 정도, 약 13만 평 넓이의 남이섬은 섬 가장자리로는

강변 산책길과 자전거 도로를 끼고 수십 년 이상 된 나무숲 길이 많이 있어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이번 남이섬 출사는 은하수와 함께 한 아름다운 밤이었다.